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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가 사라졌다 ㅣ 네버랜드 꾸러기 문고 50
박현숙 지음, 김현영 그림 / 시공주니어 / 2014년 10월
평점 :
[할머니가 사라졌다/박현숙/김현영/시공주니어]바빠서 대화 없는 가족의 끝판은,..
요즘 다들 바쁘게 살잖아요. 너무 바쁜 날엔 가족과 이야기할 시간조차 없어요. 이래도 되는 건지 걱정스럽기도 해요. 이러다 가족들과 소통이 되지 않을까 염려도 되고요.
세상에! 진짜 그런 집이 있군요.
반재네 집에선 아침부터 할머니가 보이지 않는데도 누구하나 이상하다고 생각하지 않네요. 서로 바빠서 쳐다볼 여유도 없나 봅니다. 서로 아침 인사를 나눌 겨를도 없는 전쟁 같은 아침을 보냅니다.
아빠는 회사로, 엄마는 가게로, 중학생 형은 밥 달라고 할머니를 찾다가 그냥 학교로 갑니다. 결국 밤이 깊어서야 가족들은 할머니의 부재를 알게 되죠. 시간이 지날수록 돌아오지 않는 할머니를 걱정하며 찾아다닙니다.
친척집에도 없고, 가족 중 누구하나 할머니의 친구 전화번호도 모르는군요. 묘연해진 할머니의 행방. 공원 입구에서 누군가 강제로 태워갔다는 이야기도 있던데, 정녕 할머니가 납치당한 걸까요? 경찰에 신고를 해야 할까요. 아니면 무소식이 희소식일까요.
결국 가족들은 경찰서에 가서 가출 신고를 하지만 어느 누구도 할머니 인상착의를 제대로 말하지 못해요. 할머니의 머리 모양, 옷차림, 신발 등 모든 기억이 가물가물 하답니다. 겨우 반재가 노란색 신발이야기를 할 정도입니다.
냉장고에 반찬들이 가득 채워져 있고 메모까지 남겨 둔 할머니.
누군가가 할머니 속을 썩여 속상해서 가출한 걸까요. 아니면 실종일까요. 아니면 납치일까요. 가족들은 별의별 상상을 하며 할머니를 찾아보지만 별 뾰족한 방법이 없네요.
반재는 빡빡머리가 된 할머니 꿈을 꾼 이야기, 할머니가 ‘수덕사의 여승’을 즐겨 불렀다는 이야기, “절에 가기 딱 좋은 때다.”라고 한 할머니 이야기까지 기억해 냅니다. 그래서 온 식구가 할머니를 찾아 수덕사로 가기도 해요.
나중에 열어 본 할머니 방은 엉망진창인데다 약봉지까지 나와요. 할머니가 평소 어느 병원을 이용한 건지, 저혈압인지 고혈압인지 도통 알지 못하는 가족들은 약봉지를 들고 추적 끝에 병원도 찾게 되죠.
의사 선생인은 할머니가 티눈 제거로 병원을 방문했고, 혈압은 정상이고 당뇨가 심하니까 조심하라는 이야기를 합니다. 이젠 불효했다는 생각에 눈물마저 흘리는 가족들......할머니는 도대체 어디 간 걸까요?
대화가 없는 가족의 끝판 왕을 보는 듯 합니다. 할머니가 이야기해도 들은 둥 만 둥 하더니 뒤늦게 헛소동을 벌이는 가족들입니다. 그 모습에 뜨끔 해지네요.
바빠서 할머니에 무관심했던 가족, 할머니의 말에 귀조차 기울이지 않았던 가족, 서로 친밀하지 않은 가족, 바쁘니까 얼굴 보지 않고, 바쁘니까 인사를 해도 나와 보지 않는 가족, 바쁘니까 서로 안부조차 확인하지 않는 가족의 이야기에서 나를 돌아보게 되네요. . 가족에게 좀 더 관심을 기울이고, 좀 더 여유를 갖고 대화하고, 좀 더 자주 만나고, 좀 더 사랑을 고백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네요. 서로에게 관심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