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의 수업
수산나 타마로 지음, 이현경 옮김 / 판미동 / 2015년 2월
평점 :
절판


[영원의 수업/수산나 타마로/판미동]자신의 인생을 위로하고 치유하고 싶다면 들어야 할 수업…….

 

철학자가 아니더라도 살다가 보면 문득 던지는 질문들이 있다. 나는 무엇을 위해 살며, 왜 사는가. 고통과 절망의 끝은 있는가. 어떠한 상처도 회복과 치유가 가능한가. 행복한 삶은 지속 가능한가. 생을 다하는 날, 삶과 죽음의 경계가 어디인지 어떻게 알까.

 

 

이 책의 주인공 마테오도 삶에 질문을 던지고 해답을 찾아가는 남자다. 심장전문의인 마테오는 갑작스런 사고로 아내와 아이를 잃어버린다. 삶의 의욕을 잃은 그는 시간이 멈추어 버린 듯한 외지의 산 속에서 사는 은둔자가 되어 살아간다. 양을 기르고 치즈를 만들고, 포도주를 만들고 빵을 굽는다. 오로지 자신이 살아가는 데 필요한 물건들만 만들어 스스로 먹고사는 일을 해결하고 있다.

 

산에 오는 사람들이 가끔씩 그의 집에 들를 때면 호기심어린 질문을 내뱉는다. 직업이 뭔지, 혼자 사는 이유가 뭔지, 당신이 누구인지......인간은 상대방을 알아야 관계가 시작된다. 존재의 정의가 있어야 대응방식을 결정하게 되는 삶이다. 결국 상대방에 대해 무언가를 알고 이해되어야 상대를 한다. 정의와 분류가 본능인 인간들은 왜 이런 곳에서 사는지, 어떤 사람인지, 무얼 먹고 사는지를 궁금해 한다. 마테오는 그런 사람들의 질문을 통해 정의와 분류가 본능인 인간들의 속성을 깨닫게 된다. 그리곤 이러한 질문보다 더 중요한 질문은 그의 아내였던 노라가 던진 질문임을 상기한다.

영원히라는 게 존재할까? (16)

 

어릴 적부터 마테오는 내면에 관심이 많았던 아이였다. 외할아버지에게 우리가 왜 사는 지 묻기도 했고, 인간을 이해해 보려고 의학공부를 시작했다. 그리고 노라와 결혼하게 되고...

강이 되고 싶어 아마존 강을 좋아했던 아내 노라는 타인의 눈에 비치는 삶보다는 자신들이 누릴 수 있는 작은 행복에 만족하는 여자였다. 호화스럽고 사치스런 결혼식보다 소박하게 두 사람만의 약속으로 이뤄지는 결혼을 원했던 여자다. 내면이 꽉 찬 여자였다고 할까.

 

해가 가면서 나는 이따금 시간 속에서 영원이 넘쳐흐른다는 걸 알았지. 이론 없이, 계획 없이, 포인트를 쌓거나 균형을 유지하려 애쓰지 않은 채 넘쳐흐르지. 넘쳐흐르면서 세상일들 속에 숨어 있는 불꽃을 보여 주지. 불은 우리 기쁨의 이유야.(270)

 

갑작스런 자동차 사고로 사랑하는 아내와 아들 다비데를 잃은 이후로 마테오는 극심한 고통을 받게 된다. 아내와의 추억을 회상할수록 깨치는 건 삶이란 모든 존재하는 것이 가지고 있는 불꽃을 발견하는 것이라는 사실이다. 그 생명의 빛이 꺼지지 않는 한 온 힘을 다해 사는 것이 삶의 정답이고 행복에 이르는 길임을 깨치게 된다. 이후 라리사와의 짧았던 사랑, 아버지의 죽음 후 발견하게 되는 편지들, 자신과 라리사 사이에서 난 아들 나단과의 조우 등을 통해 미움과 오해, 용서와 사랑 등을 깨닫게 된다.

 

 

자신의 인생을 위로하고 치유하고 싶다면 들어야 할 수업이다. 삶에 대한 질문을 던지고 답을 찾아가는 철학적인 수업이다. 인간의 호기심은 본능이고 삶에 대한 회의도 본능이다. 그런 의문들을 던지고 해답을 찾는 것도 인생의 과제다. 먹고 사는 일에 불필요한 것들도 많은 인생임을, 상대방과 관계를 맺는 일에도 미숙함과 오해가 많은 인생임을 생각한다. 행복은 소소한 것에서 옴을, 매일매일의 삶이 경이로움을 생각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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