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자결권 - 자유롭게 충만하게 내 시간을 쓸 권리
칼 오너리 지음, 박웅희 옮김 / 쌤앤파커스 / 2015년 1월
평점 :
절판


[시간자결권/칼 오너리]질주하는 사회에 대한 경종, 느린 것이 아름답다.

 

모두들 세월이 너무 빠르다고 한다. 시간의 흐름을 느낄 새도 없이 1월도 후딱~ 가 버렸다. 시간을 맞이하고 보내는 의식도 없다. 한때는 제 몫을 다 하기위해 빨라야 했다. 하지만 지금은 빨라도 너무 빠른 시대다. 세상은 마치 가속도가 붙어 브레이크를 걸어도 쉽게 정지하지 않는 고장 난 폭주기관차 같다.

 

 

 

저자는 빠름의 부작용을 예로 들면서 느림으로 치유하라고 한다. 가장 적합한 속도로 가라고 한다. 시간을 단축해야 한다는 속도 강박증은 자신의 파괴하기에 이르렀다고 한다. 속도 강박관념은 일종의 중독증, 숭배의 수준에 이르렀기에 오히려 폐해가 많다고 한다. 저자는 빨라서 손해 보는 것들이 늘고 있기에 이젠 제 속도를 찾으라고 한다. 이 책은 <느린 것이 아름답다>를 재출간한 책이다.

 

인류가 시간을 나누고 쪼갠 이유는 생존 때문이었다. 농사를 위한 달력, 시간에 따른 효율성 측정, 표준 시간 나누기 등은 시간을 유한 자원으로 생각하게 만들었다. 그런 시간 쪼개기가 더욱 조급증을 심화시켰고, 일 분 일 초를 두고 목숨을 다투는 세상이 되었다. 빨리 가야하고 시간을 아껴야 한다는 조급증, 앞서야 산다고 생각에 시간병인 시간의 노이로제에 걸려 버렸다. 심지어는 수면학습웹사이트, 시간관리를 조언하는 책이 넘쳐난다.

 

산업자본주의 시대엔 자본을 빠르게 이윤으로 바꿀수록 일확천금이 가능했다. 시간은 돈이었고, 시간은 우상이었다. 세계 최초는 늘 모두의 부러움의 대상이었다. 빨라야 기회가 주어졌고, 빨라야 최고가 될 수 있었다. 빠름은 스마트한 것이었고 빠름은 현명하다고 여겨졌다. 사실 우리의 뇌는 쿤데라가 말한 속도의 엑스터시를 즐기기도 한다. 시간이 인류 발전을 도운 것도 맞다. 하지만 시간을 다루던 인간이 시간에 예속되고 있다. 시간의 노예가 된 것이다.

 

 

빨라지면서 생기는 폐단을 보자.

빨라지면서 자본주의 자체도 피해를 입고 있고, 검증을 덜 마친 제품의 출시로 인해 추가 비용이 막대해졌다. 견제가 없는 상태에서 더욱 강한 기세로 달려든다는 터보자본주의는 불면증, 편두통, 고혈압, 천식, 위장장애 등 스트레스성 질환에 시달리게 되면서 성인병의 원인이 되고 있다. 좌절감을 수반하는 정서적신체적 탈진감과 같은 과잉스트레스 반응인 번아웃 증후군은 탈진한 현대인의 모습을 대변하고 있다. 모든 사고의 뒤에는 속도전으로 인한 스트레스와 수면 부족에 기인한다. 속도는 심혈관계와 면역체계, 당뇨병과 심장병, 우울증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과로사, 수면부족으로 인한 피로는 현대인들에게 각성제와 더욱 가까워지게 하고 있다.

 

서두르다 보면 피상적인 일처리를 하게 되기에 실수와 실패가 잦다. 정신없이 바쁜 일과 때문에 친구들과의 교류가 끊어진다는 영국의 조사 결과도 있다. 빠름은 소통의 부재를 낳기에 더욱 심각한 것 같다.

 

기록 단축은 매사에 적용되며 자랑거리이지만 느림 기록은 왠지 죄스러운 세상이다. 정확성보다 빠름이 중요하기에 하자가 많은 세상이다. 느리면 욕먹는 세상이기에 꼼꼼할 틈이 없는 제품들은 불량을 만들어 내고, 불만을 야기 시킨다. 결국 속도는 모두를 짜증과 분노 모드로 바꾸어 놓았다. 빠르지 않으면 격분하는 것이 당연시 된다. 느린 말투, 느린 행동엔 바보, 머저리 소리가 절로 나오기에 상대에게 상처를 준다.

 

저자는 빠름으로 인한 치유는 느림이라고 한다. 스트레스에 대한 치료는 느림이 정답이다. 양날의 칼과 같은 시간 나누기에 대한 연구, 느린 속도의 가능성에 대한 탐구가 이뤄지면서 지금은 슬로운동의 효과가 나오고 있다고 한다.

저자가 말하는 슬로 방식은 그냥 느림을 의미하는 차원을 넘는다. 슬로 방식은 양보다 질을 추구하는 태도다. 차분하고 신중하며 직관적이고 여유롭다. 참을성 있고 반성적이다. 실제적이고 의미 있는 관계를 형성한다. 슬로 방식은 알맞은 빠르기로 균형을 잡는 것이다. 그래서 전체적인 삶의 리듬을 바로잡는 운동이다.

 

실제로 깨달음의 속도는 느리기에 사유는 속도를 강요할 수 없는 부분이다. 시간을 스스로 결정할 수 있는 시간자결권은 모두에게 인정되어야 한다. 마찬가지로 빠르게 자라도록 동식물에 대한 유전자조작도 멈춰야 한다. 슬로우 푸드로 건강을 찾아야 한다. 시간에 대한 통제권이 주어지면 시간을 조정할 수 있다. 이러한 시간자결권이 있으면 스트레스와 조급증을 덜 느끼게 된다.

 

슬로는 정서적 안정감, 정서적 유대를 끈끈하게 한다. 세계적으로 슬로푸드, 동네 빵집, 로컬 푸드 마켓 등으로 더 나은 음식, 더 좋은 음식을 먹자는 운동이 점점 많아지고 있기도 하다.

책에서는 슬로우 운동, 치타슬로, 집중을 요하는 슬로 씽킹, 슬로섹스의 행복 등을 통해 삶의 질을 높인 사례들이 나와 있다. 짧은 단잠이 일의 효율성을 높인다는 사실, 슬로스쿨의 혜택을 보고 있는 핀란드 교육, 좋은 것을 마음껏 즐기며 노는 아이들의 성공 사례들도 있다.

속도중독 치유법으로 정원 가꾸기, 뜨개질, 바느질, 독서, 미술, 클래식 음악 듣기 등도 소개하고 있다.

 

 

지금은 너무 빨라서 문제가 많이 발생한다고 한다. 한국은 세계적으로 유명한 빨리빨리문화다. 중국도 예전엔 만만디였지만 점차 빨리빨리로 가고 있다고 들었다. 대화보다 메시지로 통하는 세상, 부모 못지않게 바쁜 아이들, 빠른 본능, 즉석 음식, 즉석 미팅이 대세다.

수다 떨기, 노닥거리기, 배회하기가 언제였던가. 질주하는 사회에서 깊이 있는 삶, 음미하는 삶, 반성하는 삶을 찾자는 시간자결권, 읽으면서 자주 되새기게 된다. 적기란 자신이 시작하는 때이며 스스로 하고 싶은 때일 것이다. 질주하는 사회에 대한 경종을 보며 느린 것이 아름답고 힐링이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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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향아 2015-09-28 14: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안녕하세요~블로그 여행을 하다가 우연히 들러봅니다. 오는 10월, 2015 남양주 슬로라이프 국제대회가 개최되는데요, 국제컨퍼런에 `슬로라이프와 행복나눔`이라는 주제로 슬로라이프의 제창자 쓰지신이치 교수, 본 책의 저자인 칼 오너리를 비롯한 유명인사를 초청하여 이 시대의 슬로문화와 행복에 대한 이야기를 나눌 예정입니다. 오시면 후회하지 않을 저희 컨퍼런스에 많은 관심과 참여 부탁드립니다.(참가비 무료,http://www.slowlifeplanet.org, Tel.031-590-54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