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세 살, 죽는다는 건 뭘까? 사춘기 어린이를 위한 심리 포토 에세이
김민화 지음, 성혜현 그림, 실비아 사진 / 스콜라(위즈덤하우스)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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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세 살 죽는다는 건 뭘까?/김민화]웰다잉과 웰빙을 위한 청소년 죽음학 수업…….

 

 

모든 생명체는 태어나면 죽음을 향해 가는 것이 자연의 이치다. 삶과 죽음은 연속선상에 있다. 의학적으로는 심폐정지를 기준으로 한다지만 삶과 죽음의 경계는 분명치 않다. 탄생도 미정이지만 죽음도 미정인 인생살이다.

 

하지만 생명 연장의 꿈이 실현되고 있는 요즘 죽음은 자연스럽지 않고 인위적이기까지 하다. 그만큼 죽음을 쉽게 접하는 세상이다. 세월 호를 탄 이유로 죽은 학생들, 성적 비관이나 가정불화로 죽음을 선택하는 학생, 경제난으로 목숨을 끊는 학생, 자연재해로 인한 죽음, 전쟁이나 테러로 인한 죽음 등 죽음이 허다한 세상이다.

 

만약 살아온 날보다 살아가야 할 날이 많은 열세 살 사춘기 학생들에게 죽음을 어떻게 이해시켜야 할까? 어려운 주제를 스토리 텔링 형식으로 쉽게 다룬 책을 만났다. 저자는 죽음에 대한 교육은 노인들보다 어린 학생들에게 더욱 필요한 교육이라고 한다. 공감이다.

 

청소년들 중에는 죽고 싶다는 말을 입에 달고 있는 이도 있을 것이다.

더워 죽겠어, 짜증나 죽겠어, 피곤해 죽겠어, 이러다 죽지, 너 때문에 죽겠어……. 모두 피해야 할 말이다. 마찬가지로 꽃과 나무, 풀 등 식물을 죽이는 것, 소와 돼지, 개 등 동물을 죽이는 것도 생각해 볼 일이다. 죽고 싶다는 말은 함부로 하는 것이 아니다. 말이 씨가 될 수도 있다. 말의 위력을 믿는다면 말도 가려서 해야 할 것이다.

 

‘자살‘을 거꾸로 하면 ’살자‘가 된다. 자살하고 싶다는 의미에는 살고 싶다는 호소를 담고 있다고 한다. 나의 어려움을 제발 알아달라는 강력한 절규일 것이다. 청소년들의 자살 이유가 어떠하든 또래나 선배를 통한 상담이 꽤 효과적이라고 한다. 사춘기에는 친구나 선배가 통하는 이야기를 들어주는 것만으로도 힘이 되는 나이기도 하다.

 

피할 수 있는 죽음에 대한 이야기가 인상적이다.

죽음을 부르는 전쟁이나 테러는 멈춰야 한다. 물론 시작도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종교, 이념, 경제적인 이유로 침략하는 전쟁에서 피해를 입는 건 언제나 아이들과 노인, 여자 등 약자들이다. 죽음 교육이 세계적으로 붐을 일으킨다면 죽음을 재촉하는 전쟁도 적어지지 않을까.

생명을 위협하는 환경문제들도 바꿔야 한다. 오염 물질 방출, 자연을 훼손하는 개발을 멈춘다면 많은 생명을 죽음으로부터 구할 수 있다.

건강을 위협하는 나쁜 습관들도 피해야 한다. 담배, 술, 마약 등 중독성의 유해한 물질 남용을 피해야 하고, 아동 학대, 성매매, 사기와 도둑질도 간접적으로 죽음에 이르게 한다.

농약이나 식품첨가물이 든 유해한 먹을거리는 비만과 질병으로 안내하기에 수명을 단축시킨다. 자연스런 죽음을 위해서는 모두 피해야 할 일이다.

 

죽음 예방 교육에는 식생활 교육, 평화교육, 인권 교육, 환경교육, 서로 돕는 일, 바른 먹거리를 선택하고 소비하는 일, 에너지 자원을 아끼는 일 등 많은 것들이 포함되어 있다.

 

책에서는 13살에 뇌종양을 숨진 더기 토르노 이야기, 죽기 전에 꼭 해야 할 미션 리스트인 버킷리스트 이야기, 부활과 윤회, 청소년들의 자살 이유와 자살 예방, 자살 위험성 예측 척도, 종교별 장례 문화, 애완동물의 죽음을 통해 배울 수 있는 것, 가까운 사람의 죽음에 대한 죄의식, 죽음과 관련된 미신, 죽음을 받아들이는 심리적 단계, 비탄 교육의 필요성, 충분한 애도의 중요성, 피할 수 있는 죽음, 유언장 쓰기, 존엄사와 안락사, 장기이식, 묘비문 쓰기 등이 있다.

 

할머니의 죽음, 애완동물의 죽음을 통해 죽음을 살펴보는 스토리텔링 형식의 죽음학 수업이다. 사춘기 청소년들을 위한 죽음에 대한 인문 여행이기도 하다. 청소년들의 자살이유를 이해하는 것을 시작으로 자살 예방 방법, 다양한 죽음, 장례 문화에 대한 이해, 피할 수 있는 죽음, 애도 과정, 유언장, 묘비 문에 이르는 죽음에 대한 통찰이다. 웰다잉과 웰빙을 위한 청소년 죽음학 수업이다. 의미 있는 수업이다.

 

 

죽음은 분명 두려움이다. 살다가 보면 죽을 뻔한 적도 있을 것이다. 공포에 떨며 식겁한 적도 있을 것이다. 놀라 까무러친 적도 있을 것이다. 죽음이후엔 뭐가 있을까? 죽음 이후엔 영혼이 원자의 상태로 떠도는 걸까? 죽음을 생각한다는 건 삶에 대한 애착도 강한 걸까?

 

죽음을 피해갈 수는 없지만 죽음을 늦출 수는 있다. 좋은 죽음도 있고 황망한 죽음도 있다 웰다잉은 웰빙과도 통한다. 죽음을 준비한다는 건 좋은 삶을 살고 싶다는 바람이 들어 있다. 잘 죽기 위해선 잘 살아야 한다. 멋지게 살면서 삶이 아스라이 꺼져가는 순간까지 천수를 누리다 죽게 되기를 소망한다.

 

*스콜라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된 서평입니다.

*한우리 북카페 서평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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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1-04 06:45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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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1-04 07:22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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