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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장인, 몸으로 부딪쳐! - 열혈 청춘을 위한 진로 이야기
강상균.조상범 지음 / 탐 / 2014년 10월
평점 :
[젊은 장인 몸으로 부딪쳐!/강상균, 조상범/탐]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찾은 젊은 장인들~
세상에는 많은 직업인들이 있다. 보다 높은 연봉을 받으며 안정적으로 살아가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낮은 연봉으로 어렵게 살아가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좋아하지 않더라도 밥벌이나 명예 때문에 직장 생활을 하기도 하고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찾아 즐겁게 땀 흘리기도 할 것이다. 때로는 자신이 좋아하는 일이 무엇인지를 찾는 과정에서 직장을 옮겨 다니는 이도 있을 것이다. 세상엔 많은 직업들이 있지만 어떤 일이 나에게 가장 맞을까. 가장 좋아하는 일이 어떤 것일까. 지금도 새롭게 탄생하는 직업들이 있을 텐데, 나는 어떤 일을 찾아야 할까.
청소년을 위한 진로상담은 어렵다. 진로 적성평가를 하지만 관심은 늘 바뀌고 세상은 늘 변하니까. 그래도 한 마디 건넨다면 이런 말을 할 수 있으리라. “몸으로 부딪쳐!” 사노라면 인생의 길은 여러 갈래고, 직업도 바뀔 수 있고, 관심사 역시 바뀔 수 있다. 그러니 언제나 스스로 부딪쳐보고 판단하고 선택하라고 말이다.
이 책은 청소년들을 위한 출판사인 탐에서 내놓은 ‘열혈 청춘을 위한 진로 이야기’다. 주인공을 설정해 극적 허구를 가미했지만 인터뷰와 사실에 기초를 둔 팩션이다.
성적이 지극히 부진한 고3 수험생 민우를 통해 본 젊은 장인 이야기랄까. 성공한 사람들의 비리를 찾아오면 처벌 기록을 삭제해 주겠다는 빡친쌤의 말에 민우가 과제 수행을 하는 여정을 담은 이야기다.

처음에 만나는 복면사과노트컴퍼니 김영조 대표.
복면사과노트컴퍼니는 수제노트를 만드는 회사다. 2008년 창업 이래 330일 만에 2만 7000권을 팔았다고 한다.
복면사과 까르네(수첩)는 다양한 크기로 제작되며 얇고 튼튼한 종이 위에 나무자국이나 손때가 나기도 한다. 수제 노트인 만큼 핸드 스티치로 꿰맨 노트다.
복면사과노트는 저 표백, 저 염소로 만든 친환경 종이인데다 만년필이 번지지 않는 19세기 형 노트다. 산업혁명 이래 사라진 복고풍의 장인의 손길을 느낄 수 있는 수제노트다. 해외의 만년필 사이트에서도 만날 수 있다. 벌써 마니아들이 형성된 모양이다.
오리엔탈 풍의 장인의 숨결이 느껴지는 노트에 반한 프랑스 사람들은 영업도 하기 전에 사겠다고 먼저 연락 왔다고 한다. 그렇게 외국에서 찾는 명품 수제노트가 되기까지 얼마나 피와 땀을 기울였을까.
김영조 대표는 10년 미국 유학을 마치고 방송국 PD를 했지만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찾아 사표를 제출했다. 노트 만드는 회사에 이런 노트를 만들면 좋겠다는 건의를 하다가 직접 수제노트 제작에 나섰다고 한다. 처음엔 아파트 골방에서 시작해서 지금은 가로수 길에 사무실도 있다. 매장도 여러 군데라고 한다.
노트의 아날로그적인 본질을 생각하며 예전 수제 방식을 고수했다는 이야기에 장인의 집념이 느껴진다. 해외 마니아들 사이에서 입소문을 단 명품 수제노트가 그리 비싸지 않은 가격대라니. 사회적 기업처럼 이익보다 모두에게 아날로그적 감성을 주고 싶어하는 장인이다.
노트에 연필이나 만년필로 끼적거리다 보면 훨훨 상상의 나래를 펼치게 된다. 노트는 옛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낙서의 절대공간인데, 갖고 싶은 노트다.
빡친쌤의 진로상담 코너에는 우리나라 수제노트 산업의 가능성에 대한 자세한 상담도 있다.
책에서는 복면사과노트컴퍼니 김영조 대표의 이야기 외에도 길거리포차 소년상회 채낙영 셰프, 자전거 공방 두부공 김두범 프레임 빌더, 한국마사회 윤신상 장원 장제사, 한옥 시공사 김승직 대표 등의 이야기도 있다.
프롤로그에 나오는 이야기로 마무리 하고 싶다.
크롬볼츠 박사가 말하는 ‘계획된 우연이론’에는 필요한 요소가 있다. 우연한 사건을 필연적인 기회로 만들기 위해서는 스스로가 갖춰야 할 필수품들이 있다.
호기심-새로운 진로를 탐색하는 것이 흥미롭다.
인내심- 예기치 못하게 중요한 일을 망쳤어도 침착하게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하겠다.
유연성- 내 진로의 방향성은 언제든지 바뀔 수 있다고 생각한다.
낙관성- 시대의 변화는 내 진로에 위기가 아니라 기회로 작용할 것이다.
위험감수- 준비해온 것과는 다른 적성을 발견하였다면 위험을 무릅쓰고 진로를 바꿀 용의가 있다. (8쪽)
새로운 장인들을 많이 알게 된 책이다.
진로상담의 책을 많이 접하지만 이렇게 쉽고 재미난 스토리텔링은 처음이다. 스토리텔링 전문가와 시나리오 작가의 합작품이라서 그럴까. 드라마로 나와도 좋을 듯 한데......
어쨌든 젊어서 고생은 사서도 한다는 옛 말에 공감이다. 10대와 20대의 고민들이 30대와 40대를 좌우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니 진로상담은 아무리 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물론 몸으로 부딪치는 일이 중요하다는 건 두말 하면 잔소리다.
*탐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된 서평입니다.
** 한우리 북카페 서평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