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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암여고 탐정단 : 탐정은 연애 금지 ㅣ 블랙 로맨스 클럽
박하익 지음 / 황금가지 / 2014년 12월
평점 :
[선암여고 탐정단, 탐정은 연애금지/박하익]jtbc 드라마 원작 소설, 유쾌한 추리소설~
학창시절을 떠올려 보면 늘 학교와 관련된 귀신이야기가 있었다. 초등학교부터 고등학교까지 말이다. 대대로 내려오는 기묘한 학교 전설은 비 오는 날이면 주 메뉴가 되어 아이들의 입에 오르내렸던 것 같다. 그 오싹한 기분, 그 섬뜩한 기운에 진짜 귀신이 나타난 것 같아 기이한 비명소리가 교실을 가득 메우기도 했다.
여고 시절 학생 탐정단이 있다면 아마 신나는 이야깃거리가 되지 않을까. 학생들의 고민을 미리 파악하고 있다가 적시에 그 고민을 해결하는 탐정단, 생각만 해도 흥분된다. 많은 학생들이 제각각의 고민을 갖고 있기에 학생 탐정단의 존재는 의미 있을 것 같은데.
jtbc 드라마 원작 소설 『선암여고 탐정단 탐정은 연애금지』는 무거운 탐정소설이기 보다는 여고생들의 해프닝을 담은 유쾌한 추리소설이다. 선암여고 탐정단을 중심으로 한 교육의 현실에 맞서는 여고생들만의 깜찍한 해법을 담은 소설이다. ‘선암학사의 여학생 귀신’, ‘걸 그룹사건’, ‘사라진 책가방 사건’ 등 세 편의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다.
첫 번째 이야기는 선암학사의 여학생 귀신 사건이다.
선암여고 탐정단 멤버는 미도를 대장으로 2학년 학생들로 구성되어 있다. 스타를 꿈꾸는 예희, 커트 머리 성윤, 초등학생 시절부터 왕따였던 하재, 천재적인 수학자를 쌍둥이 오빠로 둔 채율은 평상시에 학생들에 대한 자료를 모은다.
사건이 일어나기 전부터 수사에 착수하라는 탐정단 지침에 따라 4명의 탐정 소녀는 전교 36학급을 9학급씩 분담하며 빅 데이터를 수집하고 있다. 평화로운 시기에 촉을 발휘해 정보를 모아두어야 결정적인 시기에 통찰력을 발휘한다나.
어쨌든 탐정 소녀들은 늘 주변과 학교, 선생님, 학생들에 대한 유심한 관찰로 분주한 학기 초를 보낸다. 신학기는 중요한 시점이다. 변화하는 교우관계의 흐름을 파악하는 절호의 기회니까.
선암여고의 기숙사인 선암학사에는 우등생만 들어간다. 학사는 1학년 때부터 성적에 따라 노골적으로 성골, 진골, 6두품으로 나뉜 계급 사회다.
탐정단 멤버인 채율은 전교 1~2등을 다투기에 선암학사에 들어가 있다. 주로 1등을 하는 나나의 질투어린 관심을 받고 있다.
어느 날, 채율은 학사 열람실에서 새벽까지 공부하다가 창문 밖에 나타난 머리를 늘어뜨린 귀신을 보게 된다. 일명 학사 귀신 사건이라 불리는 이 사건에 탐정단은 정의감을 가지고 사건 해결을 위해 뛰어들게 된다.
왕따로 시달리던 하재는 오컬트, 카발리즘, 마법에 관심을 가지면서 과거를 보는 능력이 있다며 카발리스트 킴으로 변신한다. 자신의 능력으로 도움을 주는 블로그를 개설하면서 학생들의 열렬한 지지를 받게 된다.
탐정단의 활약으로 학사 귀신은 엄격한 학사 규칙을 위반하고 외출했던 자들의 소행임이 밝혀진다. 몰래 사다리를 타고 학사 발코니에 오르려다 긴 머리가 얼굴을 가리는 바람에 일어난 해프닝이라는데……. 카발리스트 킴인 하재의 과거를 보는 능력도 탐정단의 빅 데이터 덕분이라는 것이 들통 나게 된다. 이후 탐정단은 성골들의 저격을 잠재우며 학교와 선암 학사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게 되는데…….
성적이 최고라는 가치에 휘둘리는 아이들, 성적으로 계급사회를 만드는 하교 분위기에 대한 저항, 자유를 갈망하는 청춘들의 초상이 학사 귀신, 피로 쓴 글씨, 귀신 머리카락, 괴짜 집단인 탐정단 등으로 그려져 있다.
학내 치안의 한 축을 담당하는 기관으로서의 학생 탐정단 이야기, 성적이 만들어 낸 계급사회, 10대 연예인들의 괴로움, 정글 같은 경쟁 사회인 학교 시체 사건 등 무거운 이야기가 경쾌하고 재치 있게 그려져 있다.
현실에선 불가능한 학생 탐정단이기에 더욱 끌린다. 아이들의 문제는 아이들끼리 스스로 해결하도록 하는 것도 한 방법일 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