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돌이별 두바퀴 고학년 책읽기
원유순 지음, 백대승 그림 / 파란자전거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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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돌이별]어느 탈북 소년의 유랑기~

 

탈북자들은 목숨을 걸고 두만강이나 압록강을 넘는다. 숨어 다니다가 브로커를 만나거나 선교 단체를 만나면 남쪽 나라를 거쳐 한국 땅을 밟는다. 그 과정에서 브로커에 빚지기도 하고 중국 공안에 붙잡히기도 하고, 나쁜 브로커를 만나면 이상한 곳으로 팔려가거나 중국인의 노예처럼 살기도 한다. 때로는 먼 유럽으로 다시 난민이 되기도 한다. 모두 뉴스를 통해 접한 이야기다. 그럴 이야기를 접할 때면, 탈북자의 고통을 다 이해하지는 못하지만 그들이 그런 고통에서 하루 빨리 벗어났으면 하고 바라게 된다. 그리곤 생각하게 된다. 언제쯤 통일이 되어 이 아픔의 고리를 끊게 될까라고.

 

 

이 동화는 북한에서 태어났지만 배가 고파서 북한을 떠난 소년 혁의 이야기다.

먼저 북한을 떠난 엄마는 중국에서 사기꾼 브로커를 만나면서 늙은 중국인 왕리친에게 팔려 간다. 매를 맞고 일하면서도 엄마는 북한에 있는 혁을 겨우 빼내온다. 중국인에게 맞아가면서 사는 삶이 지겨운 엄마는 겨우 탈출해 한국에 정착한다. 그리고 남한 남자를 만나 여동생 현지까지 낳는다. 한편 중국에 남은 혁은 왕의 몽둥이에 맞아 다리가 부러지고 겨우 걷게 되자 그 집을 뛰쳐나와 무작정 대도시인 선양으로 간다. 거리의 소년으로 살아가던 혁은 엄마와 연결된 어느 선교 단체의 도움으로 한국에 온다. 하지만 혁은 새 아버지의 학대와 중국에서의 나쁜 경험으로 외상 후 스트레스 증후군에 시달리게 된다. 아들이 학교와 가정에 적응하지 못하자 엄마는 남편과 남한 국적을 버리고 중국을 거쳐 멀리 영국으로 건너간다.

 

새로운 희망을 찾아 간 영국에서는 한국 국적도 없고 아버지가 없는 싱글맘 행세를 하며 과부에게 나오는 수당, 임시 거처를 얻어 살게 된다. 혁은 여전히 정신적 충격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악몽을 꾸기도 하지만 조금씩 적응해 간다. 어렵게 선교사가 운영하는 조선아카데미를 거쳐 영국 학교에 들어가지만 현지가 한국에서 살았던 사실을 친구에게 하면서 다시 불안한 생활을 하게 된다.

 

엄마는 거짓말이 들통 나서 난민 재심사를 받을까봐 두렵기도 하고, 현지가 아빠를 보내싶다기에 현지만 한국으로 보내기로 결정한다. 그리고 혁과 엄마는 야반두주를 하며 다시 떠돌게 된다. 북한을 떠나면 정착을 하고 굶주림을 해결할 줄 알았지만 이들은 늘 쫓기듯 살아가게 된다.

 

배고픔에서 벗어나고자 북한을 탈출했지만 중국에서는 더 큰 고통을 받는 탈북자, 그런 고통에서 벗어나고자 한국에 온 탈북자의 한국 부적응, 다시 머나먼 영국으로 희망을 찾아 떠나는 여정을 통해 여전히 정착의 꿈은 먼 탈북자의 모습을 그린 동화다.

 

아버지가 셋인 아이지만 온전한 아버지는 없는 아이, 탈북 소년에서 난민으로, 난민에서 유랑의 길을 가는 어느 탈북 소년의 유랑기를 읽으며 마음이 짠해진다. 부유하는 탈북자들도 같은 핏줄인데, 이들의 기나긴 유랑의 끝은 어디일까. 물론 일부는 정착을 하지만 대부분은 적응하기 힘든 삶을 살 것이다. 웃음이 없는, 정착에의 꿈도 꾸지 못하는 탈북자의 삶은 언제쯤 끝날까. 이들의 고통을 끝내려면 통일이 해답일 텐데, 어떤 통일이 해답일까. 여러 가지 상념에 잠기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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