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간 여우/김기정/김홍모/별숲]우리 정서에 맞는 재밌고 상큼한 동화~^^

 

 

우리 동화에서 많이 등장하는 동물 중에 여우가 있다. 꼬리 아홉 개가 달린 여우인 구미호도 있고 둔갑의 달인이라는 야시인 여우도 있다. 동화 속 여우는 꾀 많은 요물이기에 주로 여자로 둔갑하곤 한다.

 

 

 

  

이번에도 여자 여우다. 빨간 여우.

산골 외딴집의 개동이는 매일 서당에 간다. 서당이 있는 큰 마을까지 가려면 매번 세 개의 고개를 넘어야 한다. 그래서 언제나 지각대장이다. 어쩔 수 없는 상황이지만 훈장님은 규정에 따라 매일 회초리를 든다.

왜 늦었느냐는 스승의 말에 개동이는 기지를 발휘한다. 여우보다 더 여시같이 말이다. ㅎㅎㅎ

개동이는 서당에 오다가 고갯마루에서 여우를 만났고, 그 빨간 댕기를 한 예쁜 여자 여우가 심심하다고 해서 놀아주느라 늦었다며 변명을 한다. 거짓말인 줄 알면서도 개동이의 재미있는 변명에 훈장님은 그냥 넘어간다.

 

다음날도 개동이는 또 지각이다. 왜 늦었냐는 훈장님의 질문에 이번에는 다르게 대답한다. 여우가 빨간 피자두를 먹으라는 해서 무서워서 먹고 오느라 늦었다고 한다. 분명 입가에 흔적이 남아 있을 텐데. 아니면 피자두 냄새라도 풍길 텐데. 하지만 개동이의 재치에 이번에도 훈장님은 그냥 넘어간다.

 

다음날도 또 지각한 개동이. 이번에도 다른 핑계를 댄다. 고개에서 만나 여우에게 훈장님이 여우와 놀지 말라고 했고, 여우보다 훈장님이 더 무섭다고 했더니 다음엔 여우가 훈장님을 직접 찾아뵙겠다고, 그것도 피자두까지 들고 와서 훈장님과 놀다 가겠다고 했다는 것이다. 그런 여우를 말리느라 늦었다는 개동이. 그제야 훈장님은 놀란 목소리로 떨며 개동이에게 부탁을 하는데......

 

개동이는 먼 길을 걸으며 별 상상을 다 했나봐. 여우의 둔갑술보다 개동이의 변명이 예술이다. 거짓말도 계속하면 느는 법인데 말이지. 갈수록 스토리텔링 기술이 느는 개동이를 보고 있으니 웃음이 절로 난다. ㅎㅎㅎ 다음에는 무슨 핑계를 댈까. 나라면 어떻게 회초리를 피할 수 있을까.

 

 

책 속에는 빨간 여우. 나귀가 웃을 일, 수탉은 힘이 세다, 넌 뭐가 될래? 4편의 동화가 있다. 모두 기발한 아이디어로 웃음을 주는 우리 동화다. 우리 정서에 맞는 상큼하고 재밌는 동화다. 상상 이상이다.

 

이 책은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의 2014년 우수 출판콘텐츠 제작 지원 사업 당선작이라고 한다. 역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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