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서른에 비로소 홀로 섰다 - 논어에서 배우는 인생 수업
조광수 지음 / 한국경제신문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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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서른에 비로소 홀로 섰다/조광수]논어에서 배우는 인생수업~

 

일생의 계획은 젊은 시절에 달려 있고,

일 년의 계획은 봄에 있고,

하루의 계획은 아침에 달려 있다.

젊어서 배우지 않으면 늙어서 아는 것이 없고,

봄에 밭을 갈지 않으면 가을에 바랄 것이 없으며,

아침에 일어나지 않으면 아무 한 일이 없게 된다.

-공자의 삼계도운(三計圖云) - 19쪽

 

 

기준을 잘 모르겠지만 인생의 한 계절을 18년으로 본다면 전체 인생은 18년의 4계절인 72년이 된다고 한다. 공자의 삶이 72년에 마감했으니 그는 온전한 사계절을 모두 누린 셈이다.

공자의 일평생을 보면 자신이 원하는 삶을 온전히 누렸던 인생이었다. 그는 열다섯에 학문에 뜻을 세우고, 서른에 홀로 섰고, 마흔에는 세상의 어떤 유혹에도 흔들림이 없었고, 쉰에는 하늘의 뜻을 알았고, 예순에는 어떤 말이라도 다 들어줄 수 있게 되었고, 일흔에는 마음이 하자는 대로 해도 어긋남이 없었으니 말이다.

 

2500년 전의 공자는 스마트한 현대의 30대에게도 여전히 이립(而立)을 권한다. 뜻을 바로 세우고, 인격을 바로 세우고, 전문성을 갖춰 경제적으로 바로 서라고 말이다. 30대에 바로 서야 40대에는 불혹(不惑)을 맞을 수 있다고 말이다. 40대를 대비하고 인격의 무게, 사람 됨됨이가 올곧게 갖춰져야 할 시기가 예나지금이나 30대라고 말이다.

 

학창 시절에도 들었던 공자의 이야기들이지만, 아직도 인생의 정답을 찾고 있다. 여름의 무성함이 가을의 결실을 좌우한다는 게 농부의 철학이라는데, 어떻게 살아야 잎과 뿌리가 무성하게 살까. 나이에 맞게 철들고, 나이에 맞게 뜻을 세우고 나이에 맞게 흔들리지 않으려면, 그렇게 자신의 길을 가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자장은 좀 지나치고 자하는 좀 모자라지.

-그러면 자장이 더 낫다는 말씀이십니까?

-지나친 것이나 모자라는 것이나 똑같은 것이다. (24쪽)

 

중용의 미다. 일과 삶의 균형 감각이다. 말은 쉬우나 현실은 어려운 일이지만 나무도 보고 숲도 보는 것이다. 일에서도 전문성을 찾아야겠지만 자신이 가고 있는 방향이 제대로인지 뒤도 돌아보고 옆도 보면서 두루 살피며 중간 체크를 하는 것이다.

 

원칙을 벗어나지 않는 선에서 임기응변의 유연함을 보인 공자다. 음식남녀(먹고 마시고 남녀의 정을 나누는 것은 기본적인 욕망이라는 뜻)에 대한 공감도 있었던 공자다.

마음을 다스리고 내 그릇에 맞는 의로운 욕망을 품고 정진하는 것이 내 인생을 살아가는 방법이라고 한다. 사람다우려면 자신만 잘난 게 아니라는 생각을 해야 한다. 방종과 억제 사이의 균형을 잡아야 한다. 공자는 충성과 용서의 균형을 잡는 일이 중요하다고 한다. 충(忠)은 사람마다 주체성을 갖자는 뜻이고, 서(恕)는 스스로 부끄러움 없도록 평생을 다해 지켜야 할 덕목이다. 결국 충과 서는 사람다워지기 위한 수양의 정점인 인(仁)에 이르는 길이다.

공자가 강조하는 ‘인’이란 어짊이다. 어짊은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고 더불어 살아가자는 공동체 의식이다.

 

삼십대를 살아가는 이들에게 공자가 던지는 메시지는 쉽고도 어렵다.

 

아는 것은 좋아하는 것만 못하고, 좋아하는 것은 즐기는 것만 못하다. (56쪽)

배우고 때맞춰 익히면 또한 기쁘지 아니한가? (59쪽)

군자는 책임을 자신에게서 찾고, 소인은 남에게서 찾는다. (76쪽)

군자는 태연하지만 교만하지 않고, 소인은 교만하지만 태연하지 않다. (79쪽)

내가 하기 싫은 일이라면 남에게도 시키지 마라. (92쪽)

부유한 것과 귀하게 되는 것, 이것은 사람이라면 누구나 바라는 바다. 하지만 정당한 방법으로 얻은 것이 아니라면 누리지 말아야 한다. 가난한 것과 비천한 것, 이것은 사람이라면 누구나 싫어하는 것이다. 하지만 정당한 방법으로 버릴 수 없다면 버리려고 해서는 안 된다. (172쪽)

 

 

좋아하고 즐기는 사람을 이길 수는 없는 법이다. 배움은 삶의 품격을 높이는 일이기에 즐기며 기쁘게 평생을 함께 해야겠지. 인품이 몸에 숙성되려면 부단히 배우고 익혀야 할 것이다. 겉과 속이 한결같이 아름다운 사람이 되기 위해서도 부지런히 몸과 마음을 갈고 닦아야 할 것이다. 무엇보다 마음이 평화로우려면 정당하게 살아야 할 것이다.

 

삼십에 바로 선 공자의 이야기가 쉽고도 어렵고, 어려우면서도 쉬운 말이다. 기원전의 이야기이기에 지금은 다른 것 같다고 부정하다가도 다시금 긍정의 고개를 수그리게 되는 어록들이다. 논어에서 배우는 인생수업이다. 밑줄 쫙~ 긋고 새겨듣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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