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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주류 연애 블루스
한상운 지음 / 네오픽션 / 2014년 10월
평점 :
[비주류 연애 블루스/한상운/네오픽션]시작이 두려운 어른 남자의 성장소설~
모험담이나 탐험이야기를 즐기지만 피비린내 진통하는 이런 종류의 모험담은 별로 내키지 않는다. 스릴과 박진감 있는 성장 소설은 좋아하지만 이렇게 범죄자들과 엮이는 스릴 있는 성장 소설은 별로 당기지 않는다. 다 큰 남자의 성장소설이랄까. 변하고 싶어 용기를 낸 남자의 이야기다. 그 놈의 오지랖이 대한민국 제일가는 사채업자를 건드린 이야기다. 범죄 세계를 전혀 몰랐던 무지한 남자의 무모한 무용담이다.
성욱은 늘 시작을 두려워하는 남자다. 오랜 고시공부를 접고 출판사에 취직한 그는 검사이자 7년 사귄 여자 친구 인영에게 차이게 된다.
인영에게 차인 날, 거리를 헤매다가 예쁜 여자 수정을 보게 된다. 용기를 내어 그녀를 몰래 따라 다니던 중 수정이 깡패 같은 남자들에게 당하는 것을 보게 된다. 그리고 생전 처음 수컷의 공격력을 보이게 된다. 수정이 벤츠를 모는 뿔테 안경을 쓴 남자에게 당하는 것을 보자 참지 못하고 달려든 것이다. 여태 안하던 짓을 한 것이다. 놈이 여자에게 무슨 짓을 하든지 모른 척 했어야 하는 건데…….
난생 처음 깡패와 싸우고 난생 처음 손톱도 빠지면서 수정과 가깝게 된다. 그렇게 수컷의 존재감을 보였지만 알 수 없는 일들에 꼬이게 된다. 경찰의 미행을 받기도 하고 사기꾼들과 역이게도 된다. 하지만 성욱은 수정을 지켜주고 싶은 마음에 사건 속으로 빨려들게 되고......
휴직 중인 경찰인 일도는 잠시 해결사 일을 하고 있다. 사람을 찾아주고, 뒷조사를 해주는 등
누군가의 골칫거리를 처리해주는 만능 해결사다. 하지만 자신과 일하던 선배가 최고의 사채업자 방성환에게 죽임을 당하는 것을 보며 몸을 사리게 된다.
어느 날, 일도는 흡혈귀라고 불리는 노인 방성환의 일을 맡게 된다. 대한민국 제일의 사채업자의 일을 맡게 된 것이다. 주문은 이수정을 찾아오라는 단순한 심부름이었다. 자기 아들을 꾄 꽃뱀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수정을 추적하면서 이상한 알약을 발견하게 된다. 그는 자신이 아는 전직 외과 의사 닭(닥터의 줄임말)에게 가서 약을 보여주게 된다. 닭은 수정의 가방에 든 알약은 향전신성의약품, 향정신성 식욕억제제라며 약을 먹어버리고 곧바로 심장발작을 일으키며 죽는다. 뷰티센터 잇걸이었던 수정이 지문 조회 결과 사기 전과가 있는 조혜연이라고 밝혀지고......
최고의 사채업자의 섬뜩한 살기와 잔인함, 그를 둘러싼 탐욕스런 부하들의 전쟁, 복수를 위해 신분세탁과 성형을 마지않는 수정, 착하고 무력했던 성욱의 대변신, 휴직 경찰의 숨겨진 내면 등이 악당소탕 대작전처럼 스릴 넘친다. 뛰는 놈 위에, 나는 놈이 있는 반전의 이야기들이 막판으로 갈수록 흥미진진하다. 피비린내 진동하는 하드코어는 싫어하지만 어쨌든 속도감 있게 읽힌다.
성장에 있어서 사건사고는 통과 의례 같은 걸까. 아픈 만큼 성숙하고 겪은 만큼 자라게 됨을 보이는 한 어른 남자의 성장소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