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은 왜 오렌지색 옷을 입힐까 - IS(이슬람국가)에 대해 당신이 아직 모르는 것들
이케우치 사토시 지음, 김정환 옮김 / 21세기북스 / 2015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그들은 왜 오렌지색을 입힐까/21세기북스]이슬람국가(IS)에 대한 모든 것…….

 

건조한 땅 위 오렌지색 죄수복을 입은 서양인이 이슬람국가에서 참수당하는 장면을 본 적이 있다. 이들의 잔혹한 장면을 보며 나 역시도 이슬람국가의 발생 배경과 그들의 목적에 대해 많은 의문을 가지고 있었다. 끔찍한 장면을 담은 이런 영상을 이슬람국가에서 보여주는 이유가 무엇일까? 이들이 굳이 오렌지색 옷을 서양인 포로에게 입혀서 참수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들은 무엇을 위해 그토록 잔혹한 성전을 치르는 걸까? ......

 

 

오렌지색 죄수복을 입힌 이유는 관타나모와 아부그라이브에서 미군이 이슬람교도에게 자행한 부당 대우에 분개하는 사람들의 눈에 참수나 처형 영상의 공개 같은 행위가 정당해 보이도록 하는 효과를 노린 것이다.(23)

 

테러를 자행하다 붙잡힌 아랍인과 이슬람교도가 쿠바의 관타나모 기지나 이라크의 아부그라이브 교도소에서 받은 굴욕과 수모를 역으로 보여주기 위함이라니. 자신들의 포로인 서양인에게 자신들이 입었던 오렌지색 죄수복을 입힘으로써 미국이 먼저 행한 부당함에 대한 정당한보복이라는 당위성을 강조하기 위함이라니.

 

일단, 이슬람국가의 등장배경을 보자.

20019·11 테러 사건을 계기로 알카에다는 분산되면서 사상과 이데올로기를 담당하는 네트워크 조직으로 변한다. 그리고 알카에다 사상에 동조한 이들이 자발적으로 자하드조직이 형성되고 글로벌 자하드로 네트워크화 된다. 미국의 테러와의 전쟁이후 살아남은 탈레반과 알카에다는 파키스탄 연방 직할 부족 지역으로 도망치면서 보호를 받게 된다. 연방 직할 지역은 부족장의 권력이 막강해서 군과 경찰의 출입조차 어려운 지역이다. 이슬람국가는 그렇게 암암리에 성장한 글로벌 의용병이 모인 자하드 운동이 이슬람국가로 확대발전한 결과다. 정보통신의 혁명 또한 글로벌 자하드 조직을 도왔다.

 

이슬람국가는 미디어상의 선전 효과를 높이는 극적인 연출에도 탁월하다. 칼리프제 선언의 충격이 채 가시지 않은 71, 바그다디는 육성 성명을 통해 전 세계 이슬람교도에게 이슬람국가로 이주하라고 호소했다. (14~15)

 

2011년 초 불기 시작한 아랍의 봄역시 이슬람국가를 도운 배경이다. ‘아랍의 봄은 각국의 통치체제를 흔들었고 각국의 중앙정부의 동요는 상대적으로 지방정부의 통치를 느슨하게 만들었기에 그 틈새에 이슬람국가는 결합되고 확대될 수 있었다. 특히 아랍의 봄이후 중앙정부의 느슨해진 변경 지역 통치는 이슬람국가에게 유리하게 하게 작용했고, 종파주의의 분쟁 역시 과격파의 대두와 대리전쟁으로 번지게 하면서 이슬람국가에 유리하게 작용한 것이다.

 

이슬람국가의 특징을 보자.

이들은 글로벌 자하드(성전) 운동을 펼치며 실질적인 특정 영토와 법, 세금 등을 바탕으로 사회를 통치하고 자신들의 통치 이념에 따라 법과 세금을 집행한다. 국가를 형성한 IS(이슬람 국가)는 이라크의 모술, 티크리트, 바이지 등 북부 주요 도시와 서부, 시리아의 북부와 북동부를 점령하면서 더욱 확장되는 추세다. 심지어 2010, IS의 지도자 아부바크르 알바그다디는 칼리프제를 선언하면서 전 세계 이슬람교도의 정치적 지도자임을 주장한 것이다. 잠정적인 수도 모술에서 바그다디는 예언자의 혈통을 상징하는 검은색 터번을 둘,아브리힘이라고 자처하면서 아브라함 일신교의 원점으로 돌려 세상을 바로잡겠다는 야망을 갖고 있는 것이다.

 

이들의 탁월한 미디어 전략을 보자.

이슬람국가는 미리 짜놓은, 각본의 완성도가 높은 드라마를 라마단월에 맞춘 내놓으면 미디어 효과를 제대로 발휘하기에 위력적이라고 한다. 예를 들면, 이슬람교도들이 모이는 라마단월에 이슬람국가가 제공한 실사판 칼리프제라는 대하드라마는 현대 이슬람교도들에게 신앙적인 감정을 호소하고 반 서양 감정을 부추긴다. 참수 처형 영상 공개와 이교도의 노예화 영상도 선전과 위협 효과로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 심지어 참수 대상과 집행인, 날짜를 신중히 선택하고 영상을 공개함으로써 자신들의 논리에 대한 당위성을 주장하는데 극적인 효과를 준다. 서양인에게 오렌지색 죄수복을 입히고 굴욕을 준 다음 처형하는 것, 역시 강렬한 인상을 남기기 위해서다.

 

이슬람국가의 성공배경에는 자하드조직이 실질적 영토를 발판으로 미디어 전략의 성공, 원유 밀수와 인질의 몸값 등으로 얻은 막대한 자금원 확보, 현실에 불만을 품은 은둔형 외톨이와 각국 정권이 정의롭지 못하다는 이들이나 현실에 불만족인 이들의 동조, 서양 개종자의 자발적 참여, 잔혹한 정치 등이 있다.

 

 

이들의 2020년 칼리프제 부활계획까지 있다니, 이교도 노예화는 이슬람법에 규정된 것이라니. 미국의 군사 개입을 막기 위해 잔혹 행위를 영상화 한다니, 끔찍한 일이다. 이슬람 국가의 참수와 노예제도, 문화재 파괴 등을 보면서 이들의 진화와 확대가 우려스럽다. 이들의 잔혹한 정치를 막을 방법은 없을까. 무력보다 합리적인 설득과 평화적인 화해를 이룰 수는 없을까. 모두가 지혜를 모았으면 좋겠다.

 

저자는 일본의 중동 지역 연구와 이슬람 정치사상 전문가이자 도쿄대학 첨단과학기술연구센터 조교수인 이케우치 사토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