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라리 죽지 그래 - 남정욱이 청춘에게 전하는 지독한 현실 그 자체!
남정욱 지음 / 인벤션 / 2014년 11월
평점 :
품절


[차라리 죽지 그래/남정욱]자기계발서에 목매는 청춘들에 대한 독한 조언들...

 

제목만 보고는 소설인 줄 알았다. 『차라리 죽지 그래』글자 하나하나마다 압정, 못, 옷핀, 권총, 칼 등이 꽂혀 있고 목을 맨 청춘의 그림이 잔혹하게 그려져 있다. 대단한 미스터리, 끔찍한 추리소설에 대한 기대감이 책을 펼치는 순간 사라진다. 하지만 잔인한 느낌은 그대로다. 악몽 같은 섬뜩한 충고들이 즐비하니까.

 

 

 

 

빗나가고 꼬이고 좌절과 실패와 실망이 반복되던 중 어쩌다 가끔 횡재하는 게 인생이다. 되는 일보다 안 되는 일이 더 많고 목적과 목표는 수시로 변한다. 「인생은 문제 해결의 연속이다」라는 책이 있다. 바꿔 말하면 ‘인생은 문제 발생의 연속이다’가 되겠다. 대체로 잘 풀리고 어쩌다가 안 풀리는 게 생이다. (17쪽)

 

사실 너무 정곡을 찔러서 불편할 지경이다. 세상의 많은 희망과 긍정의 자기계발 서적에 대한 쓴 소리니까. 88만원 세대인 20대의 무기력은 40대엔 무력한 중년으로 결실을 맺는다니, 대놓고 독설이다. 하지만 인정하기 싫은 현실이다.

 

자연은 평등 같은 것을 모른다. 자연은 천재성과 미, 건강, 활력, 지능 등을 불공평하게 분배하고 있으며, 그런 것들을 가진 사람들을 동료들보다 우월하도록 만들고 있다. (…….) 자연은 평등을 모르는 것만이 아니다. 천지창조 이후로 자연은 언제나 연속적 차별을 통해서, 말하자면 불평등을 심화시키면서 진보를 이루어왔다. -심리학자 귀스타브 르 봉- (36쪽)

 

저자는 불평등한 자연, 불평한 사회에서 현실을 직시하고 자신의 인생을 객관적으로 볼 수 있는 것들이 있다고 한다. 부모의 경제력과 부모의 사회적 지위, 나의 지능, 나의 재능, 나의 인내심, 나의 정보를 상·중·하로 체크해 보는 것이다.

 

부모의 경제력과 부모의 사회적 지위, 둘 다가 상이면 일단 출발점이 좋은 조건이다. 이것은 이미 정해진 것이기에 바꿀 수 없는 조건들이다.

출발점이 불리하다면, 나의 지능과 나의 재능, 나의 인내심, 나의 정보가 중요해진다. 후천적으로 이 네 가지를 모두 상으로 만들어 가야 한다. 먼저 자신을 바로 아는 것이 중요하다. 창의적인 사람, 대인 친화적인 사람, 효율적인 사람인가에 따라 맞는 조직을 선택해야 한다. 인턴이나 알바의 일차적인 목적도 자신이 이 일과 맞는지를 점검하는 것이다. 그렇게 자신의 본성에 맞아야 회사도 살리고 자신도 살리기 때문이다.

 

흥미로운 건 자신의 마이라이프를 소개하면서 청춘들에게 독설을 하고 잇다는 점이다. 더구나 ‘강신주라는 괴물, 혹은 인문학에 대처하는 우리들의 자세’, ‘란도샘이라는 착한 어른, 혹은 오로지 서울대생을 위한 청춘 강의’, 이류와 삼류 인생을 위한 ‘진짜 자기계발서’를 소개한다는 점이다. 「강신주의 다상담2」는 읽은 적이 없고, 란도샘의 「아프니까 청춘이다」는 읽다가 말았기에, 이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다음 기회에…….

 

 

 

농담수업, 못해도 중간은 가는 사람들의 7가지 습관 등은 이전에 읽은 자기계발서와 별나게 다르다. 작가수업까지 받았던 경험 때문일까? 재미있고 통쾌한 글이다.

 

책을 읽다가 보면, 비록 불가능하더라도 그런 희망마저 꺾으면 어쩌란 말인가 싶다. 실현 불가능한 희망이라도 비빌 언덕이 되어 주어야 하지 않나 싶다. 그래도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찾고 즐겨서 하라는 말은 돈이 드는 일이기에 굶어 죽으라는 말이거나, 일류 인생에만 속하는 조언들이라는 말에는 공감하게 된다.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찾아 즐겨서 하라는 말은 대부분의 청춘들에게는 쉽지 않은 일이니까.

 

경쟁과 불안의 시대는 예나지금이나 매한가지다. 상위 그룹을 뺀 나머지는 목숨을 걸고 사생결단의 자세로 살아야 한다. 착하고 순하게만 살아 갈 수 없는 것처럼, 절대 긍정과 낙관만으로 살아가기엔 버거운 세상이다. 그런 세상을 살아가는 청춘들에 대한 조언들이다. 기존의 절대 긍정의 자기계발서에 대한 독설이자 도전이다. 어떤 책을 읽느냐는 각자의 몫이리라. 현실을 무시할 수도 없고, 긍정을 포기할 수도 없다. 무엇보다 자신에게 도움이 되는 부분, 필요한 부분만 취사선택하면 되는 거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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