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나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아서 - 어떤 위로보다 여행이 필요한 순간
이애경 지음 / 북라이프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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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나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아서]여행은 힐링, 떠남은 광개토의 세계다.

 

 

여행은 어제와 다른 하루를 선물한다. 지루한 일상으로 맥이 빠지는 순간의 여행은 위로가 된다. 어떨 땐 지금 떠나지 않으면 안 될 것 같다는 절박감에 여행을 떠나기도 했기에 제목에 깊은 동질감을 느끼게 된다.

 

 

짊어지고 온 인생을 펼치는 순간 발견하는 건

가방 안에는 내 인생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

애써 고르고 골라 힘들게 들고 온 것들도

헛헛하리만큼 보잘 것 없는 소모품이라는 걸

가방을 풀어놓은 후에야 비로소 깨닫게 된다. - ‘여행가방’ 중에서 (24쪽)

 

여행자의 필수품인 여행 가방엔 내 일상이 들어간다. 세면도구에서 옷가지, 잡다한 소품들까지 채워 넣다 보면 가방은 늘 터지기 일보 직전이다. 하루를 여행하더라도 여행 가방이 텅 비는 법이 없다. 비록 소모품이지만 삶에 필요한 사물들에 경의를 표하기도 한다. 더불어 그 많은 것을 투정 없이 간직해 준 집에게도. 내 물건에는 내 역사가 담겨 있기에 비록 소모품이더라도 이별의식은 필요하지 않을까. 나의 소중한 한 순간과의 이별이니까.

 

 

여행 가방을 보며 삶은 담기도 하고 펼치기도 함을 생각한다. 내 것으로 챙기고 돌봐야 하는 것들, 때로는 펼쳐서 정리가 필요한 나의 삶, 때로는 쓸모가 다하여 작별을 하는 것도 있으니, 여행 가방은 작은 나의 우주요, 나의 지구다.

 

여행을 떠나는 순간 설렘 가득한 시선으로 세상을 마주하게 된다. 낯선 세계에 던져진 자신을 통해 새로운 자신을 보기도 한다. 낯선 일상을 사는 동안 자신의 길을 만나기도 한다. 우련인 듯 필연처럼 다가오는 사랑도 있고. 그렇게 미지의 세상에서 예측불허의 결실을 얻기도 한다.

 

 

글을 쓰기 위해 떠났던 여행에서 노트북 에러로 오롯이 보고 듣는 여행이 되었다는 저자의 세계 여행 에세이다. 갔다가 돌아오는 여정이지만 돌아본 만큼, 느낀 만큼 자신의 영역이 넓어지는 게 여행임을 생각한다. 여행은 메마르고 지친 영혼에 단비 같은 힐링이다. 여행은 여기저기 나의 흔적을 남기는 광개토의 세계다. 삶을 개척하고 싶다면,  일상에 위로 받고 싶다면  지금 당장 문을 나서야겠지. 나도 광개토와 힐링의 하루를 보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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