쓸개 1~3 세트 - 전3권
강형규 지음 / 네오북스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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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쓸개/강형규/네오카툰]막대한 황금의 진실을 캐는 쓸개의 통쾌한 액션이 돋보여...

 

인기 웹툰을 책으로 만났다. 「쓸개」

제목에서부터 비릿함, 폭력, 무법성이 느껴진다.

 

신체 장기의 하나인 쓸개는 간의 밑에 있는 작은 주머니로 흔히 담낭이라고 부른다. 간으로부터 나온 쓸개즙을 잠시 저장해서 수분을 흡수하거나 점액을 분비해서 쓸개즙을 농축시킨 뒤 십이지장으로 내보낸다. 쓴 맛이 나는 쓸개는 우리 몸에서 제거해도 소화에는 지장이 없을 정도다. 하지만 쓸개만의 역할이 있을 것이다. 이 책의 주인공 쓸개 역시 신체장기인 쓸개처럼 이름조차 없을 정도로 존재감은 없지만 자신의 역할을 해내는 존재다.

 

 

 

 

주인공 쓸개는 이름도 없는 무적자다. 어미의 몸에서 떨어져 나온 아기는 신체 기관이나 신체 부위로 이름을 지어야 건강하고 효도를 한다는 고향의 미신에 따라 이름을 쓸개로 지었다고 한다. 하지만 출생신고가 되지 않아 세상의 기록에는 없는 무적자 신세가 된다.

조선족 어머니에게서 태어났지만 국적이 없기에 세상 밖으로 나올 수 없는 존재다. 그래서 쓸개는 20년을 지하실에서 살면서 세상에 대한 정보와 지식을 오직 글자를 통해 배워왔다.

 

어느 날 양아버지가 죽으면서 400kg의 황금을 남기게 된다. 240억 원 상당의 금덩어리는 어머니가 남긴 것이라고 한다. 이후 쓸개는 막대한 황금을 가지고 처음으로 세상 밖으로 나오게 된다.

 

책으로만 알았던 낯선 세상과 조우하면서 쓸개는 금덩어리를 온전히 가치 있는 그 무언가로 바꾸겠다고 결심하게 된다. 그리고 부모가 모두 다른 이복동생 마희재와 함께 금의 진실을 캐는 과정에서 쓸개는 자신의 과거를 알게 되고 황금에 얽힌 비밀도 알게 된다.

 

세상에 무관심하고 책만 보던 쓸개가 위험한 금덩어리를 세상의 높은 가치로 온당하게 바꾸겠다며 나서는 모습이 무슨 현대판 홍길동 같다. 동에 번쩍 서에 번쩍하는 대단한 활약을 보니, 무슨 완전체 같다.

 

 

 

 

무지해서 세상이 낯설고 무서운 남자, 하지만 용기를 내어 과거 엄마의 행적과 금 행적을 찾아 중국으로 건너가는 이야기, 점유이탈횡령죄로 경찰에 쫓기는 이야기, 정치인과 브로커의 연결, 금을 자존심처럼 여기지만 마누라와 자식은 내버리는 비정한 아버지에 대한 정의 실현 등이 통쾌하게 그려진 만화다.

 

 

처음 만나는 낯선 세상에서 전혀 주눅 들지 않고 권력과 돈에 어두운 이들과 맞장 뜨는 모습이 유쾌한 한 편의 액션 영화를 보는 느낌이다. 글로 배운 지식이지만 쓸모 있게 잘 활용하는 주인공을 완전체로 그린 만화다. 금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추격전이 오싹한 공포감, 쫄깃한 스릴, 뛰는 놈 위에 나는 놈의 활약이 무슨 마법처럼 완벽하다. 굳이 필요 없는 장기인 쓸개, 그래도 쓸개만의 역할이 있기에 퇴화하지 않고 남아 있지 않았을까? 주인공 쓸개처럼 말이다. 그런 생각이 든다.

 

작가는 강형규다. 2002년 『영챔프』에서 환영문으로 데뷔했다. 2006년 장편 「장화림」으로 대한민국만화대상에서 신인상을 수상했다. 「라스트」, 「다이아몬드」, 「무채색가족」 등이 있다. 「라스트」, 「다이아몬드」는 드라마와 영화로도 제작 중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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