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의 규칙
숀 탠 글.그림, 김경연 옮김 / 풀빛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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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의 규칙]호주 국민작가 숀 탠의 그림책, 만약에 규칙을 어긴다면...

 

두 소년이 늦은 오후의 잿빛 도시를 걷고 있어요. 키가 큰 소년과 키가 작은 소년은 귀엣말을 주고받고 있네요. 여름의 규칙을 말하는 걸까요? 뭔가 사건이 일어날까요? 바짝 긴장되는 순간입니다.

 

 

창문이나 문은 보이지 않고 진 회색빛 건물들과 높이 솟은 굴뚝, 전봇대가 있을 뿐인 삭막한 공장 거리입니다. , 전선 위에 까마귀 한 마리가 앉아 있어요. 두 소년을 지켜보는 걸까요? 아니면 감시하는 걸까요?

   

 

 

 

 

 

내가 지난여름 배운 게 있어.

절대 빨간 양말 한 짝을 빨랫줄에 남겨 두지 말 것.

절대 마지막 남은 올리브를 먹지 말 것.

절대 병을 떨어뜨리지 말 것.

절대 밤새 뒷문을 열어두지 말 것.

절대 달팽이를 밟지 말 것.

절데 퍼레이드에 늦지 말 것.

절대 완벽한 계획을 망치지 말 것.

(중략)

언제나 금속 절단기를 갖고 다닐 것.

언제나 집에 가는 길을 알아 둘 것.

절대 여름의 마지막 날을 놓치지 말 것. (책에서)

  

두 소년은 거대하고 눈이 빨간 토끼를 피해 숨기도 합니다. 빨간 양말을 먹는 빨간 눈의 토끼일까요? 새빨간 거짓말은 하지 말라는 경고일까요?  여전히 까마귀 한 마리가 지켜보고 있네요.

 

작은 소년이 마지막 남은 올리브를 먹으려는 순간 무지막대하게 큰 독수리 군단이 몰려와 째려봅니다. 올리브가 독수리눈을 닮아서일까요? 인간 눈을 닮기도 했군요. 남을 위한 배려에 대한 메시지일까요? 역시나 멀리서 까마귀가 예의주시하고 있어요.

 

 

 

물탱크처럼 생긴 저장소 위에서 병을 떨어뜨린다면 하늘에서 유성이 마구 떨어집니다. 깨진 병 조각보다 훨씬 많은 유성을 맞을 지도 몰라요. 그러니 물건을 함부로 아래로  던지면 곤란해요. 유성이 지구를 난타할지도 모르잖아요. 무서운 이야기죠.  까마귀 한 마리를 찾는 건 이젠 습관이 되네요.

   

  

회오리 그림은 가장 인상적이었던 그림입니다. 작은 소년이 실수로 달팽이를 밟으려 하자 거대한 토네이도가 몰려옵니다. 큰 소년은 두 손으로 머리를 잡고 멘붕상태네요.  작은 실수가 큰 재난을 가져온다는 교훈일까요? 생명존중이란 말이 떠오르는 장면입니다.

    

완벽한 계획을 망치게 된다면 포크와 나이프를 든 철가면을 쓴 도깨비 병사가 나타납니다. 인간은 규칙 속에, 계획 속에 사는 포유류지만 간혹 이를 어기기도 하죠. 계획을 세웠다면 반드시 실천해야겠다는 생각이 들게 하네요. 계획을 망쳤다간 철갑 무장한 도깨비 병사들을 만나게 되겠죠. 어휴~~ 겁나게 무섭네요.

 

 

그림만 보고 있어도 많은 생각을 하게 됩니다. 볼 때마다 느낌이 달라요. 늘 작은 소년이 실수를 하고 큰 소년이 감싸주고......

 

한 장을 스케치하는 데 무려 1년이 걸린 정성스런 유화거든요. 호주의 국민 일러스트레이터인 숀 탠의 작품은 처음 만났지만 모두 명화입니다.

 

 

 

숀 탠은 아주 어렸을 적부터 문학과 미술을 좋아했고, 중학교 때부터 독학으로 본격적인 그림 공부를 했답니다. 1990(16)에 공상과학 소설에 처음으로 삽화를 그렸고 대학에서 미술과 영문학을 공부했어요. 지금은 애니메이션을 만드는 블루 스카이 스투디오와 픽사 등에서 원화를 그리기도 하고 그림책을 그리기도 한답니다.

1992년 국제 미래의 출판미술가상, 2001년 세계 판타지 어워드에서 최고 아티스, 볼로냐 러가치 명예상, CBCA(호주어린이책위원회) 명예상, CBCA 올해의 그림책상 등 많은 상을 수상한 호주 국민 작가입니다.

 

두 소년의 동행을 다룬 그림책에는 두 소년의 관계가 친밀하다가도 거리를 두는 관계, 도움을 주다가도 배척하는 관계로 나옵니다. 알쏭달쏭한 두 소년의 관계가 마치 우리의 인생살이 같이요. 인간관계도 비슷하잖아요.

 

 

그림 한 장에 1년이 걸린 정성 가득한 그림책입니다. 볼수록 의미가 깊어지는 책입니다. 의미심장하게 심장을 콕콕 찌르는 책이랍니다. 아주 귀중한 책으로 보관하고 싶은 책입니다. 명화집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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큐브 2014-11-22 12:2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꼭 보고 싶네요, 이 책.
리뷰 잘 보았어요^^

봄덕 2014-11-23 09:57   좋아요 1 | URL
볼수록 의미가 깊어지는아주 매력적인 책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