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우동 주인 없는 꽃]조선왕실의
스캔들 실화를 영화로…….
김별아의 역사소설 <어우동 사랑으로
죽다>를 먼저 읽은 상태에서 영화를 만났다. 영화의 제목은
<어우동 주인 없는 꽃>이다. 배급사의 횡포로 상영관 획득에 어려움이 많았다는
영화다. 이웃해 있는 메가박스에서 전단지를 보았지만 메가박스에서 거부되어 멀리까지
보러 가야했던 영화다. 어쨌든 어우동은 조선왕실의 스캔들 실화를 바탕으로 한 역사
영화다. 무엇보다 인간사랑님의 동생인 여욱환이 주연으로 나왔다기에 관심이 갔던
영화다.
왕실의 며느리였던 어우동은 남성 중심의 유교 국가였던 조선에서의 최대의
섹스 스캔들이었다. 15세기 성종 때에 일어난 일로 역사는 기록하고 있다.
어우동의 사랑이 조선을 뒤흔든 이유는 아마도 그녀의 신분 때문이었을
것이다. 그녀는 기녀가 아니라 양반의 자식에다 세종대왕의 형님인 효령대군의 손주
며느리였기에 세종대왕에게도 손주 며느리뻘이었으니까. 더구나 그림과 글에도 일가견이 있는 지식을 갖춘
여인이었다.
영화에서는 어린 시절의 가족사인 병신 아비와 화냥년
어미, 부모에 대한 혐오 가득한 오빠의 이야기가 빠진다. 왕족인 이동과 결혼 후
이동의 무분별한 기녀탐색에 상처를 받고 버림을 받은 박참판 댁 규수 혜인의 반전,
성적 자유주의자인 페미니즘의
시각, 팜므파탈로 그려져 있다.
종친인 남편 이동의 배신에 상처를 받고 소박을
당하면서 복수를 꿈꾸는 당찬 여인으로 나온다. 그녀의 복수심 가득한 일탈은 기녀랑 놀아나며 아내를 버리는 온전하지 못한
남편에서 시작하기에 충격적이다.
춤과 음악,
미모를 앞세운 어우동은 그녀와의 사랑을 위해
부나방처럼 달려드는 남자들에게 온갖 징표를 요구한다. 성리학이 조선을 지배했던 시절, 그녀의 섹스 스캔들은
신분고하를 가리지 않았기에 더욱 충격적이다. 게다가 그녀의 섹스 상대는 양반에서 노비, 종친, 심지어 왕과도 근친상간을
저질렀다. 무엇보다 충격적인 것은 그녀에 대한 사랑의 징표로
문신, 손가락 절단 등을 가리지 않고 하는 양반들의
모습이다.
어우동의 사랑을 받지 못한 일부 양반들의
시샘이었을까. 그녀가 벌인 섹스스캔들은 순식간에 부풀려져 한양에 퍼지게
된다. 그녀에 대한 추문은 한양을 뜨겁게 달구게 되면서 결국 상소문으로
이어진다. 결국 어우동은 죽음으로 죗값을 치렀지만 과연 누구에게 먼저 돌을 던져야
할까. 양반들의 이중성을 어떻게 보아야 할까.
아직까지도 호사가들의 입방아에 오르고 있는 어우동 영화를 보면서 그녀의
내적 아픔이 느껴지기도 한다. 비록 이유 있는 저항이 방탕이고 일탈이어서 아쉽지만 누구보다 당당했던
종친의 며느리의 섹스스캔들이기에, 지금 이 시대에도 충격적이다.
한 여인의 섹스 스캔들에 한양의 유생들, 사헌부의
상소문, 임금까지 나선 이야기이기에 한반도가 생긴 이래로 최대의 섹스 스캔들이
아닐까.
개봉에 어려움을 겪었기에 심야 영화로 볼 수밖에 없었던
<어우동 주인 없는 꽃>!
15세기 조선의 양반가를 다시
조명한 영화이기에 의미 있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