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을 말해줘
존 그린 지음, 박산호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14년 10월
평점 :
절판


[이름을 말해줘]사랑은 그래프로 나타낼 수 있어!^^

 

세상의 많은 일들은 수학공식으로 이루어져 있지만 인간의 감정조차도 수학공식으로 나타낼 수 있을까? 답이 딱 떨어지는 연애 방정식이 있다면 사랑과 실연에 대한 것도 예측할 수 있을 텐데…….

 

 

 

 

천재 소년 콜린 싱글턴은 고교 졸업하던 날 19번 째 캐서린에게 차인다. 어릴 적부터 신동으로 불렸던 콜린은 모든 것을 수학적으로 정리하는 습관이 있다. 어느 날, 콜린은 그동안 자신이 사귄 여자 친구가 19명이었다는 사실과 그녀의 이름이 모두 캐서린으로 일치한다는 사실, 더구나 모두 자신에 차였다는 사실을 정리하면서 실연의 아픔을 수학 공식으로 정리하고자 결심한다. 그리고 절친인 레바논계 친구 하산과 함께 하산의 회색차를 몰고 여행을 떠나게 된다. 두 사람은 자동차 여행길에서 투어 가이드인 린지 리 웰스를 만나게 된다.

 

여행하는 동안 콜린은 첫 번째 캐서린부터 시작해서 열아홉 번째 캐서린까지 떠올리며 자신의 사랑방정식을 세우고 이차함수 그래프로 나타내게 된다. 시간 투자와 행복과의 관계, 남자가 찬 경우와 여자가 찬 경우의 관계에 대해서 말이다.

 

-내가 그걸 예측하는 방법을 찾아냈어. 한 번도 만나본 적이 없는 남녀라도 공식에 넣어보면 한 번이라도 데이트를 했을 경우 누가 누굴 찰지. 그리고 그 관계가 대략 얼마나 지속될지 그래프로 나온다니까.

 

-사람들의 기본적인 행동 패턴을 이해하고 있다면 미래를 내다볼 수 있기 때문이야. (65~66쪽)

 

여행 도중 유레카의 순간마다 그래프를 점검해 나간다. 매번 사랑에 차였던 콜린의 서툰 사랑 공식은 결국 완성을 하게 된다. 콜린이 과거에 캐서린을 찬 적이 있었다는 것을 기억해내자, 지지부진하던 수학적 정리가 빠르게 완성된다.

 

-모든 연애는 항상 실연이나 이혼이나 죽음으로 끝나더라. 내 연애는 이혼 아니면 죽음으로만 끝내기로 했어. (273쪽)

 

-이 공식을 만든 진짜 이유는 관계의 기복을 예측할 수 있느냐를 알아보기 위해서였어.(275쪽)

 

콜린은 여행 도중에 겪게 되는 현실 속에서 많은 것을 깨닫게 된다. 삶이란 목표를 달성하는 것이 전부가 아니라는 것, 결과보다 어떻게 중요한 한 사람으로 살아가느냐의 과정이 중요하다는 것, 실연이 꼭 슬픈 감정만이 아니라 진정한 사랑을 만나기 위한 일상적인 단계임을, 미래는 결코 수학적 정리의 논리로 이해할 수 있는 것이 아님을 깨닫게 된다.

 

 

 

 

영화 <안녕? 헤이즐>의 원작소설인 <잘못은 우리별에 있어>로 잘 알려진 존 그린의 작품이다. 2006년 출간 당시 북리스트, 혼북, 커커스 등 미국 내 유력 매체가 선정한 올해의 책으로 뽑힌 책이다. 2007년 전미도서관협회의 최고의 청소년소설로 선정되기도 했다. 가장 뛰어난 청소년 소설에 수여하는 마이클 프린츠 상 최종 후보에 오르기도 한 작품이라고 한다.

 

이제 막 사회 속으로 들어간 청춘들의 사랑과 실연을 통해 성장하는 모습을 밝게 그린 소설이다. 엉뚱 청년 콜린, 유쾌한 친구 하산, 새롭게 만난 발랄 소녀 린지가 완성해가는 사랑 방정식을 재미있게 그린 소설이다. 불안과 혼란의 십대 후반 청춘들의 사랑과 삶에 대한 고민과 성찰을 유쾌하고 따뜻하게 그리고 있다. 철자 순서를 바꿔 말하는 애너그램 놀이가 많이 나와서 더욱 흥미로운 소설이다.

 

문화적인 차이 때문인지 속도감은 나지 않은 소설이다. 그래도 사랑을 그래프로 나타낼 수 있다는 발상이 재미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잘못은 우리별에 있어>가 더 취향에 맞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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