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필 교수의 인터스텔라 - 쉽고 재미있는 우주론 강의
이종필 지음, 김명호 그림 / 동아시아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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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필 교수의 인터스텔라]영화 <인터스텔라>와 쉽고 재미있는 우주론 강의

 

영화 <인터스텔라>를 재미있게 보면서 블랙홀과 중력에 대한 이해를 조금은 한 것 같다. 막연했던 우주에 대한 궁금증들이 다소 풀렸다고 할까. 그래도 역시 우주는 가까이 하기엔 너무 먼 당신이기에 누군가의 설명이 많이 필요한 영화였다. 영화 <인터스텔라>의 이해를 돕는 책을 만났다. 진작 만났더라면 더 좋았을 것을......

 

『이종필 교수의 인터스텔라』

이 책을 영화 <인터스텔라>를 보기 전에 읽었더라면 책과 영화를 비교해보는 재미가 있었을 텐데, 아쉽다. 어렴풋하게 알고 있는 블랙홀, 상대성 이론 등을 좀 더 보고 갔더라면 아무래도 영화가 쉬웠을 텐데 말이다.

 

일단 영화는 과학영화의 대가인 크리스터퍼 놀란 감독이 만들었다. 과학자로는 미국 캘리포니아 공과대학교의 중력 전문가인 킵 손 교수가 영화제작에 관여했다. 영화에서는 블랙홀을 사실적으로 묘사했고 중력에 따른 나이 변화 묘사를 잘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고 한다.

 

저자는 입자물리학을 전공한 고려대학교 연구교수인 이종필이다. 책에서는 과학자가 본 영화 <인터스텔라>의 감상 편도 있지만 우주에 대한 전반적인 이야기들이다.

 

저자는 과학의 역사를 천상의 비밀을 밝혀온 역사라며 포문을 연다. 과학은 천상의 비밀을 밝히려던 자들의 자취다.

과거 고구려 시대의 하늘을 담은 천상분야열차지도는 하늘의 별자리 그림, 우주의 모습이었다. 선덕 여왕과 월천대사의 일식 해프닝도 우주의 비밀을 이용한 것이었다. 우주의 비밀은 동서양을 가리지 않고 국가적인 지대한 관심사였다.

 

서양의 경우에 보면 지구에 쏟아지는 별빛의 총량은 무한해야 하며, 그렇게 되면 밤하늘은 대낮같이 밝을 것이라는 움베르토의 역설, 플라톤의 우주론, 아리스토텔레스의 우주관, 역사상 처음으로 망원경을 만들고 기록으로 남긴 갈릴레이, 케플러의 행성의 운동법칙 발견 등으로 우주 연구는 발전을 거듭해 왔다.

이후 뉴턴의 만유인력의 법칙(universal law of gravitation), 중력기둥, 상대성 이론, 일반 상대성 이론, 블랙홀과 웜홀, 우주배경복사, 빅뱅이론 등으로 발전해왔다고 한다.

 

이중에서 블랙홀 이야기가 가장 흥미롭다.

영화에서는 블랙홀의 묘사, 일반상대성이론의 핵심인 아인슈타인의 중역장방정식이 어떻게 등장할까? 과학적 소재나 내용들이 이치에 맞는 것들인지, 과학적 오류는 없는지, 얼마나 놀라운 상상력으로 우주의 심비를 구현했는지에 대한 저자의 설명이 있다.

 

블랙홀은 중력이 강력한 천체인 만큼 블랙홀 주변에 다가갈수록 일반상대성 이론에 의한 시간지연 효과가 아주 커진다. 지구에 남은 머피가 봤을 때 블랙홀로 다가가는 인듀어런스 호와 쿠퍼의 시간은 점차 느려진다. 그러다가 쿠퍼가 사건의 지평선에 이르게 되면 머피가 관측하는 쿠퍼의 시간 간격이 무한대로 팽창한다. (129쪽)

 

시간 간격이 무한대로 팽창한다는 말은 시간이 흐르지 않기에 나이를 먹지 않는다는 것이다. 시간이 멈추기에 쿠퍼가 블랙홀의 사건의 지평선에 걸려 있는 모습만 보게 된다. 반면에 블랙홀로 추락하는 쿠퍼는 자유낙하를 하게 되는데, 강력한 기조력 때문에 엄청난 변화를 겪게 된다고 한다.

 

블랙홀 속으로 들어가면 약간의 위치변화에서도 중력의 차이가 커서 사람의 머리끝과 발끝이 느끼는 중력이 크게 달라진다. 이것이 블랙홀의 기조력이다. 블랙홀 속으로 들어간 쿠퍼는 아마도 엄청난 크기의 기조력을 느낄 것이다. 기조력은 계속해서 쿠퍼를 위아래로 잡아 당길 것이며 쿠퍼가 추락할수록 그 힘은 점점 더 커진다. (131쪽)

 

강력한 기조력은 물체를 늘리게 되고 쿠퍼와 우주선 역시 늘어나면서 비참한 최후를 맞는다고 한다. 블랙홀의 한가운데의 시공간의 곡률이 무한대이기에 그곳에서는 어떠한 물체도 으스러져버린다니, 너무 끔찍한 블랙홀 이야기다. 주변의 물체를 끊임없이 끌어당긴다는 블랙홀의 끝은 무엇일지 궁금하다. 그저 폭발하면서 별의 탄생을 도울까. 세상에 영원한 것은 없기에 블랙홀의 끝이 궁금해진다.

 

<인터스텔라>에 등장하는 블랙홀은 주변에 토성의 고리 같은 원반층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블랙홀의 적도를 가로지르는 가느다란 원반층만 보이는 것이 아니라 블랙홀 남반구와 북반구 주변에 블랙홀 뒷면의 가려진 원반이 고리 모양으로 감싸듯이 그 모양을 드러낸다고 한다. 마치 굴절 렌즈로 주변을 봤을 때 왜곡되어 보이는 것처럼 말이다. 이 부분은 자세히 보지 않아서 놓친 장면인가. 벌써 기억이 없네. 블랙홀의 모습이 이렇게 사실적인 묘사가 가능했던 것은 킵손의 연구진의 역할이 컸다고 한다.

 

웜홀을 이용한 시공간의 빠른 이동은 SF영화의 주 메뉴다.

웜홀은 멀리 떨어진 2개의 시공간을 획기적으로 빠르게 연결하는 통로이다. 웜홀의 입구를 광속으로 운동시킬 수 있다면 시간여행이 가능하다는 주장도 있다니, 언제쯤 가능하게 될까. 언제쯤 우주의 모든 비밀이 풀릴까 궁금하기도 하다.

 

책에서는 팽창하는 우주의 이야기, 우주의 잡음을 발견해서 우주배경복사, 빅뱅이론이 발전하는 이야기, 끈이론, 덧차원 등 우주의 이야기가 흥미롭게 펼쳐져 있다. 어렵지만 늘 흥미로운 주제인 우주론이기에 소중한 책이다. 

 

보이지 않는 것이나 가보지 못한 곳에 대한 미련 때문일까. 우주는 언제나 신비의 세계다.

영화 <인터스텔라>과 비교하며 읽는 쉽고 재미있는 우주론 강의를 들으니, 다시 영화를 보고 싶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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