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정의 편지
지예 지음 / 북스타(Bookstar)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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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정의 편지/지예/북스타]사이코 위에 더 센 사이코, 어휴~ 무서워...

 

표지 그림이 섬뜩하다. 발가벗은 여체 옆에 편지가 있다. 몸과 편지 위에는 잉크인지 핏물인지 흩뿌려져 있다. 그리고 제목은 몽정의 편지.

뭔가 비릿한 예감이 드는 책, 고통스런 신음이 들리는 이야기임을 짐작케 한다.

 

세상엔 뛰는 놈 위에 나는 놈이 있는 법이다. 사이코패스 위에 더 센 사이코패스가 있는 법이다. 세상은 계획대로 흘러가지 않는다. 꼬인 인생일수록 더 꼬일 수 있다. 그런 생각이 들게 하는 비린 이야기다.

 

 

첫 장면부터 엽기적이다. 전직 형사였다는 주인공은 스스로 집 안에서 쇠고랑을 차고 교도복을 입고 감옥살이처럼 살아간다. 그것도 무려 1년씩이나. 영화감독이 꿈이라던 그는 1년 동안 몽정의 편지를 읽는 일이 일과였다. 영화 시나리오로 만들 생각이었겠지.

 

어쨌든 1년 동안의 칩거에서 그를 깨어나게 한 것은 몽정의 편지를 건네준 진호의 전화였다.

전직 형사와 스무 살의 미소년 진호 그리고 몽정의 편지가 소설 전체를 흐르며 정신을 긴장시킨다.

 

백화점 계약직 여직원인 H가 반지하의 집으로 이사 오게 되면서 사건은 시작된다. 이전의 살았던 Y에겐 남자 친구 D가 있었다. 몽정의 편지는 Y의 남자 친구 DH에게 보낸 편지다.

 

그 집은 Y가 살았을 적에 D가 함께 머물렀던 곳이다. 함께 사랑을 나누었던 곳이다. D는 갑작스레 자살한 Y를 추억하고 싶어서, 그런 넋두리를 하고 싶어서 편지를 쓰게 된다. 친구에 대한 열등감으로 어이없는 죽음을 선택한 Y이지만 그녀를 도저히 잊을 수 없었기에 보낸 편지였다. 어쩌면 Y의 혼령이 받을 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을까. 그렇게 DY가 떠나간 이후 마치 몽정을 하듯 그녀를 떠올리며 편지를 쓰기 시작했다. Y의 방에 살고 있는 H에게.

 

기이하지만 몽정의 편지는 D가 스스로 고통을 줄이기 위한 편지였고, Y의 흔적이 그리워, 그녀의 냄새가 그리워, 그녀의 방이 그리워 그렇게 쓴 편지였다.

 

하지만 H를 몰래 짝사랑하는 진호가 중간에 편지를 가로채면서 비극은 초래 된다. H를 짝사랑하던 고2 수험생인 진호는 D가 보낸 편지가 사이코패스의 소행이라며 자신이 중간에 가로채 버린다. 순전히 H를 보호하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자신마저 사이코패스 같다는 생각이 들게 되는데…….

결국 H를 지켜주고 싶어서 한 행동이 HD를 끔찍한 죽음으로 몰게 되고…….

 

 

결말은 비릿한 비극이다. 이니셜로 나온 이름 때문인지, 꼬이고 엮인 관계를 파악해야 알 수 있는 묘한 미스터리다. 사이코 위에 더한 사이코가 있는 미스터리다. 스토커를 쫓는 스토커의 이야기다.

 

읽다 보면 찐득하고 끈적거리는 느낌이 들고, 우중충하고 눅눅한 느낌이 든다.

 

 

*북스타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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