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유자적 피플 - 무중력 사회를 사는 우리
이충한 지음 / 소요프로젝트 / 2014년 12월
평점 :
절판


[무중력 사회를 사는 우리 유유자적 피플]어디에도 소속감을 느끼지 못하는 무중력 청소년들의 희망, 유유자적살롱…….

 

서로 통하는 친구가 없다면, 자신의 마음을 받아 줄 가족이 없다면 누구나 말문을 닫지 않을까. 더구나 어린 시절에 그런 경험을 했다면 더욱 고립된 느낌일 것이다. 대부분의 은둔형 외톨이들의 이야기를 접할 때면 그런 생각이 든다,

 

무중력 사회, 유유자적 피플이라는 말을 처음 듣는다. 표지를 보며 유유자적 피플은 자유롭고 여유로우면서도 활달한 분위기의 사람들이라고 생각했다. 무중력 사회는 중력이 없기에 끌어당기는 힘이 없는 사회, 자유 영혼을 가지고 어느 한 자리에 붙박이처럼 있지 못하는 사람들로 이뤄진 사회라고 생각했다. 저자가 말하는 무중력 상태에 대한 설명을 보면 가슴이 아파온다

 

 

무중력 상태라는 것은 외로움, 우울함, 무기력함이라는 세 가지 감정이 악순환 되는 상태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관계의 단절, 심리적 불안정, 노동으로부터의 배제라는 조금 동떨어진 문제들이 서로 등을 맞대고 붙어있는 상황이기도 하다. (179)

 

유자살롱(유유자적살롱)의 시작은 이 책의 저자인 이충환 씨가 2009년 서울시 영등포구에 있는 하자센터를 통해 시작했다고 한다. 하자센터에서 고용노동부의 지원을 받아 열 개의 청년 사회적 기업을 키우던 중 문화 예술 분야 청년 사회적기업 인큐베이터를 제안 받았다고 한다. 2년의 직장 생활, 5년의 드라마와 뮤지컬 음악 작곡자 겸 편곡자로서의 자신의 경험을 살려 유자살롱을 시작하게 되었다고 한다.

유유자적살롱은 인디 뮤지션들이 모여 만든 고용노동부 인증 사회적기업이자 밴드다. 유자살롱에서는 사회생활을 하지 않는 자퇴 청소년들을 중심으로 그들에게 음악을 통해 사회성을 회복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탈학교 비 사회 활동 청소년들의 유자 사운드, 집 밖에서 유유자적 프로젝트, 직딩예대 등의 활동을 지원하고 있다.

책에서는 무중력 자가 진단법, 유유자적살롱의 탄생, 지금까지의 활동과 생각들이 적혀 있다.

 

마음이 통하는 친구도 없고 이야기를 나눌 가족도 없는 청소년들은 외로워하다가 우울증에 빠지기도 하고, 무기력 증에 시달리기도 한다. 심하면 그런 허무함에 죽음을 선택하기도 한다.

 

우리가 보통 은둔형 외톨이라고 하는 아이들의 실상은 내면이 아픈 아이들이다. 엄격히 말하면 은둔형 외톨이라기보다는 어디에도 소속감을 갖지 못하는 아이들이기에 무중력 청소년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정착하지 못하고 부유물 같이 붕붕 떠다니기에 어디에서나 존재감이 없는 아이들이다.

 

 

저자의 말처럼 무중력자는 자퇴 청소년뿐만 아니라 고립되어 있는 고학력 무직자도 포함될 것이다. 이들은 부모의 기대와 관심이 지나치게 높기에 상대적으로 무중력에 빠지기 쉽다. 저소득층의 돌봐줄 어른이 없는 아이의 경우, 부모의 죽음이나 부모의 정리 해고 등 갑자기 강한 충격을 받는 경우도 무중력자가 될 가능성이 있다.

 

저자는 이런 무중력 청소년은 단지 방향을 잃은 아이들이기에 사회가 따뜻하게 도와야 한다고 한다. 오랜 시간동안 소통 단절 상태이거나 부적응 상태이더라도 주변의 지속적인 관심만 있다면 언젠간 스스로 중력을 조절하여 누구보다 멋지게 자신의 뜻을 펼친다고 한다.

 

책에서는 저자를 포함한 유자살롱 멤버들의 무중력했던 이야기도 담았다. 잠재력을 많이 가진 청소년들이 오랜 시간 껍질을 깨고 나와 날갯짓 하는 이야기들이다.

 

자유롭게 떠다날 수는 있지만 사회에서 받아주지 않는 사람들의 이야기다. 중력이 없는 사회란 상처받은 이들을 끌어당기는 힘이 없는 사회다. 조금 더디지만 이들이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찾도록 어른들이 무중력 청소년들에 대한 이해를 해줬으면 좋겠다.

이들을 끌어당기기 위해서는 각자가 서로 다름을 인정하는 사회, 더불어 사는 사회가 선결조건일 것이다. 조금 못해도, 조금 못나도, 조금 달라도 서로를 인정해 줄 수 있는 문화가 절실하다고 생각한다. 소통할 수 있는 단 한 명의 친구가 필요하다는 무중력 청소년의 이야기에 가슴 아프다가도 그들을 위한 유자살롱의 이야기에서는 뜨거운 감동을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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