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ug! Friends - 진짜로 일어날지도 몰라, 기적
히스이 고타로 지음, 금정연 옮김, 단바 아키야 사진 / 안테나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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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그 프렌즈]북극곰의 품에 안긴 개, 놀래라~

 

 

표지를 보면 하얀 북극곰의 품에 개(허스키)가 포근하게 안겨 있다. 북극에서 최상위 포식자인 북극곰에게 잡아먹히기는커녕 다정하게 아기처럼 안겨있는 개의 모습은 편안해 보인다. 이게 가당키나 한가.

 

 

 

 

누구에게나 외로운 밤은 있어

때때로, 북극곰의 눈은 슬퍼 보여.

두세 살이 되면 북극곰들은 엄마를 떠나지.

그리고 다시는 돌아가지 않아

남은 생을 혼자 살아가는 거야. (책에서)

 

 

적자생존의 지구에서 살아남기 위한 외로운 선택일까. 북극곰은 일찍이 혼자서 살아가는 법을 터득해야 한다. 혼자서 무수히 많은 낮과 긴긴 밤을 보내야 한다. 얼마나 외로울까. 얼마나 그리울까. 낮의 해와 밤의 달과 별이 친구가 되어 준대도 너무 멀리 있는 친구다. 홀로된 사진만 봐도 외로움이 뚝뚝~ 묻어난다. 외로워 보여.

 

북극곰은 주 먹이인 바다표범을 찾아 얼음 위를 하이에나처럼 걸어 다닌다. 하지만 일 년의 절반은 거의 굶는 생활이라니. 얼음이 얼지 않는 봄과 여름에는 사냥거리가 없는 모양이다.

 

 

얼음이 얼기 시작하고 눈보라치던 어느 겨울날, 굶주린 북극곰은 허드슨 베이를 찾는 장면이 놀랍다.

북극곰이 사냥감을 노리던 순간에 발견된 것은 허스키들이었다. 야생북극곰이 허스키를 기르는 목장에 들른 것이다. 허스키들은 북극곰에게 잡아먹히지 않으려 몸부림을 치며 소란을 부렸지만 결국 한 마리가 잡히고 말았다.

 

2m, 몸무게 800kg인 북극곰을 이길 허스키는 어디에도 없을 텐데…….순해 보이는 이미지와 달리 실제로는 엄청 포악하다는 북극곰 아닌가. 게다가 반년을 굶주린 상태인 걸.

  

하지만 상황은 반전이고 역전이다. 북극곰과 개가 같이 뒹굴고, 같이 쓰다듬고, 같이 냄새 맡고……. 그러다 친구가 된 것이다.

서로의 아픔이 통한 걸까. 서로의 외로움에 공감한 걸까. 더구나 친구까지 데려와 소개하고 인사 나누고……. 세상에 이런 일이, ~~

 

괜찮아.

당신의 인생은 그 자체로 대자연이 준 선물이니까.

인생을 믿는 건 자연을 믿는 거니까.

기적은 반드시 일어나.

반드시…….

태양은 언제나 다시 떠올라.

안녕, 내년에 또 만나요! (책에서)

 

척박한 환경에서 먹이를 가릴 처지가 아닌 북극곰이기에 북극권에 사는 거의 모든 생물이 북극곰의 먹이다. 심지어는 사람, 동료, 자신의 새끼까지 먹기도 하는 북극의 최상위 포식자가 북극곰이다. 그런 북극곰이 허스키와 친숙해지고 품에 안기까지 하다니. 실제로 현지인들과 전문가들도 그런 북극곰의 모습에 믿기지 않다며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고 한다.

 

 

사진을 찍은 작가는 홋카이도에서 태어나 초등학교 5학년 때 처음으로 북극곰을 만난 단바 아키야다. 그는 여름 방학 숙제 덕분에 가까운 동물원에서 사육사를 도와 북극곰의 먹이를 주면서 곰의 다양한 눈빛을 읽고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고 한다. 그리고 진짜 야생 북극곰을 만나고 싶었다고 한다. 이후 어른이 되어 북극곰을 만나기 위해 사진작가가 되어 야생북극곰을 만나고 있다고 한다.

 

지금은 지구온난화로 북극의 빙하가 녹고 얼음이 없어지고 있다. 앞으로 북극곰마저 멸종하게 될까. 점점 먹이가 사라지고 설 자리를 잃어가는 북극곰인데…….

 

개와 조우하고 가까워지고 서로 몸을 비비고 안고 있는 모습, 그런 북극곰의 눈빛이 따뜻하다. 개체수가 줄어들고 있는 북극곰이기에 사진을 보는 것만으로도 애틋하다.

어쨌든 북극곰의 품에 허스키가 아기처럼 안겨 있다니, 놀라워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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