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13 - 최신 원전 완역본 아르센 뤼팽 전집 4
모리스 르블랑 지음, 바른번역 옮김, 장경현.나혁진 감수 / 코너스톤 / 201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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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센 뤼팽 전집 4. 813]끔찍하면서도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813의 비밀

 

어릴 적 읽은 프랑스가 사랑하는 작가 모리스 르블랑의 <아르센 뤼팽> 시리즈 중 기암성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아르센 뤼팽> 시리즈의 네 번 째 이야기는 813인데, 처음 읽나보다. 전혀 기억에 없는 걸 보면 말이다.

 

이야기는 기암성 사건 이후 4년 동안 잠잠했던 뤼팽이 다시 등장하면서 파리를 흥분에 휩싸이게 하면서 시작한다. 죽었다고 믿었던 뤼팽이 호텔에서 발생한 거부의 살인사건에서 유력한 용의자로 몰린 것이다.

 

 

다이아몬드의 왕, 남아공 백만장자인 케셀바흐가 가진 다이아몬드 200개가 든 흑단 상자를 훔친 뤼팽이 희망봉의 다이아몬드를 획득하게 되면서 케셀바흐의 비밀까지 알게 된 것이다. 이후 케셀바흐는 호텔에서 죽임을 당하고 살인 현장엔 뤼팽의 명함이 놓여 있었으니 영락없이 뤼팽이 범인으로 몰릴 수밖에. 이전까진 부자의 돈을 훔쳤을 뿐 살인을 저지르지 않은 뤼팽이었기에 경찰과 파리 시민들은 혼란에 빠지게 된다. 살인을 저지른 적 없는 뤼팽이 돈이 뺏긴 부호를 살인한 이유가 무엇이란 말인가.

 

더구나 살인은 계속되면서 케셀바흐의 주변인들이 죽게 된다. 유력한 증거물인 담배갑의 말린 종이엔 813이라는 숫자가 적혀 있다. 다이아몬드를 담은 흑단 상자의 라벨에도 813이 적혀 있다. 하지만 뤼팽은 다이아몬드보다 상자에 숨겨진 비밀편지에 관심을 보인다.

 

한편, 사건을 담당한 르노르망 치안국 국장은 세 건의 연쇄 살인범은 호텔 내부에 있다고 한다. 그리고 르노르망 국장은 총리겸 내무부장관 발랑글레과의 면담에서 뤼팽은 살인을 저지르지 않았고, 다른 다른 범인이 뤼팽을 궁지로 몰았으며 케셀바흐도 아직은 살아 있다고 한다. 그 증거로 총리실의 수석비서관 오귀스트(제롬)를 체포하게 된다.

 

다음 날 뤼팽은 자신이 살인자라 아니라고 증거를 보여준 국장에게 동조할 뜻을 표하며 자신의 부하인 제롬의 탈출 계획을 담은 공개서한을 신문에 싣게 된다. 물론 언제나 그렇듯 뤼팽은 부하를 탈출시키게 된다.

 

책에서는 케셀바흐와 손잡은 뤼팽, 그것을 가로채려는 다른 범인, 르노르망과 뤼팽의 공조, 르노르망 국장의 납치, 케셀바흐 공작부인에게 접근하는 세르닌 공작, 소녀에서 매력적인 아가씨로 자란 주느비에브에 대한 세르닌 공작의 애정, 시신을 바꿔치기하는 세르닌 공작의 정체, 케셀바흐 부인을 사랑하게 된 가짜 피에르 뤼딕으로 바뀐 가난한 시인, APOON이라고 쓰인 편지의 비밀 등 사건이 꼬이고 인물 관계가 얽히어 간다. 거듭되는 살인 사건들 속에서도 기상천외하고 신출귀몰하게 변신에 변신을 거듭하는 루팽을 보면 상상불가, 예측 불가이기에 정신을 차릴 수 없을 정도다.

 

 

가장 인상적인 건 라운 건 르노르망 국장의 정체가 밝혀지고, 케셀바흐의 비밀을 가로채려는 뤼팽과 L. M 이라는 약자를 쓰는 묘령의 범인의 치열한 접전이 팽팽하게 맞서는 장면이다. 뤼팽의 체포와 탈출 속에서 일어나는 대반전도 인상적이다. 무엇보다 뤼팽에 놀아나 공범이 되어버린 경찰들, 예심판사이자 검찰총장, 법무장관, 경찰관 역할 등 1인 다 역의 변신을 거듭했던 뤼팽의 반전은 정신을 차릴 수 없을 정도로 복잡하게 얽혀있다. 레옹 마시에와 루이 드 말레이히 노인과의 관계, 813의 비밀, 케셀바흐 부인의 음모, 황제와의 약속 등 결과를 예측하기 힘들었던 작품이었다. 반전에 반전의 진수를 보여준 소설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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