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저널 그날 조선 편 1 - 태조에서 세종까지 역사저널 그날 조선편 1
역사저널 그날 제작팀 지음 / 민음사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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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저널 그날 1/민음사]KBS 역사저널 그날, 세상을 바꾼 그 날, 흥미로운 토크...

 

개인의 인생을 바꾸는 한 순간처럼 역사를 바꾼 순간이 있을 것이다. 조선의 역사에서 그런 결정적인 날은 언제였을까.

 

역사 토크쇼인 KBS 역사저널 그날을 보면 늘 조선 역사를 바꾼 순간의 이야기를 참 맛깔나게 요리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양한 역사적 자료를 가지고 다양한 입장에서 서로 주거니 받거니 하는 패널들의 이야기가 이전에 느끼지 못했던 분위기라서 정말 참신하다고 생각했다. 어쩜 그렇게 역사에 대한 궁금했던 것들을 세밀하게 알려주고 가려웠던 곳을 시원하게 긁어주는지, 보면서도 신통방통했다. 방송을 진행하는 아나운서나 주 패널인 신병주 교수, 콕콕 찌르거나 느닷없는 느낌을 주면서도 잘 스며드는 시인 류근, 유머 담당 개그맨 이윤석 등 매 번 볼수록 참 저리도 쿵짝이 맞을까 싶어서 저절로 빨려드는 프로그램이었다.

 

 

역사저널 그날이 책으로 나왔다. 토크쇼 그대로를 담았기에 방송을 보는 느낌이다. 지금까지 나온 책은 1, 2편인데, 1편은 태조에서 세종까지를 다루고, 2편에서는 문종에서 연산군까지 다룬다. 앞으로도 계속 나오지 않을까.

 

역사저널 그날1편엔 정도전이 이성계를 만난 날, 이성계가 500년 왕조의 서막을 열던 날, 왕권 혹은 신권을 남용한 왕자의 난, 세자 양녕이 폐위된 날, 왜구와의 전쟁을 선포한 대마도 정벌, 세종이 집현전을 열던 날, 조선이 첫 국민투표를 하던 1430년 어느 날 등을 다루고 있다. 특별 기획으로 창덕궁 가는 날도 있다.

 

 

가장 끌린 부분이 세종, 집현전을 열던 날이다.

 

그의 업적은 정치·경제·문화 등 인간 생활의 거의 모든 분야를 포괄했고 수준 또한 탁월했다. 그 원동력은 그 자신의 출중한 능력과 뛰어난 신하들의 도움이었다. 명군과 현신들의 만남은 조선 시대는 물론 한국사에서 한 절정의 시기를 만들어 냈다. (170)

 

1418811,

조선의 4대 임금 세종이 즉위했다.

시대를 넘어 역사상 최고의 왕으로 평가받는 세종,

왕위에 오르자 집현전의 기능을 강화했다.

 

과인은 이곳을 지혜를 모으는 보고로 삼아 이 나라 조선을 이롭게 할 길을 열 것이다.”

 

세종이 가장 중요하게 여겼던 건 바로 인재였다. 학문 연구 기관이자 참모 기구였던 집현전을 중심으로 유능한 인재들이 모여들었다.

세종은 정치, 경제, 문화, 과학 모든 방면에서 조선 최고 전성기를 이끌었다,

그 중심에 집현전과 세종의 인재 경영이 있었다. (172)

 

 

집현전은 조선의 독자적인 관청이 아니라 중국 한 대에 처음 설치되어 당 현종 때 정비된 연구와 장서, 출판 등을 담당하는 학술 기관에서 따온 것이다. 고려 인종 때 연영전을 집현전으로 고치고 대학사와 학사로 하여 국왕에게 학문을 강의하도록 한 관서가 되었다. 고려 충렬왕 이후 그 기능을 상실했다. 조선 정종 때 다시 설치되어 보문각으로 이름을 바꾸기도 했다. 집현전의 맹활약은 역시 세종 때다. 세종은 형식적인 수문전·집현전·보문각을 정리해서 집현전만 궁궐에 남겼다. 젊은 문신을 선발해 집현전에 두고 경정과 역사 연구, 국왕의 자문을 맡도록 그 기능을 명료화 한 것이다.

덕분에 집현전은 훈민정음 창제와 역사 문화 발전에 기여하게 된다. 치평요람, 자치통감훈의, 역대병요, 태종실록, 고려사, 고려사절요, 운회언역, 용비어천가 주해, 훈민정음 해례, 동국정운, 사서언해등 많은 책을 편찬하기도 했다.

 

당시 집현전 학사들은 모두 문과 급제자였다. 특히 정인지, 신숙주, 성삼문, 박팽년 등은 세종과 함께 훈민창제의 업적을 남길 수 있었다.

 

세종은 집현전을 근정전 옆 지금의 수정전에 설치해서 늘 가까이에서 관심을 두고 지켜봤다고 한다. 진상품인 귤도 나눠주고 집현전 학사들이 집현전을 떠나 집에서 책을 볼 수 있도록 유급휴가인 사가독서제도 도입하기도 했다. 지금의 동호대교 근처에 동호독서당을 두어 학사들이 심신을 달래며 독서하도록 배려하기도 했다.

 

열혈 독서가였던 세종대왕이었기에 가장 사랑했던 관청이 아니었을까. 독서를 통해 정치와 문화를 꽃피우는 데 적극 활용한 세종, 연구와 국정 자문까지 병행했던 집현전 학자들의 노고가 15세기 조선을 최고전성기로 만들었을 것이다.

 

이전에 미처 몰랐던 역사적 사실, 교과서를 벗어난 넓고 깊은 이야기들이다. 사랑방에서 벌이는 역사 수다가 참신하고 재미가 있다. 2편도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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