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두렵지 않은가 - 차이나 대륙 20개 주요 지역 인문 여행기
유광종 지음 / 책밭(늘품플러스)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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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두렵지 않은가]중국 역사와 문명과 함께하는 인문여행, 재밌다.

 

역사와 문화에 관심 있기에 G2로 성장한 중국 이야기는 아무리 읽어도 지겹지가 않다. 세계 1위의 인구수, 세계4위의 면적, 열대 기후와 냉대 기후, 건조기후에 이르는 다양한 기후적 특성을 지닌 중국은 아무리 읽어도 늘 새로운 내용과 접하게 된다. 중국의 역사와 문화와 함께하는 지역별 인문 여행을 만났다. 『중국이 두렵지 않은가

 

저자는 기자 생활 23년 경력의 기자 생활을 한 언론인 유광종이다. 대학에서 중어중문학을 전공했고, 홍콩에서 중국 고대 문자학을 연구했다. 중앙일보에서 여러 분야를 거치면서도 주력분야는 중국이었다고 한다. 중국 베이징 특파원 등 중국 권역에서 생활한 기간은 12년이나 되는 중국 통이다.

 

 

덩샤오핑의 고향이자 매운 음식으로 유명한 쓰촨(四川)의 이야기가 흥미롭다.

‘쓰촨 땅의 개는 해를 보고 짓는다’는 중국 성어가 있다. 거대한 분지 지형인 쓰촨은 운무가 자주 끼는 날씨이기에 맑은 하늘을 보기 어렵다. 맑은 하늘이 이상하고 낯설어서 개가 짖는다는 의미다. 그만큼 쓰촨 사람들이 외부 환경에 둔감하고 새로운 변화에 무관심한 것을 빗대고 깔보는 말이다. 쓰촨 사람들이 고지식하고 자기중심적인 사고를 가졌다니, 기후적인 특성, 분지 지형의 특성, 천혜의 농업환경에서 나는 작물로 자급자족할 정도이니 바깥 세상일은 관심 둘 이유가 없었을까? 하지만 이곳 출신인 덩샤오핑은 개혁과 개방으로 유명하지 않나. 예전의 습성을 빗댄 말이 이젠 관용어처럼 사용되는 경우다.

 

비옥한 식량생산지인 까닭에 쥐가 많아서 쥐와 관련된 속담이 많다니, 재미있다. 식량을 훔쳐 먹는 쥐와 쥐를 잡는 고양이 이야기, 실용주의자 덩샤오핑의 ‘황묘백묘’ 모두 쥐와 고양이와 관련된 이야기다.

 

미당 서정주의 <귀촉도>의 배경이 옛 쓰촨 지역에 있었던 촉나라의 두우 이야기라니, 신기하다. 이름처럼 큰 하천이 많은 촉나라의 치수 이야기, 두우가 부하 별령에게 쫓겨나 울다가 죽었더니 두견새가 되었다는 이야기, 유비의 촉한 이야기, 당나라 때의 천재 시인 이백, 북송 때의 문인 소동파, 유일한 여 황제 측천무후, 쓰촨의 풍부한 토지와 충분한 식량생산은 다른 지역민들의 유입을 이끌었고 이질적인 문화의 융합을 이루었다는 이야기 등 모두 흥미롭다.

 

쓰촨을 시작으로 저장, 안후이, 장쑤, 후베이, 장시, 후난, 광둥, 상하이까지 이르는 인문여행이다. 중국의 역사와 인물, 문명과 만나는 재미있는 중국의 속을 들여다보는 이야기다.

 

중국이 G1이 되기에는 강대국의 견제가 있기에 힘이 들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런 책을 읽을 때마다 중국의 오랜 역사의 힘, 문화적 저력을 느낄 수 있기에 언젠가는 G1으로 등극하지 않을 까 싶은 생각이 든다.

 중국의 문화, 역사, 속담, 자연환경에 얽힌 지역별 이야기를 읽으니 중국이 더욱 두려운 존재로 다가온다. 중국이 동아시아의 패권, 세계의 패권을 뺏긴 것은 청조가 망한 이후 100년일 뿐이기에 언젠가는 그 저력을 발휘하리라는 생각이 들어서다. 하지만 두려움보다 중국을 더욱 알고 싶다는 욕심이 생긴다. 중국을 알아야 중국을 이길 수 있으니까.

쉽고 재밌게 쓰인 책, 사진과 자료가 풍부해서 이해를 돕는 책,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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