윌 그레이슨, 윌 그레이슨
존 그린.데이비드 리바이선 지음, 김미나 옮김 / 자음과모음 / 2014년 9월
평점 :
품절


[윌 그레이슨 윌 그레이슨/존 그린/자음과모음]십대들의 성 정체성을 다룬 성장소설~

 

 

영화 <안녕, 헤이즐?>을 보면서 존 그린을 처음 알게 되었다. 죽음을 앞둔 십대들의 남은 삶에 대처하는 자세를 감동적으로 그렸기에 굉장히 먹먹했던 영화다. 그리고 그 영화의 원작 소설인 <잘못은 우리별에 있어>를 읽으면서 존 그린의 십대들에 대한 이해, 수학에 대한 관심, 죽음의 철학에 대한 통찰, 재치 있는 문체에 끌렸다.

 

이번에는 존 그린과 데이비드 리바이선의 공동 작품인 <윌 그레이슨 윌 그레이슨>을 만났다.

십대들의 성 정체성과 동성애를 다룬 성장소설이다. 십대 남자아이들의 동성애, 십대들의 우정을 다루고 있기에 취향에 따라 호불호가 갈릴 작품이 아닐까. 개인적으로는 취향이 아니기에 읽는 속도가 나지 않았던 작품이다. <잘못은 우리별에 있어>를 읽을 때와는 달라도 많이 다른 느낌이다. 단지 존 그린이 십대들을 위해 다양한 측면에서 글을 쓰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한 것이 수확이랄까.

 

주인공인 윌 그레이슨은 타이니 쿠퍼와 베스트 프렌드다. 이들은 학교에서 동성-이성애자 연합(GSA)에 가입해서 같이 활동 중인 17세 고교생들이다. 윌의 절친인 타이니 쿠퍼는 남자 친구들을 좋아하는 게이다. 하지만 윌은 단지 타이니의 절친일 뿐이지 게이가 아니라며 늘 강조한다.

윌은 친구들과 함께 십대의 호기심으로 신분증을 위조해 무명 인디밴드 재공연 결성에 가기도 한다. 왕성한 궁금증으로 위조된 신분증을 갖고 포르노 가게에 가기도 한다.

 

또 다른 윌 그레이슨은 이혼한 어머니와 함께 살며 우울증을 앓고 있다. 엄마와의 갈등 관계에 있다. 윌은 여자 친구인 마우라의 지속적인 애정공세에도 흔들리지 않는 남자다. 윌의 유일한 친구는 컴퓨터 채팅으로 알게 된 아이작일 정도로 친구가 없는 아이다.

어느 날 윌 그레이슨은 아이작을 만나러 간 포르노 가게에서 또 다른 윌 그레이슨을 만나게 된다. 그리고 타이니의 애정공세를 받게 되는데…….

 

넓은 세상에서 똑같은 이름을 가진 사람은 많겠지만 한적한 포르노 가게에서 같은 이름을 가진 두 미성년자가 만날 수 있는 확률은 얼마나 될까. 같은 이름을 가진 타인을 만난다면 어느 정도의 동질감을 느끼게 될까.

만약에 나와 같은 이름을 가진 타인을 만나다면 동질감을 굉장히 느껴지지 않을까. 같은 이름을 가지고 같은 하늘 아래 있다는 것만으로도 애착과 동류의식을 느끼지 않을까. 또 다른 곳에 사는 또 다른 나처럼 느껴지지 않을까.

 

이 책은 십대들이 성장하면서 느끼는 동성애에 대한 고민, 부모와의 사랑과 갈등, 우정과 사랑 사이의 고민, 커밍아웃, 미래에 대한 고민들에 대한 이야기들이 520쪽에 걸쳐서 펼쳐진다. 존 그린과 데이비드 리바이선이 한 장씩 나누어 집필했다는 <윌 그레이슨 윌 그레이슨>, 내용은 비록 취향이 아니지만 톡톡 튀는 문체는 존 그린다운 소설이다. 미국 사회 십대들의 문화, 성적 취향, 학교 문화 등을 접할 수 있는 책이다.

 

십대의 성 정체성 혼란, 게이, 커밍아웃 등의 단어들이 이질감을 주지만 분명 어느 곳에선가 이런 고민으로 괴로워하는 십대들도 있지 않을까. 그런 십대들을 위한 위로의 성장소설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8)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