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를 아십니까? - 21세기에 외치는 대한 독립 만세 파란마을 11
차승우 지음 / 파란하늘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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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를 아십니까?/차승우/파란하늘] 읽다가 보면 자꾸만 끌리고 가슴 먹먹해지는 역사 이야기

 

읽다가 보면 가슴 먹먹해지는 책이 있다. 읽다가 보면 자꾸 끌리는 책이 있다. 이 책이 그렇다. 아이들을 위한 역사 이야기지만 어른들도 꼭 알아야 할 이야기다. 조선 말의 역사, 일제 독립운동에 대한 이야기, 평전이나 위인전을 통해 익히 아는 이야기들을 깔끔하게 정리해주는 책이기에 정말 추천이다.

 

 

 

 

저자인 차승우는 국방의 의무를 마치고 지금은 학업, 글쓰기, 봉사 활동을 하고 있는 작가라고 한다. 저자가 이 책을 쓴 이유는 자라나는 아이들이 일본 우익들의 역사 왜곡, 역사왜곡 교과서 발행 등에 나타난 일본의 본심, 더불어 우리의 역사를 제대로 알고 미래를 대비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라고 한다.

 

책에서는 일본의 역사 왜곡을 지적하고 조선이 일본의 식민지가 되는 과정부터 나온다. 조선 말기의 쇠락해져가는 왕조, 치고 들어오는 일본의 위세, 조선의 식민지화 과정이 그대로 슬픈 드라마 같다.

1800년 정조의 죽음 이후 만 10세인 순조가 즉위한다. 1834년 순조의 죽음 이후 7세의 현종이 즉위하고, 1849년 자식이 없었던 현종의 죽음 이후 강화도 농부인 18세의 철종이 즉위하고, 1863년 후사가 없던 철종의 죽음 이후 11세의 고종이 왕위에 오른다. 철없는 어린 왕의 등극, 세도가들의 권력 남용, 탐관오리들에게 수탈을 보며 가난해질대로 가난한 조선 사회의 무력함을 보게 된다. 군사력도 없고 경제력도 없고 사회 응집력조차 없는 사회를......

고종의 아버지인 대원군이 권력을 잡기 전에는 60년간의 세도정치가 조선을 휩쓸던 시대였다. 김조순, 김좌근, 김병기, 조만영 등은 왕권을 넘은 세도가들이었고 모든 관직을 쥐락펴락하던 이들이었다. 이후 고종의 시대엔 시아버지인 대원군과 며느리 민비와의 알력은 또 다른 세도정치를 형성했다. 나라엔 살기 힘들다며 민란이 들끓고, 실학자들이 사회 모순을 극복하려 했지만 정책에 반영되지 못하는, 힘이 없는 실학이었다. 이런 와중에 세계는 제국주의 물결, 근대화의 광풍이 휘몰아칠 때였다. 그런 시기에 강성해지는 일본은 근대화 세력이 성공적으로 나라를 혁신하고 있었다.

 

1876년 일본에 의한 불평등조약인 강화도조약을 맺으면서 시작한 개화는 1910년 구권침탈로 이어졌다. 갑신정변, 갑오개혁, 독립협회 활동 등 계몽을 위한 노력이 있었지만 치밀하게 계획된 일본의 침탈 앞에 조선은 속수무책이었다.

 

서양의 산업혁명으로 인한 자본의 형성, 대량생산과 식민지 확보의 필요성, 자본주의와 제국주의의 관계, 중국의 아편전쟁으로 문호 개방한 사연, 일본의 문호개방, 뒤늦은 조선의 문호개방이 미치는 영향들, 권력에 눈먼 제국주의, 일본의 조선 침탈, 개화세력이 일본의 근대화 작업을 성공적으로 이끈 것과 달리 중국과 조선은 근대화 작업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기에 당할 수밖에 없었다는 이야기, 조선의 무력 개항을 이끈 일본의 운요호사건, 일본과 청의 시모노세키조약, 일본과 미국의 가쓰라-태프트 밀약, 을사늑약, 1910822일 굴욕의 한일병합조약…….

이후 우리의 선조들이 어떻게 살았을지 상상하고도 남는 이야기들이다. 이후에 등장하는 독립을 위해 목숨을 바친 이들의 이야기는 평전을 통해 읽었던 이야기들이기에 나에겐 소중한 종합 선물세트 같다.

 

일본의 식민통치에 저항하고 독립을 쟁취하려는 과정에서 우리 사회에는 과소평가할 수 없는 진전이 있었어요.

의병운동과 애국계몽운동, 3·1만세운동, 대한민국임시정부의 독립운동, 봉오동 전투와 청산리대첩, 신간회활동, 의열단, 한인애국단, 광복군의 무장독립운동, 농민운동과 노동운동, 청년운동, 여성운동 등 수많은 자정 노력이 있었어요.

많은 학교가 세워지고 신식 학문이 도입되었으며, 의식 있는 젊은이들은 해외로 나가 조선의 미래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했어요. (40)

 

책에서는 이토 히로부미를 저격한 안창호 의사, 의사와 열사의 차이, 독립운동가 집안이었던 안중근 장군 가족들, 무장 독립 군 홍범도, 김좌진 장군과 홍범도 장군이 이끈 청산리 전투, 명연설가 도산 안창호, 계몽운동가 신채호, 중국 홍커우 공원에서 도시락 폭탄을 던진 윤봉길 의사, 어린 소녀 유관순 열사, 대한민국 임시정부 주석인 백범 김구의 이야기가 있다. 모두 눈물 없인 읽을 수 없는 가슴 뜨거워지는 이야기다.

일본의 역사 왜곡의 내용들인 임나일본부설, 삼국 시대 때 자신들이 한반도를 200년 동안 지배했다는 이야기, 독도를 일본 땅이라고 우기는 행태, 강제된 위안부 동원은 없었다는 발뺌, 전범의 손자인 일본의 아베 총리의 야스쿠니 참배가 왜 문제인지 등을 쉽고도 명쾌하게 설명한다.

 

모두 가슴 아픈 우리의 역사이지만 꼭 새겨야 할 이야기다. 우리 선조의 이야기, 여전히 교훈을 주는 이야기이기에 가슴 뜨거워진다. 할아버지의 할아버지의 이야기, 그리 멀지 않은 과거의 상처들이기에 잊지 말아야 할 우리 이야기다.

 

우리에게 남겨진 숙제들은 무엇일까도 생각해보게 한다. 종이 호랑이에 불과했던 조선의 절망들, 하지만 이름 없이 일어났던 민초들의 독립운동, 지식인들의 계몽운동 등을 보며 민족자존감을 심어준 독립운동가들에게, 그들의 집안에 깊이 감사를 드리게 된다.

 

책을 읽으면서 이런저런 생각이 든다.

군사력이 없어 약해지면 당하는 거다. 세계의 흐름에 무지하면 자신조차 보호하지 못한다. 우리 사회 곳곳에 있는 친일파와 친일잔재의 청산도 이뤄져야 한다. 아직도 사학계의 주류인 식민사관도 마찬가지로 청산해야 할 것이다. 지금도 치열한 국제사회의 틈바구니에 있기에 살아남기 위해서는 이런 교훈들을 늘 새기며 실력을 쌓아야 한다. 그런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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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마법사 2015-02-17 21: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죄송합니다. 질문 하나만... 혹시 옴니버스식인가요, 아님 만화책인가요?

봄덕 2015-02-18 06:23   좋아요 0 | URL
만화도 아니고 옴니버스 식도 아닙니다. 그냥 역사책인데요. 기존의 역사책과는 조금은 다른 책입니다.
역사적 사실만을 적은 책이 아니고 그런 역사가 발생하게 된 상황, 그렇게 흐를 수밖에 없었던 배경들을 조목조목 이야기 해요. 기존의 역사책으로는 잘 볼 수 없었던 이야기까지도요. 평전에서 만나볼 수 있는 인물 이야기도 있고요. 글로 되어 있어요....
얇은 책입니다. 조선 말에서 독립운동 시기까지 담은 책입니다.

아빠마법사 2015-02-18 08:02   좋아요 0 | URL
친절하신 댓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