떴다 떴다 비거, 날아라 정평구 - 라이트 형제보다 300년 먼저 하늘을 난 사나이 창의력을 길러주는 역사 인물 그림책
안영은 글, 안선형 그림 / 머스트비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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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떴다 떴다 비거, 날아라 정평구]라이트 형제보다 400년 먼저 하늘을 난 사나이

 

 

한국의 유산이지만 세계적으로 알려지지 않은 것이 많이 있을 것이다. 조선의 비행기인 ‘비거(飛車)’도 그 중 하나일 것이다. 임진왜란 당시인 1592년 비거가 만들어졌기에, 1903년 12월에 하늘을 날았던 미국 라이트 형제의 비행기보다 약 400 년 정도 앞선 비행기다. 우리도 잘 몰랐던 조선 비행기, 비거의 이야기를 만났다.

 

 

 

 

비거의 제작자는 정평구다. 그는 전라북도 김제에서 가난한 평민의 아들로 태어나 어렸을 때부터 만들기를 좋아하고 총명했다고 한다.

 

임진왜란 당시, 진주성 김시민 장군 휘하에서 군인이 되었다. 그는 낮에는 군사훈련을 받았지만 밤에는 대나무와 광목천으로 커다랗고 튼튼한 연을 만들기도 하고 하늘을 나는 수레를 만들기 위해 연구를 거듭하게 된다.

하늘을 날다가 밤송이에 걸려 ‘밤송이 평구’가 되기도 하고, 쇠똥 더미에 빠져 ‘쇠똥 평구’가 되기도 하고, 바람의 힘을 이용하다 장군님의 집 지붕에 처박히기도 하고, 지붕을 부순 죄로 그 장군님의 집에서 풀무질을 하다가 나는 기구를 구상하게 된다.

 

 

 

 

결국 하늘을 나는 ‘비거’를 완성한 정평구는 진주성이 불타는 상황에서 많은 일들을 하게 된다. 성 안에 갇혀 있던 아씨를 구하기도 하고, 전쟁소식을 이웃 마을에 전하기도 한다. 식량을 싣고 성 안에 전하기도 하고, 하늘을 날며 종이 폭탄을 왜군에게 던지기도 한다.

 

정평구에 대한 자세한 기록은 없고 간단한 기록만 남아 있다니, 아쉬운 대목이다.

 

1592년 10월, 성이 왜적에게 포위되자 정평구는 비거를 타고 성안으로 들어가 우두머리를 태우고 30 리 밖으로 피난시켰다.

 

조선 후기 실학자 신경준의 『여암전서』에 실린 ‘비거’에 대한 기록이다. 실학자 이규경의 『오주연문장전산고』에도 정평구의 비거에 대한 기록이 있다. 이규경의 책엔 ‘비거가 4명 정도를 태울 수 있고 따오기 모양이고, 배를 두드리면 바람이 일어서 공중에 높이 떠올랐다’는 기록이 있다. 일본 기록인 『왜사기』에도 정평구의 비거 기록이 나와 있다고 한다.

 

 

 

 

책에서는 조선시대의 특이한 무기들도 소개하고 있다.

똥 대포인 분포는 대나무 통에 똥을 넣어 물총처럼 쏘았다고 한다. 뿔 쏘는 수레 화차는 불화살 수백 개를 로켓처럼 쏠 수 있던 무기였고, 폭탄인 비격진천뢰는 내부의 폭파시간을 조절할 수 있었다. 방어용 무기인 장태는 동학농민군이 개발한 항아리 모양의 총알 방패막이라고 한다.

 

 

 

 

조선사회에서 실학을 무시하고 기술과 잡학을 무시하던 풍조 때문이었을까? 혁신적인 기술인 비거 기술이 이어지지 못하고 사장되어서 아쉽다. 비거 설계도도 없기에 더욱 아쉽다.

바람을 타고 공중을 나는 조선 비행기인 비거는 10m 높이로 날아 30리 밖으로 갔다니, 대단한 기술인데…….

 

 

 

 

지금 공군사관학교 박물관에는 고증에 따라 제작한 ‘비차’가 전시되어 있다고 한다. 2000년 KBS 역사스페셜 팀에서도 기록에 의거해 비거를 복원했고 실제 실험까지 마쳤다고 한다.

 

친근한 재료인 대나무를 이용해 공학적 기술을 사용한 비거의 이야기를 제대로 알게 된 동화다. 임진왜란 당시인 1592년 비거의 존재가 왜 지속되지 않았을까? 군사력이 국력이기도 하기에 무척 아쉽다.

 

*머스트비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된 서평입니다.

*한우리 북카페 서평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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