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원하는 삶을 살 것인가/우간린/위즈덤하우스]공자의 지혜를 소설로 풀다~
중국의 경제학자이자 인재 개발 분야의 일인자인 우간린(吳甘霖)은 공자의 지혜를 통해 삶에 대한 질문을 한다. 어떻게 원하는 삶을 살 것인가라고. 약 2500년 전 공자의 가르침이 현대에도 여전히 유효하기에 죽은 지혜가 아니라 살아 있는 지혜라고. 그러니 좀 더 쉽고 재미있게 가르칠 필요가 있다고 말이다.
가치관이 분명했기에 시류에 휩쓸리지 않았던 공자는 현실과 이상의 조화로운 방법을 고민했던 스승이다. 아첨하지 않았지만 존경과 경의가 필요할 때는 늘 예의를 갖췄던 선비였다. 어떠한 신분의 사람이더라도 차별을 두지 않고 가르치기를 즐겼고, 과정만큼 결과도 중요하게 생각했던 학자였다. 분수에 맞지 않는 선행을 경계하고, 분명한 일처리의 중요성도 강조했던 위인이었다.
![](http://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14/1103/pimg_7269711951094887.jpg)
저자는 공자가 가장 아끼고 사랑했던 자공의 시각에서 공자의 지혜를 스토리텔링 형식으로 보여주고 있다. 소설로 각색된 공자 소설이랄까. 참신하고 쉽게 읽힌다.
자공은 공자와 가장 많이 교류했던 인물이다. 그는 공자의 제자 중에서 누구보다도 많은 고민들을 했고, 늘 공자와의 문답에서 해결했던 제자였다.
동기뿐 아니라 결과가 좋아야 한다.
선생님께서 말씀하셨다.
“많은 사람이 미워한다 해도 반드시 잘 살펴보아야 하며, 많은 사람이 좋아한다 해도 반드시 잘 살펴보아야 한다.”
子曰 : “衆惡之, 必察焉, 衆好之, 必察焉.” <논어-위령공> (33쪽)
갓 들어온 목석 증삼이 선생님께 꾸지람을 듣고 문 밖으로 내쫓기는 것을 보고 실소를 금치 못하던 자공은 자신도 선생님께 문밖으로 내쫓김을 당한다. 고지식한 신입생 증삼에 비해 자신은 꽤 융통성 있는 고참 우등생이라고 자부했는데, 우스운 꼴이 되고 만 것이다.
자공이 문밖에 쫓긴 이유를 보자.
당시 노나라 군주는 다른 나라에서 노예로 살고 있는 백성들을 구해준다면 그 대가와 상금을 주겠다는 명을 내렸다. 자공은 때때로 장사를 하던 사람이라 돈이 궁핍하지 않았지만 위 나라에서 노예로 있던 노나라 사람들을 돈을 주고 노나라로 데려오게 된다. 그리곤 자신에게 내려진 상금을 거부하면서 자신은 풍족하니 나랏돈을 아끼라고 말한다. 어짊이 스승의 가르침인데다 나랏돈을 아끼고 싶었던 자공은 스승의 가르침까지 전하며 의기양양하게 돌아오게 된다. 하지만 집에 도착하자마자 문밖에서 반성하라는 스승의 꾸짖음을 듣게 된 것이다.
안회와 자로는 스승 앞에서 나라의 정책에 응해 좋은 일을 하려 했고 나랏돈을 아끼려고 노력했다며 자공 편을 든다. 더구나 자공이 상인으로서 선한 마음과 행동을 보였고 자신의 이익보다 인의도덕으로 무장한 것에 감탄했다고까지 한다.
하지만 공자는 자공이 한 행동이 가져올 결과에 대해서 말한다. 자공의 생각과 행동은 모두 고상한 일이지만 실제로는 나라의 정책을 방해한 행동이라고 한다. 자공의 행동은 가난한 이는 아예 시도조차 할 수 없는 정책으로 만들었고 대부분의 부자들도 손해 보는 일은 하지 않기에 결국 중도에 그만두게 되는 정책을 만들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군자가 되어 인의의 이치를 행하는 데에는 동기가 좋아야 할 뿐 아니라 결과 또한 좋아야 하느니라. 다시 말하면 일을 잘해내려면, 가장 좋은 동기로 가장 좋은 효과를 쟁취하는 것이다. 그래야만 군자의 이치와 인의의 이치를 온전히 이해하게 될 것이다. (39쪽)
최고의 결과를 낼 수 있도록 최고의 방법을 찾고, 동기가 좋더라고 결과까지 좋을 지에 대한 숙고를 하라는 공자의 말이다.
행동이 미칠 파장을 생각하는 일, 일이 미칠 결과를 예견하는 일, 사물의 이면을 들여다보는 일, 글자의 행간을 살피는 일 등 모두 같은 의미겠지. 길게 보고, 멀리 보고, 이면을 볼 줄 알아야 된다는 말이겠지. 명심하게 된다.
책에서는 밑줄 쫙~ 긋는 구절들이 차고 넘친다.
지혜가 되지 못하는 지식은 쓸모가 없다. 그 말은 지식의 운용을 말하는 것이리라. 지식을 축적하기만 하지 말고 지식을 슬기롭게 사용할 수 있도록 지혜를 길러야 한다는 말이다.
힘들고 어려울수록 여유를 잃지 않는다. 긍정적인 마음을 가질 때 어려움에서 구해낼 방도가 생긴다는 말에 공감이다. 피할 수 없다면 즐기라는 말, 피할 수 없다면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성장의 기회로 삼으라는 말일 것이다.
각 꼭지의 내용을 정리한 ‘공자의 가르침‘은 그대로 아포리즘이다.
열심히 공부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방법을 잘 찾아내는 일 또한 중요하다.
상황을 구체적으로 분석할 줄 알고, 한 가지를 보고 세 가지를 생각할 줄 알아야 두루 통하는 공부가 된다. (189쪽)
이 책은 <논어>, <공자가어>, <사기>, <공자집어> 둥에서 뽑아 문학적 가필을 한 책이다.
각 꼭지 앞에 공자의 핵심구절을 밝힌 뒤 공자의 가르침을 통해 자공이 얻은 깨달음을 스토리텔링 화 했다.
문제를 두고 생각에 생각을 거듭했던 공자의 모습을 볼 수 있는 책이다. 소크라테스의 문답법과는 비슷한 공자의 문답법의 묘미를 볼 수 있는 책이다. 때로는 자공이 본 공자의 정면 돌파, 망설임, 실패와 좌절, 회한까지 생생하게 그린 책이다. 소설 같은 책이기에 부담 없이, 재미있게 읽을 수 있지 않을까. 학생들에게 추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