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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 오늘 날씨 어때요? ㅣ 한무릎읽기
수지 모건스턴 지음, 김영신 옮김, 엄유진 그림 / 크레용하우스 / 2014년 9월
평점 :
절판
[선생님, 오늘 날씨 어때요?/크레용하우스]아주 색다른 날씨 수업, 좋아요!
날씨에 굉장히 관심이 많은 선생님이라면 수업 중에 날씨 이야기가 한 번쯤은 나오겠죠. 학생들로부터 날씨에 대한 질문을 받는다면 침을 튀겨가며 설명할 지도 몰라요. 누구나 자신이 관심을 가진 분야에 대한 질문을 받는다면 흥분하게 되는 거잖아요. 어쨌든 좋아하는 분야가 있다는 건 정말 매력적이에요.

날씨에 굉장히 관심이 많은 선생님을 소개할게요. 알리제 트라몽탄느 선생님이요.
무역풍이라는 뜻의 알리제와 북풍이라는 뜻의 트라몽탄느 때문일까요. 알리제 트라몽탄느 선생님은 일기예보를 즐겨 듣는답니다.
어느 날 알리제 선생님은 아이들에게 특별한 수업을 제안합니다. 하루에 한 명씩 세계의 어느 지역을 골라서 날씨를 자신만의 방식으로 설명하기로 합니다.
첫 번째 주자인 셀리아는 자신이 살고 있는 니스의 날씨를 소개하죠.
돗자리와 비치타올, 마당의 야자수 잎, 엠피스리, 캔과 빨대 등을 준비해 왔어요. 바닷가에 놀러가는 차림으로 준비물을 펼쳐놓은 채 커다란 모자를 쓰고 수영복을 입고 니스의 바람과 온도, 태양에 대해 설명을 합니다. 셀리아는 자신만의 창의적인 방법으로 날씨 설명을 잘했다고 선생님의 칭찬을 듣게 되죠.
다음 날은 카롤의 차례인데요.
수영복을 입고 돗자리를 깔고 검은색 물감과 꿀을 섞어 신문지에 까맣게 바르고 지폐를 흔드는군요. 미시시피주 비록 시에서 석유 유조선의 폭발로 루이지애나주 뉴올리언스까지 오염된 이야기와 날씨를 이야기 합니다. 이젠 오염된 바다수영 대신 아파트 수영장을 이용하겠노라고 사라집니다.
율리시스는 이름과 관련해서 그리스 날씨를 소개하라고 권유 받죠.
율리시스는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오디세우스의 라틴어 이름이 율리시스라는 아빠의 설명과 트로이 전쟁, 사이렌, 지중해성 날씨를 지닌 그리스 날씨를 소개합니다. 하지만 선생님에게 한 소리를 듣죠.
율리시스, 수고했어요. 이번 발표를 통해 자신의 이름과 관련된 이야기를 알게 되었을 거예요. 하지만 선생님은 율리시스가 자신의 생각을 정리해 오길 바랐어요. 인터넷에 나오는 내용을 참고할 수는 있지만 그 내용을 내 생각처럼 그대로 사용하는 것은 잘못된 행동이에요. 정확한 출처를 밝히고, 내 의견도 적절하게 반영해야 해요. (18쪽)
남의 생각을 그대로 베끼지 말고 자신의 생각을 말하라는 선생님의 말에 공감하게 됩니다.
늘 운동복 차림이던 시릴은 하얀색 셔츠에 넥타이 차림으로 아이티에서 지진 나던 날의 날씨를 설명합니다. 가난한 나라가 더 가난해졌다며 세계경제의 불균형을 걱정하기도 하죠.
그리고 대사건이 터집니다. 갑자기 장학사 모렐 선생님의 방문으로 수업은 대소동이 벌어지죠.
강아지와 우산을 학교에 가져온 토마는 우산을 펼치고 양동이 물을 뿌리고 CD플레이어에서는 천둥소리가 나게 극적인 장치를 했어요. 그리고 빅토르 위고의 시를 인용하는 것으로 마무리하죠. 하지만 모렐 선생님이 물벼락을 맞게 되고 강아지는 자꾸 짖는 대혼란이 벌어지면서 알리제 선생님은 난처해졌어요.
이 둔탁한 소리는 무엇일까?
물결에 귀를 기울여 보라
항상 울부짖고
항상 우르릉거리는
이 깊은 소리를 들어 보라
가장 청아하고 맑은 소리는
빗소리를 방해한다
빗소리를 뚫고 바닷바람이 불어온다. -빅토르 위고 (43쪽)
알리제 선생님의 날씨 사랑은 날씨와 관련된 책을 쓴 작가 선생님 초대로 이어집니다. 기상학자 소개로 이어집니다. 하지만 체험 학습 중에 사고가 발생하는데......
한편 미혼인 알리제 선생님은 결혼 상대자로 악셀을 소개 받게 되요. 악셀은 선생님의 의견을 묻지 않고 일방적으로 음식 주문을 하거나 선물을 하게 되죠. 예의가 바르고 일을 신속하게 처리하지만 표현력이 부족해서 일방적으로 비치기도 하죠. 그럴 때마다 선생님의 마음의 날씨도 아주 약간씩 흐렸다 갰다 해요.
학교에서도 제니퍼 선생님이 주동이 된 왕따 사건을 당하며 기분이 흐렸다가 천둥쳤다가 번개가 번쩍이기도 하죠.
거미줄에 거미가 있으면
하루가 촉촉해요.
저녁에 올빼미가 울면
화창한 날을 기대해도 좋아요.
정오에 닭이 울면
천국같이 멋진 날이 될 거예요.
저녁에 닭이 울면
다음 날 비가 올 거예요.
산사나무에 꽃이 피면
곧 서리가 내릴 거예요.
고양이가 세수를 하면
날씨가 흐려질 거예요.
(이하 생략) (86~87쪽)
하늘을 관찰하다 보면 정말 신기하다고 느끼게 되요. 아침에는 맑았다가 오후에는 비가 오다가 저녁이 되면 쌀쌀한 바람만 불기도 하거든요. 햇살의 양, 구름의 움직임, 습도, 비의 굵기, 천둥소리, 홍수와 태풍에 귀를 기울이다 보면 자연이 신비하고 위대하게 느껴지기도 하죠. 인간의 마음도 흐렸다가 갰다가 하는 걸 보면 날씨를 닮았어요.
모든 이야기가 날씨로 연결된 동화는 처음 접합니다. 알리제 선생님의 수업을 보고 있으면 날씨에 대한 관심이 과학, 수학, 문학, 예술, 체험 학습으로 이어지는 것을 봅니다. 정말 대단한 수업이네요. 이런 수업, 멋지지 않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