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방석 - 우리를 행복하게 하는 따듯한 세 편의 가족 이야기
김병규 지음, 김호랑 그림 / 거북이북스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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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꽃방석/김병규/거북이북스]예쁘게 수놓은 꽃방석의 비밀은…….

 

 

가난하다면, 부모의 직업이 시원찮다면, 사는 집이 초라하다면 한창 크는 십대의 아이들에겐 자존심이 상할 수도 있다. 아이들이 자라서 엄마의 품을 벗어나게 되면 자신의 것과 주변의 것을 비교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일 것이다. 그래도 부모의 사랑과 관심이 뒷받침된다면 그리 문제되지는 않을 것이다. 세상에서 제일 사랑하는 사람은 바로 자신의 부모니까. 세상에서 가장 편안함을 주는 곳도 부모와 함께 사는 자신의 집이니까.

 

 

거짓말 엄마와 모르는 척 딸, 속상한 아빠와 크는 아들, 진짜, 진짜 우리 할머니 등으로 나뉜 한 편의 아름답고 훈훈한 동화다.

 

3학년인 달분이는 점심시간이면 죽을상이다. 아이들은 친한 친구들과 앉으려고 순서를 바꾸려고 소란을 떨지만 달분이는 관심 밖이다. 가람과 규리 사이에 선 달분이는 그저 고개를 숙인 채 배식을 받을 뿐이다. 학교 식당에서 배식을 하던 아줌마가 바로 엄마이기에 그 아줌마가 자신의 엄마라는 것을 친구들에게 들키기 싫어서다. 엄마는 분명히 다른 곳에 간다고 했는데, 왜 이 곳에 계실까? 왜 거짓말을 한 걸까?

 

좋은 반찬을 할 형편이 못 되는 달분 엄마는 학교 식당에서 남는 반찬을 가져온다. 잔반은 식사 시간 식탁에 오르기도 하고 도시락 반찬이 된다. 현장체험 학습 간 날, 점심시간에 꺼낸 도시락에서 학교급식냄새가 난다는 아이들의 말에 달분은 도시락조차 열지 못한다. 그리고 아이들이 급식 반찬임을 눈치 챌 것 같아서 아예 굶어버린다.

 

어느 날 결혼식을 간다고 한 엄마를 달분은 우연히 학교 식당에서 보게 된다. 그리고 엄마의 말도 엿듣게 된다. 품삯을 받아 딸에게 새 옷을 사주겠다는 이야기를 말이다. 순간 울컥해진 달분은 곧장 집으로 달려가 청소도 하고 숙제도 일찍 끝내버린다. 집으로 돌아온 엄마는 결혼식에서 신부가 예뻤다는 거짓말로 둘러댄다. 이후 학교 급식대 앞에 서면 달분은 먼저 엄마에게 김치 더 달라며 씩씩하게 외치게 된다.

 

딸의 자존심이 상할까 봐 학교 식당에서 일한다는 이야기를 못하는 엄마, 학교 식당에서 본 엄마를 처음에는 부끄러워 한 딸, 엄마의 마음을 알고부터 친구들 앞에서 당당히 엄마의 존재를 알리는 달분의 이야기가 가슴을 뜨겁게 한다. ‘거짓말 엄마와 모르는 척 딸의 이야기에 가슴 뭉클해진다.

 

속상한 아빠와 크는 아들편은 책을 읽고픈 가난한 아이의 마음이 들어 있어 안타까우면서도 먹먹해진다.

오빠 달풍이는 우산도 없이 출근하신 아빠를 마중 간다. 우산을 가지고 아빠의 퇴근 시간에 맞춰 버스정류장으로 가지만 아빠는 늦는 모양이다. 결국 오지 않는 아빠 대신 이웃집 할아버지와 함께 우산을 쓰고 오다가 책방에 들르게 된다.

 

책방에 들러 책을 보던 달풍이는 이야기 속으로 빨려들었고 급기야 책을 가방에 넣다가 책방 주인에게 들키고 만다. 그리고 온갖 야단을 다 듣게 된다. 여태 이 책방에서 몇 권 훔쳤느냐, 휴대전화가 없다는 게 거짓말이 아니냐. 달풍은 잠깐의 실수로 파렴치한 도둑이 되고 몹쓸 거짓말쟁이가 돼버린다.

 

결국 연락을 받은 아빠가 허겁지겁 달려왔고, 여태 도둑맞은 수백 권 책값을 주고 가라는 책방 아저씨의 말에 아빠는 주머니를 탈탈 털어 주고 나온다. 화물 회사의 일용직 짐꾼인 아빠는 그것도 빌렸다는데……. 이후 아빠와 책방 주인은 포장마차에서 서로의 흉금을 터놓게 된다.

 

훔친 건 잘못이기에 주인의 꾸짖음이 달풍에겐 평생의 가르침이 되지 않을까. 책방 주인의 마음을 이해하지만 그래도 너무하네.

 

진짜, 진짜 우리 할머니편은 가장 훈훈한 이야기다.

시골 정류장 앞에서 구멍가게를 하시는 할머니는 달풍·달분의 할머니다. 진짜 친할머니는 아니지만 고아로 자란 아빠가 어머니로 모시던 분이다. 할머니는 시간 날 때마다 방석에 수를 놓아 꽃방석을 만든다.

모란꽃, 작약 꽃, 해바라기 꽃, 국화, 복수초 등이 곱게 수놓인 꽃방석에 얽힌 가족들의 사연이 가장 감동적인데…….!~ 이건 비밀......

 

 

제목이 예쁜 동화다. 따뜻하고 예쁜 감동을 주는 내용이다. 가난하지만 마음을 나누고 용기를 잃지 않도록 서로 다독이는 가족들의 모습이 예쁜 꽃밭 같다.   꽃으로 수놓은 방석, 나도 만들고 싶다.

 

작가는 어린이들에게 가족과 가정의 소중함을 이야기하고 싶어서 이 동화를 썼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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