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적체험과 예술교육
곽덕주 외 지음 / 이음스토리 / 2014년 2월
평점 :
품절


[미적체험과 예술교육]이런 미적체험, 널리 알렸으면 좋겠다.~

 

서울문화재단에서 엮어낸 『미적체험과 예술교육』

미적체험이라는 말에 끌려서 펼친 책이다. 읽다가 홀려서 전율이 일 정도다. 교직에 있는 친구들에게 꼭 전하고픈 책이다.

 

어릴 적 미적체험을 해본 경험이 그다지 없기에 늘 예술적인 갈증 같은 것이 있었다. 어른이 되어 피아노도 두드려보고 기타도 쳐보고 붓도 잡아 보고 예술 관련 책을 뒤적이고 있다. 어렸을 못 해 본 것에 대한 목마름 때문일까? 이 책을 보면서 무용이나 연극에 대한 미련도 생기고 있다.

 

 

 

 

이름 정도만 알고 있던 서울문화재단에서 이런 책을 펴냈다니, 정말로 반갑다. 서울 뿐 만 아니라 전국에서 이런 미적체험 붐이 일었으면 좋겠다. 전문예술인들이 아닌 일반인, 예비 예술가, 예비 교사들을 위한 프로그램이기에 누구나 어렵지 않게 시도할 수 있는 내용들이다. 하지만 내용이나 그 깊이는 굉장한 프로그램들이다. 학생들이 실제로 해보면 치유가 되고 창의력이 샘솟지 않을까 싶을 정도다.

 

책에서는 미적체험과 예술교육의 이해, 연극예술과 미적체험, 시각예술과 미적체험, 음악예술과 미적체험, 무용예술과 미적체험, 미적체험 예술교육을 위한 교육학적 구성 등의 내용들이 있다.

 

 

 

 

 

연극예술과 미술체험에 나오는 여러 가지 프로그램들이 인상적이다.

낯선 장소, 낯선 사람들, 낯선 분위기와 마주한 교육생들의 첫인사 활동이다.

활동 01 - 낯설게 인사하기’를 정리해 보면…….

⦁음악을 느끼며 공간을 걷는다. 서로 스치는 사람들끼리 한쪽 눈을 지그시 감으며 윙크를 한다. 자신의 발가락 끝으로 스쳐가는 사람의 발가락과 비비며 인사를 나눈다.

⦁서로의 무릎과 무릎을 맞대고, 엉덩이끼리 마주치고, 등을 비벼본다. 공간을 빠르게 걸어가며 이동한다.

⦁스쳐가는 사람들과 높게 점프하며 하이파이브를 한다.

⦁서로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인사를 나눈다. 점점 더 빠르게.

⦁얼음! 움직임을 잠시 멈추어 본다. 주변을 한 번 둘러보면, 모여 있는 공간과 빈 공간이 보인다.

⦁자신의 몸 전체를 이용하녀 강의실 공간을 하나의 선으로 만들어 본다.

⦁‘하나, 둘, 셋!’ 하고 외치면 동시에 모두 점프! 서로 부딪히지 않도록 타인과의 주파수를 잘 맞추어 비어 있는 공간을 찾는다.(32쪽)

 

서먹했던 분위기가 금세 열기로 꽉 채워지고, 서로에 대한 낯설음도 줄어드는 체험이다. 나아가서는 같은 경험을 나눈 동지애, 같은 공간을 채우고 있다는 동류의식이 생기는 활동이다. 평소에 전혀 생각하지 않았던 낯섦과 인사의 상관관계를 짚어보게 된 대목이다.

 

우리는 왜 인사를 할까? 인사는 왜 만들어 졌을까? 인사를 하면 어떤 효과가 있을까?

서로에 대한 서먹함을 없애고 친해지기 위한 행동이 인사였음을 생각하게 된다. 악수와 포옹도 친해지기 위한 본능적인 행동이었음을, 하이파이브와 외침도 친해지기 위한 제스처였음을 새기게 된다.

연극적인 행위를 통해 인간관계를 배울 수 있고 마음을 열 수 있는 체험이다. 몸을 부딪치고 점프하고 눈을 맞추고, 공간을 채워가는 미적체험에 대한 이야기를 읽으며 낯섦이 친근함으로 변해가는 것을 느낄 수가 있다.

 

 

 

 

어릴 적 미적체험은 평생을 좌우할 것이다. 특히 가정에서, 유치원에서, 어린이집에서 시작하는 미적체험은 예술에 대한 감각을 키울 수 있는 좋은 기회일 것이다. 초등, 중등, 고등학교에서의 미적체험들도 평생에 영향을 줄 것이다. 학교에서도 국영수의 분량을 줄이고 이런 체험이 더 많아진다면 좋지 않을까? 미적체험을 통해 타인과의 소통능력과 공감능력, 자아 존중감을 키울 수 있을 테니까 말이다. 무엇보다 자기 내면의 소리를 끄집어낼 수 있기에 스트레스 해소도 되고 자신의 꿈을 찾게도 될 것이다.

 

 

 

 

보통사람을 위해, 실제 생활에 힘과 위로가 되도록, 창의적 인재를 위해, 고상하고 우아한 삶을 위해, 감수성 변화를 위해, 지각력을 민감하게 깨우기 위해 이런 예술교육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무디어진 마음, 딱딱한 마음, 경직된 마음을 풀어주는 예술체험들이 가득하다. 표현 방식을 배우고 지각하는 방식을 배워 자신만의 새로운 길, 새로운 도전을 시도하게 한다. 몸의 움직임, 마음의 소리를 표현하고, 질문할 줄 아는 교육. 보통사람들, 예비예술인들을 위한 전인교육이다. 대안교육, 기존의 예술교육, 공교육의 예술과는 다르지만 가장 원리적인 예술교육인 것 같다. 머리를 확~ 깨우는 책, 정신을 맑게 하는 책이다.

 

관찰하고 표현하는 것, 느끼고 발산하는 것을 즐기게 하는 체험들, 나도 받고 싶다.

 

 

 

 

이 책은 ‘서울문화재단 예술교육총서‘ 두 번째 책이다. 이 책은 2012년, 2013년에 진행되었던 ‘창의예술교육 입문과정’의 기록들이다.

 

서울문화재단은 ’시민과 예술가가 함께 행복한 문화도시 서울을 만든다‘는 목표 아래 문화예술 창작 및 보급, 예술교육, 시민 문화예술활동을 지원하는 단체라고 한다. 2007년부터 국내 최초로 예술가들을 체계적으로 교육하는 프로그램을 시작했고, 2012년에는 ’창의예술교육과정‘으로 개편해서 ’미적체험과 통합예술교육에 대한 철학과 가치를 공유하고 독창적 커리큘럼을 실천하고 있다고 한다.

 

 

 

 

참고로, 창의예술교육과정은 입문과정과 심화과정으로 되어있다.

입문과정에서는 예비 예술가교사들이 스스로 학습자가 되어 예술을 경험하고 이해하며 각 예술장르의 기본언어 및 미적 요소를 탐구하고 성찰한다.

심화과정에서는 교사로서의 교육과정 설계 및 구성의 방법적 원리를 이해하여 예술교육 프로그램의 기획개발운영을 위한 실질적인 프로젝트를 수행한다. (속표지에서)

 

서울문화재단 : www.sfac.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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