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가족의 역사 북멘토 그래픽노블 톡 1
리쿤우 지음, 김택규 옮김 / 북멘토(도서출판) / 2014년 11월
평점 :
절판


[내 가족의 역사/북멘토]일본 종군 기자가 남긴 중일전쟁의 현장 사진에 내 가족사가...

 

모든 전쟁은 기억되어야 한다. 전쟁의 참상도 기록되어야 한다. 전쟁 피해자들의 상처도 어루만져야 한다. 다시는 전쟁이 일어나지 않도록, 다시는 참혹한 피비린내가 진동하지 않도록, 더 이상 아파하지 않도록 말이다. 중일전쟁의 현장을 담은 일본 종군기자의 사진을 보니, 더욱 그런 생각이 든다.

 

청일전쟁, 중일전쟁으로 이어진 전쟁의 역사에서 가장 큰 피해자는 무기도 없었던 선량한 백성들이었을 것이다. 청일전쟁으로 시작해 중일전쟁, 태평양전쟁으로 이어진 전쟁사에는 일본의 야욕과 제국주의가 자리 잡고 있을 것이다. 아직도 그 시절을 기억하는 모든 이들에게 이 책은 아픔이자 고통이면서도 후련함이자 치유일 것이다. 중일전쟁의 생생한 현장 사진이 가득하니까.

 

 

 

 

 

 

책에서는 주인공이 일본과 청나라가 싸운 그림을 노점에서 우연히 보게 되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아주 오래된 그림에는 지나 정벌 쌍육이라고 쓰여 있다. 雙六은 일종의 장기 같은 게임이다. 일본이 중국과의 전쟁을 게임으로 생각했다는 의미라고 한다.

 

  

19세기 말 일본은 명치유신, 즉 메이지유신의 개혁으로 국가 재정의 60%를 국방비로 사용했다. 천황도 앞장서서 함선 건조에 기부했고 관리들도 그 뒤를 따랐다...... 그래서 1892년에 예정보다 10년 일찍 군비 강화 계획을 달성했다. (43)

 

전쟁 준비를 위해 온 나라가 돈을 모아 신식 무기와 장갑차, 전투기 등을 준비했던 일본에 비해 청나라 정부는 부패하고 무능했으며 무기도 낡은 구식이었다.

 

 

서태후는 심지어 북양함대에 쓸 군비로 이화원을 건축해 자신의 회갑연을 경축했다...... 이러한 상황을 살피던 일본은 때가 왔다고 판단, 스스로 국운에 도박을 걸었다고 한 전쟁의 막을 올렸다! (44)

 

당시 청나라 북양함대는 일본군보다 수적으로 우세했지만 결국 참패하고 만다. 청일전쟁은 랴오둥, 산둥, 조선까지 번지고, 청나라군 63만 명, 일본군 24만 명이었지만 청나라군 31000, 일본군 13000명이 전사하게 된다.

 

 

사실 예고된 패배가 아니었을까?

청나라군은 총포가 낡고 탄약을 살 돈도 없었고 일본은 신식무기에 잘 훈련된 군인, 국민들의 호응이 있었으니까. 그렇게 7개월을 끈 전쟁은 청의 패배로 끝나고 만다. 그리고 굴욕적인 시모노세키조약을 체결하면서 조약에 따라 중국은 랴오둥 반도와 타이완을 일본에 넘기고 배상금 2억 냥(당시 청나라 1년 예산의 2.5)을 지불하고, 조선에 대한 종주권도 포기하게 된다

 

주인공이 두 번째로 본 일본 종군기자의 중일전쟁 사진을 너무나 생생한 현장 사진들이다.

중일전쟁의 도화선이 된 사건이 된 사건은 193777일에 일어난 루거우차오전투다.

 

 

1931년 만주를 침략한 일본은 점차 점령지를 확대해 1937년에는 베이징 남서쪽 루거우차오라는 다리를 경계로 중국군과 대치하게 된다. 77, 일본군은 중국군이 쏜 총탄에 일본군 병사 한 명이 실종되었다며 대대적안 공격을 했고 점령해버렸다.

일본은 이를 계기로 대규모 병력을 파견해 중국에 대한 총공격을 개시하게 된다.

(125)

 

 

일본의 전쟁 기록들에는 옛날 드라마 세트장보다 더 생생한 사진들이 즐비하다.

만리장성을 에워싼 일본군, 점령지에서 작전을 짜는 모습, 민간인들을 향해 총을 겨누는 일본군, 눈빛이 살아 있는 중국 포로들, 참호, 공습, 유격전, 땅굴 전, 철조망, 난징대학살 장면, 일본군 전사자들을 화장하고 유골함은 야스쿠니 신사에 안치하자는 신문, 군인과 민간인이 뭉쳐서 끝까지 한전하자는 중국군의 벽의 낙서들. 북지나 사변에 대한 사진집, 탱크를 몰고 의기양양하게 진군하는 모습, 건물 옥상에 대포를 설치하는 일본군, 장교, 포병, 부대 행군 등 다양한 사진들이다.

 

 

나라를 위해 적을 죽인 사람은 민족의 영웅이다.

돈 있으면 돈을 내. 힘 있으면 힘을 내 나라를 구하자.

일본 도적을 몰아내자.

일본 제국주의를 타도하자. (181~182)

 

 

이런 사진을 보면서 주인공의 장인이 한쪽 다리를 잃고 가족들을 잃은 사건도 마주하게 된다. 1938년 쿤밍 대폭격 사진을 보며 주인공은 부인과 함께 울부짖고 만다. 그리고 외치게 된다.

 

힘이 약하면 수난을 당한다!

모래알처럼 흩어지면 수난을 당한다!

한 민족이 신념 없이 돈만 밝히면 다른 민족에게 능멸 당한다!

도덕과 정신이 타락하고……. 문화가 없으면.……. 내분이 생기고.……. 적에게 기회를 준다!

정신을 잃은 민족은 ……. 돈이 많아도 소용없다! (192~193)

 

  

사진을 보면 당시 일본은 여러 부대를 대륙에 보냈다.

종합적이고 현대화된 작전 능력이 있었다는 군견 부대. 통신용 비둘기 부대, 탐조등 부대, 방송 부대, 기상탐지 부대, 인쇄 부대, 우편 부대, 철공 부대, 교량 부대, 병참 부대 등 체계적으로 준비하고 싸웠음을 알 수 있다.

 

전황이 일본 현지에 보내질 때마다 일본 국민들은 열광적인 환호와 응원을 보냈다는 기사, 친일 정권을 세운 왕정웨이. 매국노 문인들, 매국노 부대, 선전포고 없이 맹렬히 돌진하는 일본군의 모습이 아주 자세하게 나와 있다.

 

항일전쟁 당시 일본군에 의한 중국 민간인 사상자가 2300만 명이었다니. 돌지뢰와 청룡도로 싸우는 중국군에 비해 대포와 신식 무기, 전투기로 무장한 일본군의 싸움이 사자와 강아지의 싸움 같다.

    

당시 일본 종군 기자들은 병사들보다 앞장서서 전쟁 사진을 담았다고 한다. 전투가 있는 곳이면 어디든 따라갔다던 일본 기자들의 방독면을 쓰고 찍는 모습도 담겨 있다. 일본은 독가스전을 이미 계획했다는 말이겠지.

 

이 책은 어느 중국인의 자전적 장편만화 형식으로 쓰인 책이지만 책 속의 자료들은 사진집, 기념도서, 화보집, 지도 등 실로 방대하다. 책 속의 사진과 자료들은 일본군 종군기자가 중국 침략 기간에 찍고 제작한 것이라니. 일본은 왜 자신들의 악행을 이렇게 상세하게 찍었을까? 훗날의 비난이 두렵지도 않았던 걸까? 자신들의 힘이 무한하다고 믿었던 걸까? 지금이라도 자신들의 과거 잔혹 행위를 고백할 수는 없는 걸까?

 

 

과거는 기억해야 한다. 과거의 잔혹한 행위에 대해서도 사죄해야 한다. 서로를 치유하기 위해, 진정한 화해를 위해…….

 

*북멘토 출판사에서 지원받아 작성된 서평입니다.

*한우리 북카페 서평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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