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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얼 CEREAL Vol.3 - 영국 감성 매거진 ㅣ 시리얼 CEREAL 3
시리얼 매거진 엮음, 김미란 옮김 / 시공사 / 2015년 3월
평점 :
[시리얼 3] 호기심과 설렘을 선물하는 영국에서 온 감성잡지~
영국에서 온 감성잡지 《시리얼》은 식사대용으로 먹는 시리얼에서 따온 친숙한 이름이다. 아침마다 우유에 담아 먹는 달콤하고 바삭한 영양가 높은 시리얼처럼 매일 아침 호기심어린 눈빛으로 즐겁고 행복하게 세상을 탐색하는 감성잡지가 되도록 만들었다고 한다. 여행과 음식이 주는 가슴 벅찬 순간들처럼, 영감 가득한 글과 아름다운 사진을 통해 행복한 삶을 누리도록 돕는 잡지다.
처음에 나오는 ‘샌터 바버라 해변’이 멋지다. 파도가 밀려오고 포말을 남기는 백사장은 철지난 바닷가 같다. 해수욕을 즐기는 이도 없고 금빛 백사장을 노니는 여행객도 없는 텅 빈 해변이다. 백사장에 인근한 집 뒤로 야자수가 자라는 아열대 해변이지만 뜨거운 열정보단 잔잔한 평화가 느껴진다. 깊은 호흡을 하며 천천히 걸어가야 할 오후의 느릿한 평온 같다.
아메리카 인디언 추마사 부족에게 캘리포니아 샌터 바버라 해변은 천혜의 자원을 넉넉하게 품은 보고였다. 전복, 대합, 홍합은 먹을거리가 됐고, 그 조가비는 도구와 장식품으로 활용됐다. 해저에 매장된 풍부한 천연 타르는 카누에 바를 완벽한 방수제로 쓰였다. 16세기, 낯설고 아름다운 신대륙에 다다른 스페인 탐험가들의 눈에 가장 먼저 들어 온 것은 이 곳의 바위투성이 해안 절벽이었다. (책에서)
이제는 지중해성 특유의 아름다운 국립해양보호구역이 된 샌터 바버라 해변은 30km이 넘는 해안선과 주변의 멋진 바위들, 커다란 펠리컨 무리, 바다표범, 회색고래, 풍성한 수확을 하고 기다리는 파머스 마켓 등이 일 년 내내 여행객을 불러들인다고 한다.
식탁의 풍성함과 아름다움, 영양을 더하는 식용꽃과 곤충, 해체의 미학, 혐오감의 심리학, 곤충요리학, 곤충 식용화의 힘, 현대적 감성의 남성복 알밤, 제주도 주상절리를 닮은 노스 앤트림 코스트, 성벽이 아름다운 런던데리, 레이카비크의 골함석집과 아이슬란드의 말 등 세계를 담은 책이다.
여행을 하고 음식을 먹고 구경을 하는 모든 것에 색다른 감성을 입히고 특별한 의미를 부여한다면 매일 가슴 펄떡일 수 있으리라. 자유롭게 여행하고 즐길 수 있는 삶, 전 세계의 관광지를 자신만의 시선으로 담는 인생, 그 과정에서 힘과 용기를 얻고 에너지를 충전해 행복감을 향유하도록 이끄는 잡지다.
태어나서 죽음에 이르는 순간까지 세상을 떠돌다가는 인생이다. 매순간 호기심과 설렘 가득한 다른 시선을 갖는다는 건 순간을 즐기는 여행자의 자세일 것이다. 여행을 하다가 같은 시간, 장소에 머물더라도 다른 시선으로 보고 다른 색을 입힌다면 상상 그 이상의 여행이 될 것이다. 그런 관점을 선물 받은 책이다. 음식, 장소, 사람, 사물을 대하는 행복한 여행자의 색다른 시선을 체험한 것 같다. 호기심과 설렘을 선물하는 영국에서 온 감성잡지, 만나서 반갑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