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랑 로드 - 천년의 소리 정선아리랑이 흘러간 아리랑 길을 따라
이재열 외 지음 / 행복에너지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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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리랑 로드]옛길 따라 정선 아리랑 길 600리 대장정, 멋지다.

 

옛 길을 걷는다는 건 타임머신을 타고 시간여행을 하는 기분일 것이다. 고증을 바탕으로 옛 길을 찾는 재미도 있지만 느긋하게 옛 풍경을 상상하는 재미가 있을 것이다.

정선 아리랑 길은 127년 전 오횡묵 정선 군수가 한양을 향해 갔던 228.4km, 600리 한양 길이다. 정선에서 한양까지 옛 정선군 관리가 걷던 길을 후배인 정선군 공무원들이 7일 간의 여정으로 걸었다고 한다. 옛 길에 대한 고증을 하고 대장정 기금을 모았고, 정선군 직원 중에서 답사대원 4명, 차량지원 1명, 차량 1대로 답사여행을 시작했다고 한다.

 

『정선총쇄록』에 적힌 길을 따라 가는 길에는 인적도 없는 옛 길도 있고, 단장된 길도 있다.

 

군청을 지나 우시장터, 송사가 일어날 정도의 다툼에서는 한 번 더 생각하라는 교훈을 주는 바위인 송정암, 송정암 나루터, 오리장, 왕바우서리의 정선 역암, 이성대, 관음동, 짐포리를 지나는 길에서 할머니 할아버지들의 옛 이야기도 듣고, 정선 군민들의 옛 삶도 조우하게 된다. 가리왕산 휴양림, 신작로가 없는 벽파령, 여우재, 문재, 새말에서 원주 들어가는 가매기 고개 등 걷기 힘든 길도 있지만 어디에서나 지명의 변천사도 만나게 된다.

 

정선 아리랑 가사 중에 “평창 팔십 리 다 못 가구서 왜 되돌아왔나.”라는 구절이 왜 생길만 했는지 벽파령을 넘으면서 절실히 깨달았다. (39쪽)

 

산악회 깃발조차 없는 길, 야생딸기가 지천인 곳, 야생더덕, 야생동물의 배설물 등을 길 가에서 만날 수 있는 곳인 벽파령의 험난함을 노래하고 있다. 대동여지도에서도 극험(極險)이라고 표현했던 정선에서 벽파령 오르는 길은 험하기로 유명했다니, 예전에는 호랑이를 만나기도 했을 법한 길이다.

국도 31호선, 여우재 옛길, 원주, 양평, 망우본동, 청량리, 동대문, 종로, 광화문을 지나 경복궁 근정전 앞뜰까지 이르는 기나긴 여정이다.

 

정선아리랑 로드는 『정선총쇄록』에서 시작한다. 『정선총쇄록』은 정선군이 자랑하는 기록문화유산이다. 조선 고종 24년인 1887년 정해년 3월 5일, 오횡묵 군수가 정선군수로 제수 받는 날로부터 1888년 무자년 8월 4일 자인현감으로 발령받고 정리하는 날까지의 정선군 관아의 일, 군민들의 생활 등을 자세히 기록한 책이다. 이 책을 바탕으로 정선아리랑 로드를 재현했다고 한다. 옛길 따라간 정선아리랑 600 리 대장정, 멋진 여정이다.

 

정선에서 출발해 한양 가던 옛 조상들의 숨결을 느낄 수 있는 과정이다. 옛길에서 만나는 문화 유적과 자연들이 그 시절을 회상하게 한다. 각 지방마다 전해지는 아리랑에는 넘어야 할 그 지방의 고개가 있다. 각 지방마다 아리랑 로드를 고증해낸다면 멋진 문화체험의 장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 같다. 아리랑 길 대장정, 새로운 유적답사 문화가 될 것 같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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