수정마개 - 최신 원전 완역본 아르센 뤼팽 전집 5
모리스 르블랑 지음, 바른번역 옮김, 장경현.나혁진 감수 / 코너스톤 / 201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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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센 뤼팽 전집 5. 수정마개] 강적을 만난 뤼팽, 불쌍할 정도로 실패를 거듭해!

 

신이 내린 직감과 천재적인 추리력의 괴도 뤼팽이 갑부들의 귀중품을 도적질을 하거나 경찰을 골탕 먹이는 과정들은 늘 군더더기 하나 없는 깔끔했다. 그동안 천하의 천재 탐정인 셜록 홈스조차 대항하지 못할 괴도 신사로 활약해왔던 뤼팽이었다. 하지만 이번엔 실수와 실패가 난무한다. 뛰는 도적 위에 나는 악당의 묘기를 보여준 작품이다. 어쩜 저자인 모리스 르블랑이 뤼팽을 위기에 몰아넣으리라 작정하고 쓴 소설이라 여겨 질 정도였다. 날던 새도 추락할 때가 있다는 것을 보여주려 한 걸까. 악당의 기지에 여러 번 추락하는 뤼팽의 전략이 갈수록 불쌍하게 여겨질 정도였다.

 

 

 

 

부하에게 배신을 당하면 단연코 성공할 수 없는 법이다. 뤼팽은 도브레크 의원의 소유인 마리 테레즈 별장을 접수해서 예술품을 훔치고 골동품을 훔치지만 위기에 빠지게 된다. 도브레크의 하인이 살해되고 경찰에 신고가 된 것이다. 더구나 뤼팽의 부하인 쥘베르와 보슈레이는 수정마개를 사이에 두고 서로 몸싸움을 하다 총상을 입게 되면서 도브레크의 하인을 살해한 범인으로 지목되어 붙잡히게 된다. 가까스로 도망친 뤼팽은 마지막 순간에 쥘베르가 건네 준 수정마개가 감쪽같이 사라진 것을 알게 된다. 귀신이 곡할 노릇이었다. 천하의 뤼팽의 물건을 훔쳐가다니. 평범한 술병용 마개처럼 보이는 수정마개는 뤼팽이 다시 훔쳐왔을 때도 귀신 같이 사라져 버린다. 뤼팽은 수정마개의 주인인 도브레크를 추적해 수정마개를 찾으려 하지만 그의 계획은 번번이 의문의 여인과 도브레크에 의해 실패로 끝나게 된다.

 

뤼팽의 실패는 안타깝지만 사건은 긴박하게 흐르며 긴장감과 반전을 선물한다. 쥘베르가 준 수정마개와 감옥에서 보낸 쥘베르의 편지 도난 사건이 쥘베르의 엄마 클라리스의 소행임이 밝혀지게 된다. 쥘베르의 어머니 클라리스와 뤼팽는 쥘베르의 탈출을 돕는 과정에서 썸을 타기도 한다. 뤼팽은 유모 빅투아르를 도브레크의 요리사로 보내지만 도브레크에게 들켜 경찰 신고까지 당하기도 한다. 그러다가 하의원인 도브레크 집에 유력한 정치인들이 금품을 내놓고 가는 것을 보면서 수정마개의 비밀을 알게 된다. 뤼팽은 27명의 정치 생명을 위협하는 리스트가 든 수정마개를 손에 넣고자 하지만 뤼팽의 의도를 알아챈 도브레크의 감시망에 걸려 좌절과 위기를 겪는다.

 

도브레크가 죽인 거나 다름없는 클라리스의 남편, 도브레크가 타락시키고 감옥까지 보낸 아들 쥘베르, 그렇게 쥘베르의 일탈과 사형집행, 남편의 죽음마저 사랑을 얻지 못한 도브레크의 복수심에서 비롯된 오랜 계획이라는데...... 물론 결론은 해피엔딩이다. 뤼팽이 쥘베르를 살려내고 도브레크를 위기에 몰아넣었으니까. 하지만 그 과정에서 초라한 성적을 내는 뤼팽의 실패가 안쓰러운 소설이었다.

 

 

 

 

뤼팽의 일거수일투족을 꿰뚫어 보는 정치인 도브레크. 뤼팽 부하들의 배신, 쥘베르의 어머니 클라리스와 도브레크와의 인연, 27명의 정치 생명을 위협하는 리스트가 든 수정마개, 여러 사람의 목숨이 달린 수정마개를 취하려는 자들의 치열한 혈투가 숨 막힐 정도의 긴장감을 선물한다. 반전에 반전, 배신에 배신, 뛰는 도둑 위에 나는 악당이 난무하는 이야기다. 아마도 작가가 뤼팽을 골탕 먹이려고 작정하고 쓴 소설 같다. 절대 강적을 만난 뤼팽의 실패가 거듭되기에 뤼팽이 불쌍하게 여겨질 정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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