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정상에서 본 것을 당신도 볼 수 있다면 - 극한의 상황에서 깨닫게 되는 삶의 지혜
엘리슨 레빈 지음, 장정인 옮김 / 처음북스 / 2014년 12월
평점 :
절판


[내가 정상에서 본 것을 당신도 볼 수 있다면]탐험가 그랜드슬램 달성, 대단타!

 

높은 산을 오르는 일을 좋아하지만 에베레스트는 내 능력 밖이라고 생각한다. 추위를 잘 타는 탓에 겨울 등산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험한 등반보다는 평지나 야트막한 산을 타박타박 걷는 걸 더 좋아한다. 도시의 골목을 걸어도 신기하고, 야트막한 산의 숲길을 걸어도 기분이 좋다. 이런 기분과 에베레스트 정복이 주는 기분이 다르다고 해도 에베레스트는 내게 너무 큰 용기를 필요로 한다. 그래서 오지 여행, 에베레스트 정복에 대한 이야기는 늘 신선한 충격이다.

 

탐험가 그랜드슬램 달성! 정말 대단한 이야기를 만났다. 나는 감히 엄두도 못 낼 그랜드 슬램을 이뤄낸 이야기다.

 

책에서는 탐험가 그랜드슬램을 달성하면서 겪은 체험들을 통해 인생의 이치를 들려준다. 잠과의 사투, 추위와의 전쟁, 정상에서의 경이적인 체험들, 죽음과 가까이 한 경험들이 모두 아찔할 정도다.

 

저자가 말하는 철두철미한 준비가 가장 인상적이다.

만약 국내에서 등산을 간다고 해도 옷과 장비, 음식 준비는 철저해야 한다. 만일의 위험 사태에 늘 대비해야 한다. 더구나 에베레스트라면, 얼마나 준비가 철저해야 할까? 비상식량, 산소탱크, 기술과 능력 등 극도로 완벽하게 준비해야 산다.

 

정상을 오르는 것은 단지 절반의 성공이라는 것을 잊는 사람이 많다. 높은 산에서 발생하는 사망 사고 대다수는 정상에 오른 후에 발생한다. 정상에 오르는 데 에너지를 모두 소비해 버려서 에너지 하나 없는 몸으로 산을 내려오기 때문이다. (31쪽)

 

험한 길일수록 준비는 완벽해야 살아남을 수 있으리라. 히말라야 산 정상에서 내려오는 길이 상상이나 할 수 있을까? 좌우가 낭떠러지 얼음길일 텐데. 보통의 등반 사고도 하산 길에 생기지 않나. 산소 양도 충분해야, 몸 속 에너지도 충분해야 안전한 하산길이 보장되겠지. 오르는 것만 생각하고 몸 속 에너지를 소진하지 말아야한다는 충고다.

 

무조건 에베레스트 정상 정복에 목을 매던 사람들은 대부분 산 중에서 죽고 만다니, 산봉우리에서 내려올 때까지를 모두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는 울림이다. 극한의 환경이라면 적절한 훈련과 철저한 준비, 강인한 정신력과 함께 실패를 염두에 두어야 한다. 남극점에서 스콧이 이끄는 팀이 실패하고 아문젠이 이끄는 팀이 성공한 이유도 스키 타는 법을 미리 익힌 준비성 때문이었다니. 그러니 성공 뒤의 실패를 늘 예상하고 있어야 한다는 말이다.

 

그녀의 준비 과정은 직장 생활 중에 하는 등반이었기에 더욱 힘이 들지 않았을까?

에베레스트 탐험을 지원해 줄 후원사를 찾는 일, ‘암 연구 V 재단’기금을 마련하는 일, 비슷한 환경조건을 갖춘 산을 찾아 등산준비를 한 일, 수면 박탈 상황에 익숙해지기 위한 훈련, 탈수와 칼로리 박탈 상태에 대한 적응 훈련 등 완벽하고 철저한 준비를 위해 노력하는 시간들이 대단해 보인다. 때로는 단조롭고 고독한 훈련의 연속을 견뎌야 하고, 때로는 안주하고 싶은 마음을 다독거려야 하고, 때론 실패하더라도 주저 않지 않는 뚝심도 길러야 하는 것도 모두 준비과정에 길러야 할 인내력이다. 대단한 준비성이다.

 

 

저자인 앨리스 레빈은 월 스트리트에서 골드만 삭스도 다녔고 웨스트포인트 미 육군사관학교의 행동과학 리더십과에서 부교수로 근무하기도 했던 극지 탐험가이자 등반가다.

 

그녀는 최초로 미국 여성 에베레스트 등반대 대장으로도 활약했다. 7대륙 최고봉을 모두 등정했고 남극점과 북극점을 스키를 타고 통과해서 그랜드 슬램을 달성했다. 더구나 세 번의 심장 수술, 날씨가 추워지면 손가락과 발가락 혈관이 기능장애를 일으키는 레이노드 병을 극복하며 이룬 쾌거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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