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이 있는 삶 - 힘겨웠지만 따뜻했던 그때 그 시절의 기억, 가족의 추억
이재명.이봉진 지음 / 이케이북 / 2014년 12월
평점 :
절판


[가족이 있는 삶]영화 <국제시장>을 보는 듯한 한 가족의 역사…….

 

민족과 국가의 역사는 그 시대를 살았던 개인의 역사들의 집합체다. 때로는 역사의 중심에 서기도 하고 때로는 주변에 머물기도 하지만 역사의 소용돌이를 들추다보면 그 속에서 내 가문, 내 가족의 역사와 조우하게 된다. 해서 역사의 어느 순간도 그냥 스칠 수 없는 애틋한 순간들이다. 먼 옛날 신라를 다스렸던 박혁거세부터 시작해서 조선의 충신이었던 사육신 박팽년에 이르기까지 역사 시간에 만나는 이야기는 내 핏줄의 이야기였으니까.

 

 

가족이 있는 삶을 읽으면서 영화 <국제시장>을 보는 듯 했다. 조선 말 고종 23년에 태어난 아버지 이재명과 1962년에 태어난 아들 이봉진의 가족 이야기에는 한국 근현대사를 관통하고 있으니까.

 

 

갑신정변 다음해에 태어난 할아버지, 1933년에 태어난 아버지 이재명은 흥남 서호진에서 살았다고 한다. 이재명은 일제 강점기를 거치며 교육도 받았다. 해방 이후 공산당 반대운동을 하다가 장인어른이 흥남교도소에 수감되는 비운도 겪는다. 그러다가 6·25 전쟁을 맞으면서 큰형님이 인민군에게 총살당하는 모습을 직접 목격하기도 한다. 어린 나이에 사소한 이유로 총살당한 큰 형님의 죽음은 평생 상처가 되었으리라. 흥남철수작전으로 미 수송선인 LST를 타고 거제도 장승포로 월남하게 되고, 거제도에서의 피난시절을 거쳐 서울 광장 시장에서 장사를 하게 된다.

  

지금도 바람이 불고 추운 날이면 항상 19501223일 흥남부도를 떠나던 기억이 떠오른다. 그때를 생각하면 아무리 날씨가 추워도 그 어떤 어려움이 닥쳐도 아무것도 아니라고 생각하며 살아왔다. (83)

 

 

아버지 이재명은 어릴 적부터 꾼 화가의 꿈을 접고 메리야스 장사와 나전칠기 사업으로 성공하게 된다. 특히 나전칠기 사업에서는 직접 은행잎상표를 만들고 상표 등록을 하면서 나전 칠기 대표 브랜드로 잡는 위치까지 오르게 된다. 예전에 은행잎칠기 다과상이 집에도 있었기에 반가운 이야기다.

 

책 속에는 고향인 흥남 서호진을 그린 유화도 있고 어릴 적 사고로 중지와 약지가 손바닥에 붙은 사연도 있다. 영화가 들어오던 시절엔 시네마 소년이 되기도 했고, 해방 후 북한의 농촌 사회와 학교의 모습도 있다. 아들 이봉진이 경영학을 공부하면서 산업화 시대를 살아가는 이야기도 있다.

 

 

책 속에서 마주하는 이야기는 분명 한 가족의 이야기다. 하지만 힘들게 살아왔던 일제 강점기와 한국전쟁, 산업화 시대의 이야기이기에 할머니와 할아버지, 아버지 세대가 공통으로 겪은 이야기다. 한 가족의 역사이지만 내 가족의 역사와 겹치기도 하고 민족의 역사와 겹치는 이야기다, 해서 마치 영화 <국제시장>을 보는 듯하다. 그 시절을 견뎌온 모든 분들에게 바치는 오마주가 될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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