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는 왜?] 안철수의 지난 3년, 그 숨겨진 뒷이야기

안철수는 왜? - 안철수의 지난 3년, 숨겨진 뒷 이야기
강동호 외 지음 / 더굿(The Good) / 2015년 1월

[안철수는 왜?] 안철수의 지난 3년, 그 숨겨진 뒷이야기

정치는 잘 모르지만 가장 믿을 수 없는 것이 정치인의 말이라고 생각한다. 특권은 챙기면서 민생이나 입법에 대한 그들의 헌신이 별로 느껴지지도 않아서다. 마키아벨리의 <군주론>, 한비의 <한비자>를 읽기 전에도 그런 생각을 했다. 해서 나라를 이끌어 갈 위대한 정치가에 대한 신뢰보다는 더 큰 도덕이나 대의를 위해 악덕도 필요하다는 정치적인 논리, 때로는 배신과 잔인함으로 무장하는 정치적인 술수가 떠올라 불신이 앞서게 된다. 언제쯤 국민들이 신뢰할 수 있는 정당이 되고, 국회의원들이 될 것인가.

그런 한국 정치에 혜성처럼 등장해 신선한 바람을 일으켰던 이는 단언컨대 국회의원 안철수다. 그는 짧은 시간에 안철수 신드롬을 일으키며 전 국민에게 선의의 정치인 등장이라는 희망을 안겨주었던 인물이다. 물론 예전만큼은 못하지만 여전히 그는 신선하고 희망적인 이미지다. 그래서 궁금했기에 펼쳐 든 책이다. 안철수의 지난 3년에 숨겨진 뒷이야기들이 궁금했다.

2011년 여름, 당시 서울 시장이었던 오세훈 시장은 무상급식 반대를 외치다 자신의 서울 시장 자리를 걸고 시민투표를 했다. 그 결과 서울 시민들은 무상급식을 찬성하는 것으로 나왔고 오세훈 시장은 약속대로 서울 시장에서 물러났다. 이후 서울 시장 보궐선거에서 두각을 나타낸 이는 이미 서울 시장에 출마하겠다고 선언했던 박원순이 아니라 안철수였다. 청춘콘서트를 통해 청춘들의 숨통을 뚫어주던 그를 서울 시민들은 자신들의 숨통을 뚫어줄 것이라고 믿었다. 그렇게 그는 자의반타의반으로 서울 시장 후보로 거론된 것이다. 게다가 그의 지지율은 50%를 넘은 것이기에 박원순의 5% 지지율과는 비교불가의 상태였다. 하지만 50% 이상의 지지를 받던 그는 5%의 지지를 받던 박원순과 담판 후 양보를 해 버린다.

박원순이라는 인물에 대한 안철수의 희망 투자다. (19쪽)

과연 서울 시민들을 위한 아름다운 양보였을까. 미래 야권 정치적 파트너십을 위한 포석이었을까.

책에서는 박경철 원장과 법륜 스님과 함께 청춘콘서트를 열며 대중들의 파워를 얻게 된 그, 서울대 교수, 컴퓨터 바이러스로 성공한 CEO, 윤여준, 김종인, 최상용 등의 멘토들, 이젠 정치인이 된 그의 행보 등의 뒷이야기를 통해 희망을 보여준다.

미래는 이미 우리 곁에 와 있습니다. - 2012년 대선 슬로건

홀가분하게, 더 치열하게 다시 시작하겠습니다. -안철수 (책에서)

안철수 재단(지금은 동그라미 재단)을 통해 본 안철수의 정치적 잠재력과 타이밍의 귀재설, 2012년 대선 출마 선언, 이후 문재인과 결탁, 합당 선언 후 안철수의 추락의 예고된 수순, 또 다시 양보하면서 결별하는 과정, 새정치를 외치는 기존 정당들도 사실은 실속을 챙기느라 새정치를 두려워한다는 이야기, 국회의원 안철수의 정책 네트워크 ‘내일’ 등의 과정을 통해 안철수가 어떤 진심으로 다가갔는지 알게 된 책이다.

이 책은 새정치민주연합 서울시당 공동사무처장 강동호, 변호사 오장훈, 전 안철수 진심캠프 정치혁신위원 정연정, 새정치연합 부대변인 강연재 등 4인의 대담을 정리한 것이다.

기성 정치에 대한 반작용으로 나온 안철수의 이야기를 통해 그가 기성 정치의 맛을 알되 기성정치의 불의함에는 굴복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갖게 된다. 기성 정치인들과는 다른 안철수만의 참신함과 그의 새 정치에 대한 국민들의 열망을 잘 헤아려 구태의연한 정치인들을 정신 바짝 들게 했으면 좋겠다. 입법 기능이나 제대로 된 법 개정에 더 투자해야 할 국회의원들이 파벌싸움을 더 이상 보지 않았으면 좋겠고, 일부 이익단체를 위한 법 개정이 아니라 국민들을 위한 제대로 된 법 개정에 힘 써줬으면 좋겠다.

안철수의 지난 3년, 숨겨진 뒷이야기를 읽으니 더욱 그런 생각이 든다. 물론 한 사람의 힘으로 거대한 바위를 깨기는 어렵겠지만, 대중이 불러내서 나온 정치인이기에 그에게 아직 희망을 걸게 된다. 기존 정치판에 새 물결이 되었으면, 국민들의 염증을 치유했으면, 대한민국 정치판의 일대 개혁을 원했던 안철수 의원, 새로운 희망을 던져주길 빌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