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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증
후카마치 아키오 지음, 양억관 옮김 / 51BOOKS(오일북스) / 2014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갈증/후카마치 아키오/오일북스]딸의 실종을 알게 된 전직 형사, 딸을 찾아줘~
미스터리의 매력이란 속도감 있는 스릴, 잠시도 긴장을 놓칠 수 없는 긴박감, 심장이 오그라드는 쫄깃함, 반전에 반전이 거듭되기에 그 끝을 알 수 없는 기묘함, 야심한 밤을 더욱 오싹하게 하는 섬뜩함 등이 시종일관 지속되는 것이다. 때론 형사가 되어 범인을 추적하기도 하고, 피해자 가족의 심정이 되어 단서나 실마리를 찾는 관찰하기도 하는 탐정이 된 것 같은 착각을 선물한다. 442쪽에 달하는 이야기엔 권력의 광기와 비뚤어진 욕망, 학원 폭력, 비정상적인 가족관계 등이 충격적인 악몽 같다.
지금은 대형 경비 회사에 근무하는 전직 형사 후지시마 아키히로는 신경안정제를 달고 산다. 아내 기리코의 불륜을 목격하면서 그 상대 남자를 다치게 했고 그로인해 후지시마는 경찰복을 벗게 된다. 이후 사치스런 아내와 이혼하고 딸의 친권마저 빼앗기면서 아파트마저 내주게 된다.
어느 날 후지시마는 자신이 경비를 맡은 지역의 한 편의점에서 살인 현장을 목격하게 된다. 그리고 딸이 실종되었다는 이혼한 아내의 전화를 받게 된다. 전 아내는 경찰에 신고하기 어렵다며 직접 와서 처리해 달라는데......
최고 명문대를 꿈꾸던, 모범생이라고 여겼던 여고생 딸의 방에서는 각성제가 든 남성용 손가방이 발견된다. 얌전한 모범생이라고 생각했던 딸의 방에서 각성제, 주시기, 수면 파이프 등 마약 중독자의 필수품들이 잔뜩 들어 있는 가방을 발견하다니. 게다가 비싼 브랜드의 옷, 수면제, 진정제, 항우울제 등 상상도 하지 못했던 물건들을 보면서 어딘가에 잡혀 있을 딸의 행방을 찾아 나서게 된다.
부모의 별거와 이혼으로 상처를 받은 딸이기에, 자신이나 딸에게 나쁜 이력을 남기고 싶지 않은 마음에 후지시마는 경찰과 학교에 신고하지 않고 스스로 해결하려 한다.
실종 사건을 파고들수록 왕따, 학교폭력, 학교폭력에 시달리던 아이들의 죽음 등의 진실과 마주하게 된다. 더구나 자신의 딸이 아이들에게 약을 판매했다는 증언도 듣게 된다.
클럽 활동을 그만 두었을 때의 왕따와 폭력, 학생들의 불량조직과 아쿠자와의 연결, 불량 조직과 지역 유지들과의 연계성을 알게 되면서 후지시마의 분노는 자제력을 상실하게 된다. 더구나 편의점 살인사건도 자신의 딸과 관련된 불량조직이 연계되었다는 사실, 이 모든 사건의 배후에 자신이 이전에 몸담았던 경찰조직과도 밀접한 사실 등을 알게 되면서 걷잡을 수 없는 분노에 휩싸이게 된다.
가장 충격적인 건 후지시마의 기억에 없는 이야기다. 자신이 중학생인 딸을 술을 먹고 겁탈을 했다는 것이다. 예쁘게 화장하고 있는 딸이 아내로 보였다는 것이다. 그런 아버지에 대한 복수심이었을까. 아버지를 사건 속으로 유도하는 딸의 마음이 후지시마에게도 미스터리다. 딸의 찾으려는 아버지, 자신을 성폭행한 아버지를 고통의 나락으로 떨어뜨리는 딸, 무엇이 이들을 갈증나게 했을까.
전직 야구부원들의 왕따로 인한 자살, 학교 폭력, 사각지대에 있는 학생들의 음주와 흡연, 마약 공급, 가정 폭력, 사회 조직의 권력과 기업이 손잡는 어두운 내면, 일부 경찰관의 불법조직과의 관계 등이 얽히고설키면서 긴장감을 제대로 선사한다. 마지막까지 미스터리가 가득하다.
이 소설은 나카시마 테츠야 감독의 영화 <갈증>의 원작소설이다. 제3회 ‘이 미스터리가 대단하다’ 대상 수상작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