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소리 명창들의 숨겨진 이야기 큰 생각 작은 이야기 1
이경재 지음, 이경화 그림 / 아주좋은날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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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소리 명창들의 숨겨진 이야기]조선의 명창 7인의 득음 이야기~

 

입에서 입으로 전승되어온 우리의 소리인 판소리, 구성진 가락이지만 들을 기회가 잘 없기에 그리 친숙하지 못한 편이다. 판소리를 집대성한 신재효라는 이름만 역사책에서 접한 정도다. 그러니 판소리 명창들 이름도 처음 접한다.

 

예전부터 선조들은 노래를 소리라고 했고, 가수를 명창 또는 소리꾼이라고 했다. 판소리란 명칭은 소리를 할 때 소리꾼과 고수가 관객을 모아 판을 벌여놓고 소리를 부른다고 해서 판소리라 불렀다고 한다. 소리는 북을 치는 고수의 장단에 맞춰 소리꾼이 여러 사람의 역할을 혼자서 하며 부르는 노래이다. 판소리는 짧은 소리가 4시간이 넘고 긴 소리는 7시간이 넘는다고 한다. 보통 소리 하나를 한 스승에게서 몇 년을 배운다고 한다. 지극정성을 다해야 득음하게 되는 이야기에서 프로정신을 보게 된다. 책에서는 일곱 명창의 숨겨진 이야기가 담겨 있다.

 

 

처음으로 나온 명창은 ‘제비 몰러 나간다’의 권삼득(권정)이다.

처음으로 판소리를 한 명창은 우춘대, 최선달, 하은담이지만 역사 기록에 담은 최초의 명창은 권삼득이라고 한다. 권삼득은 양반의 자제였으나 소리가 좋아 글공부 대신 소리에 빠진 인물이다. 소리만 하는 아들이 가문의 수치라고 여긴 아버지는 몽둥이 타작을 명했고, 아들은 죽기 전에 마지막으로 한 소리를 불렀고, 그 소리가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어 목숨을 건졌다고 한다.

이후 권정은 연습을 거듭하여 정조 앞에서 소리를 한 명창이 되었고, 정조로부터 하늘의 소리, 땅의 소리, 사람의 소리를 모두 얻었다고 해서 ‘삼득’이란 이름을 받았다고 한다. 권삼득은 첫소리를 하늘을 향해 외치는 덜렁제 소리를 만든 명창이다. 소리만으로 말들을 울린 재치도 기가 막히다.

 

두 번 째 주인공인 ‘귀곡성’의 명창 송홍록도 대단한 인물이다.

아버지 송 첨지는 소리 공부를 했으나 소리 공부가 쉽지 않아서 권삼득의 수행 고수를 했던 인물이다. 나이가 들어 고향 마을로 가서 아들 송흥록을 명창으로 키워낸다. 아버지가 죽은 후 권삼득 명창과 월광 스님의 도움으로 소리를 배우게 된다.

그는 무덤에서 귀신소리를 연습하면서 귀곡성의 대가가 된다. ‘귀곡성’은 춘향이 감옥에 있으면서 도련님을 기다리며 부른 노래인 ‘옥중비가’다.

 

송홍록은 판소리 가사를 정리하여 기록했고 판소리 다섯마당을 책으로 엮기도 했다. 그래서 그를 ‘판소리의 시조’라고 부른다. 정조 임금으로부터 ‘가왕’이라는 칭호까지 얻은 노래의 왕이다. 그는 이후 동생 광록과 아들 우룡, 손자 송만갑 명창으로 이어지면서 동편제의 흐름을 만들어냈다. 동편 소리의 시조이자 조선의 가왕인 송흥록 집안의 판소리 명가 이야기엔 전율이 인다. 아직도 소리의 명맥을 이어오고 있으려나, 궁금하다.

 

가장 익숙한 이름은 판소리의 가사와 시조를 정리한 신재효다. 신재효는 순조 12년(1812) 전라북도 고창에서 향리의 아들로 태어났다. 이후 그는 정3품, 정2품의 자리에까지 오른 인물이다.

  자신의 사랑채를 ‘동리정사’라 이름 짓고 소리꾼들이 머물며 소리를 배울 수 있도록 한다.

동리정사는 최초의 판소리 학교, 판소리 연구소였던 것이다. 그는 모여든 소리꾼들의 소리를 듣거나 직접 찾아다니며 지역마다 다른 판소리 가사들을 체계적으로 집대성하고 정리하게 된다. 그는 판소리 다섯 마당(춘향가, 흥부가, 적벽가, 심청가, 수궁가)을 쉽고 재미있게 익힐 수 있도록 체계적으로 정리한 우리나라 판소리의 아버지라고 한다.

 

 

이외에도 ‘새타령’의 명창 이날치, ‘농부가’의 명창 송만갑, ‘쑥대머리’의 명창 임방울, 최초의 여성 명창 진채선 등의 이야기가 이어진다.

 

소리를 득음하기 위해 높은 절벽이나 폭포 앞, 동굴이나 무덤가에서 수십 년 간 연습하는 열정들이 대단하다. 때로는 목에서 피가 나오는 아픔을 참고, 눈이 튀어나올 정도의 통증도 견디고 때로는 똥물도 먹어가며 좋은 소리를 내기 위해 정성을 다하는 모습이 눈물겹다.

소리한다고 집안에서 내쳐지거나 아버지로부터 독살의 위기를 당하는 이들의 이야기에서 좋아하는 일을 찾아가는 프로정신과 그 열정을 생각하게 된다. 대단한 끈기와 열의다.

 

판소리는 옛 사람들의 기쁨, 슬픔, 고통, 즐거움 등을 극과 노래로 표현하는 우리의 뮤지컬 이다. 판소리는 명창들의 소리, 아니리, 발림으로 이뤄지며 고수의 북소리가 장단의 묘미를 더하는 우리의 소리다. 판소리는 1964년 중요무형문화재로 지정되었고, 2003년 유네스코 무형문화재로 지정되었다.

 

어린이들을 위한 책이지만 이제야 알게 된 우리의 명창 이야기이기에 소중한 책이다. 판소리가 세상에서 가장 긴 노래라는 것도 처음 알게 된 귀중한 책이다. 판소리의 명맥을 이어온 선조들의 이야기이기에 조선 시대 서민들 생활 속으로 시간여행한 기분이다.

 

* 아주좋은날 출판사에서 지원받은 도서로 작성된 서평입니다.

* 한우리북카페 서평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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