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큐처럼 일하고 예능처럼 신나게 - 나영석에서 김태호까지 예능PD 6인에게 배우는 창의적으로 일하는 법
정덕현 지음 / 중앙books(중앙북스) / 2014년 11월
평점 :
절판


[다큐처럼 일하고 예능처럼 신나게] 예능PD 6인에게 배우는 창의적인 일이란…….

 

예능보다 다큐를 좋아하지만 때론 만사 제쳐놓고 예능을 볼 때가 있다. <12> 이나 <슈퍼맨이 돌아왔다> 등은 즐겨보는 프로그램이기도 하다. 예능을 보면서 웃고 즐기다 보면 몸과 마음의 긴장감이 무장해제 된다. 온 가족이 함께 웃으며 즐길 수 있다는 것도 이들 예능의 장점이다.

 

그런 인기 예능 프로그램을 만드는 예능 PD 6인을 다룬 책을 만났다. 이들의 일터와 일상, 생각은 어떨까. 만드는 프로그램마다 그런 인기를 누리기가 쉽지가 않을 텐데, 이들은 대체 무슨 신통방통한 묘수가 있는 걸까.

 

 

가장 궁금했던 사람은 미완성을 즐기는 나영석 PD.

나영석 PD<12>을 통해서 처음 알게 된 PD. <산장미팅 장미의 전쟁>, < 꽃보다 할배>, <꽃보다 누나>, <꽃보다 청춘>, <삼시세끼> 등을 연출한 스타 PD라고 한다.

 

행정학과를 들어간 아들에게 아버지는 공무원이 되기를 바랐다고 한다. 하지만 대학교에서 연극을 하면서 작가를 꿈꿨고 그렇게 예능 PD가 되었다고 한다. 지금 그는 예능의 신으로 불린다. 프로그램마다 인기를 얻으니 그의 프로그램에 출연하겠다는 연예인들도 줄을 선다고 한다. 웬만한 연예인보다 화두를 몰고 다니는 PD.

 

여행을 지극히 싫어했던 그의 프로그램들은 거의 여행 버라이어티다. 야생이고 현실감을 주는 여행 프로그램이다. 그의 프로그램에는 지도 한 장 달랑 들고 무거운 짐을 끌고 젊은이 마냥 배낭여행을 하는 고령의 할배들이 나왔고, 복볼복을 외치며 한 끼 식사를 위해 까나리 액젓을 마시는 연예인들도 나왔다.

 

그의 프로그램에서는 예측 불가능한 흥밋거리가 가득하고 행선지를 안내하는 내비게이션이 없다. 주변의 환경에 맞추든지 해야 하는 절대 복불복이다.

 

낯가림이 심하던 그가, 여행을 좋아하지 않던 그가 예능을 통해 인기 연예인들과 여행을 다니면서 여행이 삶처럼 되어버렸다. 지금도 그는 여행 다니기보다는 작가나 관계자들과 회의를 하고 기획 수다를 떠는 것을 즐긴다고 한다. 예능 PD라면 크리에이티브가 중요하다는 그는 놀이터처럼 즐거운 회의실 분위기가 좋다고 한다. 브레인스토밍처럼 마구 쏟아내다 보면 왁자한 웃음이 가득하게 되고, 아이디어가 샘솟는 신나는 수다방이 된다고 한다.

그는 PD란 좋은 기획과 좋은 프로그램으로 평가받는 직업이라고 한다. 하지만 그는 계획하되 프로그램 자체가 완벽할 필요는 없다고 한다. 그는 모든 프로그램에 대해 100%이상의 준비를 하지만, 현장에서는 늘 50%의 기획 충족, 50%의 우연으로 만들어진다고 한다. 운일 수도 있고 운명일 수도 있는 걸까.

하지만 그는 나머지 50% 행운을 위해 철두철미하다. 50%의 행운을 위해 프로그램 중간에 단서를 주고 미끼를 건네고 자극을 준다고 한다. 심지어는 출연자들을 향해 깐족대기까지 한다는데……. 출연자들의 이동 중에도 지뢰를 깔고 터질 요소를 만드는 철두철미함이라니, 행운도 그냥 기다리는 게 아니라는 거겠지.

삶도 그러하리라. 50 50의 삶이지만, 기획된 의도대로 이뤄지지 않은 인생이지만 행운마저도 준비된 이들을 향하겠지.

 

 

예능피디들의 노동 강도는 일반 직장인들과 다르고, 사회생활이지만 현장에서 밤을 새는 것이 흔하다고 한다. 날밤을 새면서 일하는 나영석, 서수민, 신원호, 김용범, 신형관, 김태호 등 스타 PD 6인방의 이야기를 읽고 있으면 일을 놀이처럼 신나게 즐긴다는 공통점을 찾게 된다. 창의적인 일을 하려면 일단 즐겨야 하겠지. 즐겁지 않은데 무슨 아이디어가 나올까.

 

대중이 호응할 수 있는 것과 자신이 좋아하는 것의 공통분모를 직관적으로 알아내는 이들에게서 흥을 만날 수 있다. 리얼리티의 진정성을 살리려면 즉흥성과 재미, 사람냄새와 정, 감동 등이 있어야 한다는데, 스스로 흥겹지 않고서 남을 흥겹게 할 수 있을까. 흥겨운 예능을 만들기 위해 스스로가 즐겁게 일하고, 국민과 감성으로 통하고, 소통과 공감을 끌어내기 위해 다큐처럼 일하는 이들이 있음을 알게 된 책이다. 신나는 예능을 만들 수 있는 저력에는 다큐처럼 일하는 프로 근성이 있음을 보게 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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