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을 삼킨 소녀 스토리콜렉터 28
넬레 노이하우스 지음, 전은경 옮김 / 북로드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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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을 삼킨 소녀] 그 해 여름은 잔혹했네...

 

백설공주에게 죽음을을 통해서 처음 만났던 작가 넬레 노이하우스의 작품들은 대개 잔인하지만 욕망 가득한 사회와 비틀어진 어른들의 모습을 들춘 흥미진진한 스릴러였다. 이번에는 독일 타우누스 지방이 아닌 미국 중서부 네브라스카 주의 작은 농촌 페어필드가 배경이다. 노이하우스의 타우누스 시리즈처럼 십대 소녀의 방황, , 결핍된 가족애, 작은 마을 전체가 연관되는 이야기 구조로 이뤄져 있다. 사랑에 굶주린 십대 소녀 셰리든의 잔혹한 가족사, 일탈적인 성적 모험, 그로인해 정서적 성숙을 하게 되는 성장소설이다.

 

 

셰리든은 친 부모님이 사고로 돌아가시자 그랜트 집안에 막내로 입양된 소녀다. 그래서일까. 늘 양어머니의 구박 속에서 산다. 양어머니는 화가 나면 셰리든에게 재앙을 불러오는 더러운 피라고 소리치거나 쓸모없는 쓰레기라는 악담을 거침없이 퍼붓는다. 그럴 때마다 양아버지는 셰리든을 위로하기는커녕 무관심한 듯 방관해 버린다. 적어도 겉으로는 그렇다.

 

이런 환경에서 대부분의 십대 소녀에게 끌리는 것은 무엇이겠는가. 비슷한 처지의 또래, 마음이 통하는 또래다.

셰리든은 비슷한 또래인 제리 일당과 오래된 방앗간에서 술을 마시고 담배를 피우거나 음악을 들으며 춤을 추는 게 유일한 낙이다. 셰리든은 학교 성적도 우수하고 매사에 열정, 자유로운 기질, 음악적 재능, 유머 가득한 소녀다. 하지만 아버지의 무관심, 엄마의 천대로 인해 늘 이유 없는 불만이 내재된 폭발 직전의 소녀였다.

어느 날 이러한 일탈을 벌인다는 이유로 보안관들에게 붙잡히게 된다. 그 날 이후로 셰리든은 아빠에게 처음으로 뺨을 맞고 엄마에게 외출금지라는 말을 듣게 된다. 그리고 집안일을 더욱 많이 맡게 된다. 안타까운 건 그녀의 일탈에 대해 야단치는 어른들은 있었지만 그녀의 상처에 대해 보듬어 준 어른들이 없었다는 거다. 분명 셰리든이 잘못한 것은 맞지만 그녀의 마음을 다독거려 줄 수 있는 어른이 있었다면, 그녀의 마음을 털어 놓을 집안의 누군가가 있었다면 그 여름의 일탈은 없었을 지도 모른다.

 

명망 있는 지역 유지인 아버지와 감리교 근본주의 집안 출신인 어머니를 둔 마을 최고의 부유한 집안에 입양되었지만 셰리든은 늘 집안일과 농장 일까지 감당해야 했다. 그럴 때마다 자신의 친부모에 대한 그리움에 빠져 들게 된다. 그러다 고모할머니가 근처 목련주택에 이사 오면서 할머니의 집은 셰리든의 피난처가 되기도 하고 할머니의 서재에서 읽는 소설들은 새로운 호기심을 불러일으키게 된다.

마음이 통했던 첫사랑인 제리와의 이별, 아버지와의 갈등, 어머니의 학대, 고모할머니의 서재에 있던 책 속에 담긴 성적 판타지로 인해 그녀는 점점 성적인 호기심에 빠지게 된다. 그러다 농장의 일꾼인 대니와 소설속의 주인공처럼 육체적 쾌락에 빠지게 된다.

 

학교에서는 노래에 대한 끼를 발산하며 축제에도 참여하고 매디슨에서 가장 큰 축제에도 참여해 인정을 받는 셰리든이지만 집에서는 마녀 같은 엄마의 잔인하고 심술궂은 타박, 한 살 많은 에스라 오빠의 성추행, 아빠의 무관심으로 얼른 어른이 되어 집을 벗어나길 바랄 뿐이다.

어느 날 밝고 활력 넘치고 경쾌한 셰리든과 그녀의 모든 것을 질투하는 양어머니의 관계에는 아픈 가족사가 있음을 알고 충격을 받게 되는데…….

우연히 알게 된 자신의 출생의 비밀을 접한 셰리든, 양아버지와 친 어머니의 사랑, 병든 아버지를 부양하던 억센 언니의 매력적인 동생에 대한 질투, 친어머니에 대한 것을 셰리든에게 알리지 않는다는 입양 조건, 남자의 절망을 이용해 동생의 남자를 가로채기 위해 벌인 음모들, 타지에서 살해당한 친어머니의 의문의 죽음 등을 알게 되면서 셰리든은 더욱 집을 벗어나고자 한다.

게다가 경찰의 성폭행, 그로인한 살인, 임신한 아기를 남몰래 낙태하고, 자신을 떠나버린 남자들, 부모님의 배신, 남자들에 의한 성폭행, 결국 살인까지 저지르게 된 그녀는 무기력한 삶을 살게 된다. 그런 그녀의 마음을 위로해준 이는 그토록 위선적이라고 여겼던 새로 온 목사, 아버지 또래의 호레이쇼였다.

 

 

누구에게도 말할 수 없는 고민들을 주변의 어른 남자들을 통해 위로를 얻거나 육체적 관계를 통해 쾌락을 누리는 십대 소녀를 보며 이게 있을 수 있는 일인가 싶다. 하지만 무기력한 아이에서 힘이 센 어른이 되고 싶은 셰리든의 정에 굶주린 일탈을 보며 삶이 잔인하다는 생각이 든다. 정상적인 가족 사랑이 결핍된 성장기의 소녀, 엄마의 따뜻한 지원을 받지 못하는 소녀의 가슴 아픈 방황을 보며 주변에 마음을 터놓을 어른만 있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인다. 아파보지 않으면 이해 못 할 사랑에 목마른 사춘기 십대 소녀의 잔혹한 성장기이기에 더욱 가슴 저린다. 부모와의 소통이 단절된 십대의 방황, 자신의 존재 이유를 찾아가는 여정, 그 과정에서 성적인 일탈, 가슴 아픈 가족사, 세상 어디에도 이런 일이 없었으면 바랄 뿐이다.

    

  

 

  해당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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