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식으로 시작하는 한 뼘 인문학 - 사고의 틀을 바꾸는 유쾌한 지적 훈련 인문 사고
최원석 지음 / 북클라우드 / 201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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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뼘 인문학]상식 인문학, 부담은 제로이나 재미는 대박!~

 

인문학의 형식과 범위가 정해져 있을까. 상식으로 시작하든 전문 지식으로 시작하든, 모든 인문학이라면 인간의 삶에 대한 통찰을 줄 것이다. 책 표지의 상식으로 시작하는 한 뼘 인문학이라는 제목에서 처음부터 왠지 모를 친근감을 느꼈던 책이다. 짧은 인문학, 간단 인문학, 상식 인문학 같아서 부담스럽지 않다고 생각했다. 읽고 난 뒤의 느낌도 첫 인상과 마찬가지다.

 

 

 

 

세월의 흐름을 따라 잡다한 상식이 몰상식이 되거나, 이전의 상식에 오류가 발견되거나, 시절을 따라 한 물간 상식이 된 배반의 상식 이야기다. 잘못 알고 있는 상식을 바로잡아 주거나 얄팍한 상식에 깊이를 더해주는 인문학이다. 시대가 변하면 상식도 변하게 마련이다. 그런 상식에 대한 인문학이다.

 

 

 

 

먼저 상식에 대한 정리부터 하자. 상식이란 그 시대에 통하는 일반적인 지식일 것이다. 상식은 전문적인 지식이 아닌, 정상적인 일반인이 가지고 있거나 또는 가지고 있어야 할 일반적인 지식, 이해력, 판단력 및 사리분별이다. 절대적인 옳고 그름을 떠나 당대의 대부분의 사람들이 극히 자명하다고 믿고 있는 것들이다. 때로는 이전 전문가들의 지식이나 철학자들의 통찰이 시간이 흐르면서 널리 인정되는 상식으로 굳혀지기도 했다.

 

한글 띄어쓰기는 서양 선교사가 창안했다니, 처음 듣는 소리다. 세종대왕이 아니라니.

최초의 한글은 한자처럼 세로쓰기였고, 띄어쓰기가 없었다. 용비어천가를 보면 그렇다. 1877년 외국인인 존 로스는 한국어 첫걸음에서 띄어쓰기를 선보였다. 1년 만에 중국어를 익히고 중국어로 설교를 할 정도였던 그는 언어 감각이 뛰어났다고 한다. 한글을 배운 1년 반 만에 이 책을 발간했는데, 함경도 상인에게 배웠기에 함경도 사투리로 된 예문들이 특징이다. 예를 들면, 되션말 보이기 쉽다. 너를 밋디 못하갓다. (20) 그는 한글로 성경을 번역하거나, 영어로 한국사를 펴내기도 했던 한글 마니아였다.

 

이후 박영효의 사화기략<한성주보>에서는 불규칙적인 문장 단위로 띄워 썼고, <독립신문><매일신문>에서는 어구 단위로 띄워 쓰기 했다. 1933년 조선어학회의 한글 맞춤법 통일안이 제정되고 공포되면서 띄어쓰기가 완전히 굳게 되었다. 한글은 띄어쓰기에 따라 말의 뜻이 달라지는데, 띄어쓰기 이전에는 얼마나 많은 글의 오해가 있었을까.

 

조나단 스위프트의 걸리버 여행기는 영국 의회를 비판하기 위해 쓴 정치 소설이었다니. 국교인 성공회 신부였던 그는 당시 로빈슨 크루소등 여행 형식의 소설이 인기를 끌면서 여행기 형식을 빌렸지만 왕정 체계와 인간 세계, 특히 토리당과 휘그당의 양 당 정책과 정치 상황을 빗댔다고 한다. 실제로 이 책은 인쇄 금지, 판매 금지 조치를 당하기도 했고, 자극적인 내용을 일부 삭제하고 출판해야 했다. 그의 책은 9년이 지난 1735년에 이르러서야 원본대로 출판하게 되었다고 한다. 거인국, 소인국, 날아다니는 섬 라퓨타, 말의 나라 후이늠 사회의 모순과 문제점이 당시 영국의 사회와 모순이었다고 한다.

 

상상 속의 이 나라들은 영국 사회의 모순과 문제점을 비슷한 방식으로 안고 있다. 당시 영국 의회처럼 사소한 일로 의회는 갈라져 있고, 영국 사회처럼 거인국과 소인국에서도 사람들의 추한 모습과 결점은 여과 없이 드러난다. 그의 상상력은 동화적이지만 표현과 문장들은 결코 그렇지 않았다. (24)

 

최후의 보루를 의미하는 마지노선이 최전선에서 적을 방어하기 위해 요새를 구축하기 위해 설치되었다니. 2차 세계대전이 없었다면 환타도 없었다니. 콘플레이크는 성욕 억제 음식이었다니. 중세까지 유럽 귀족은 손으로 음식을 먹었다니. 징크스는 새 이름에서 나왔다니. 아프리카 노예무역은 아랍이 먼저 시작했다니. 19세기 발레리나는 부유층의 전유물이었다니. 모두 그 시절엔 상식이라고 상상도 못했지만 세월의 변화와 함께 상식으로 자리 잡은 변화무쌍한 상식 인문학 이야기다.

 

 

 

 

제목에서 느껴지는 것처럼 가볍게 접근해서 쉽게 익히는 인문학이다. 잡다하고 시시콜콜한 인문학이기에 누구나 즐겁게 시작할 수 있는 인문학이다. 부담이 없는 이야기 속에서 재미를 얻고 지식과 지혜를 더하는 인문학이다. 인문학을 처음 시작한다면, 색다른 인문학을 맛보고 싶다면, 반전이 있는 인문학을 읽고 싶다면 추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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