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 미용실의 네버엔딩 스토리 자음과모음 청소년문학 49
박현숙 지음 / 자음과모음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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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 미용실의 네버엔딩 스토리/박현숙/자음과모음] 삶은 상처를 딛고, 절망을 이겨내는 것..

 

 

죽음엔 예고가 없다. 시한부 인생이 아니어도 어느 순간에 세상과 작별할 수 있다. 이야기 하다가 갈 수도 있고 길을 걷던 중에 갈 수도 있다. 사랑하는 사람이 있다고 해도, 아직 할 일이 많다고 해도 삶은 어느 순간에 종 칠 수 있다. 그러니 평소에 준비를 해야 한다. 자신의 죽음 이후에 남는 이들에 대한 배려를 해야 한다. 죽음을 마주한 이들은 절망을 이겨내야 한다. 삶은 계속되어야 하니까.

 

준비되지 않은 죽음을 맞은 아이의 이야기가 이리도 먹먹할 줄이야. 상처를 극복하고 정망을 이겨내려는 이의 이야기가 이리도 슬플 줄이야.

 

 

주인공은 열여섯 살 강태산이다. 태산은 엄마 52, 아빠 57세가 되던 해에 세상에 나왔다. 하지만 태산이가 여덟 살 되던 해에 엄마는 위암으로 돌아가셨다. 그리고 태산이가 열여섯 살이던 어느 날 아버지마저 교통사고로 돌아가셨다. 아버지가 남긴 건 장사쌀집이라는 가게 하나와 사진 1장이다. 그리고 장판 밑에 숨겨진 봉투 하나다.

 

아버지가 남긴 유서에는 사진 속의 해리 미용실을 찾으라는 글씨가 적혀 있다. 태산은 친구 기형과 함께 부산에 있는 해리미용실을 찾아 간다. 하지만 주인 남자는 추모제를 했다며 몸져누워 있다. 태산은 이 곳에서 자신의 안방에 걸려 있던 것과 똑같은 십자수 액자를 발견하게 된다. 원 안에 갈매기가 들어가 있는 그림의 십자수였다.

 

별 소득 없이 서울로 올라오게 된 태산은 담임의 권유로 12일 캠프에 가게 된다. 그 곳에서 변호사의 친구 이야기를 듣게 된다.

 

어느 미용실 주인아줌마의 아들이 파일럿이 되고자 항공학교를 다녔다고 한다. 그의 여자 친구가 비밀리에 아기를 낳았다 하지만 승무원이 꿈이었던 그녀는 승무원이 되어 비행을 하다가 비행기 사고로 죽었다는 것이다. 이후 그는 파일럿을 포기하고 미용사가 되었다는 것이다.

 

집에 온 태산은 또 하나의 사진을 발견하게 된다. 해리가 태산을 안고 있는 사진을……. 이후 태산은 다시 그 미용실을 찾게 되고...... 해리와 태산, 해리미용실의 미용사는 무슨 관계일까.

 

사랑하는 이의 죽음으로 충격을 받은 남자, 딸이 낳은 아기를 아들처럼 키워야했던 부모, 자신의 존재에 대해서 전혀 모르다가 어른들의 죽음으로 알게 되는 출생의 비밀, 아버지의 유산을 두고 몰려오는 탐욕스런 친척들…….

 

이른 나이에 겪는 부모의 죽음은 얼마나 충격일까. 결혼을 앞둔 시점에서 사랑하던 이의 죽음을 마주한다면 얼마나 절망적일까. 상처를 안고, 슬픔을 안고 살아간다는 건, 얼마나 속을 삭이는 일일까.

   

준비되지 않은 부모의 죽음을 맞은 아이의 이야기가 절절해 온다. 상처를 치유하고 절망을 이겨내려는 남은 자들의 몸부림이 처절할 정도다. 그래도 결국 사랑하는 이들의 죽음을 극복하고 현실과 마주하는 모습이 가슴 절이면서도 훈훈해지는 이야기다.

어디에선가 비슷한 사연을 가진 이들이 있지 않을까. 세상의 이야기는 끝나지 않고 돌고 도는 법인데...... 비슷한 상처를 가진 이들에게 위로를 주는 소설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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