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수호자들 갈매나무 청소년문학 1
시몬 스트랑게르 지음, 손화수 옮김 / 갈매나무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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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수호자들/갈매나무]세상을 바꾸고 싶은 십대들의 이야기~

 

갈수록 빈부격차가 심해지는 세상이라고 한다. 음식이 버려지는 곳이 있는가 하면 굶주리며 죽어가고 있는 곳도 있다. 첨단 과학으로 스마트해진 세상이지만 한편에서는 가난과 질병, 노동 착취와 불합리에 시달리는 곳도 있다. 불공평한 세상에서 모두가 행복해지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덜 억울하게, 덜 외롭게 하려면 세상을 어떻게 바꿔야 할까. 이 책은 그런 고민을 담은 십대들의 이야기다.

 

이 책은 비록 소설이지만 세상의 아동 노동 착취와 불합리한 제도로 힘들게 살아가는 이들의 현실적인 이야기를 담고 있는 리얼 픽션이다. 더 좋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억울한 이들이 없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함께 움직이자는 메시지를 담은 십대들의 행동소설, 청소년들의 성장소설이다.

 

소설의 한 배경은 방글라데시 다카 시 외곽이다. 열두 살 소녀 리나는 빨간 티셔츠를 만드는 노동자다. 무거운 수레를 끄는 맨 발의 소년 레자는 매일같이 강가나 쓰레기 더미에서 팔 만한 물건들을 건지는 일을 한다.

또 다른 배경은 노르웨이 오슬로 시내다. 이다와 에밀리에는 토요일에 옆 반 남자아이네 집에서 여는 파티에 입고 갈 옷을 사러 상가를 거닐고 있다.

 

새 옷이 사서 기분이 좋은가요?

이 옷을 만든 노예들은 그렇지 않답니다.

<www.세상의수호자들.com>

 

빨간 티셔츠를 고르려는 에밀리에 옆에 갈색 머리의 소년이 다가와 가격표 위에 스티커를 붙인다. ‘세상의수호자들에서 활동한다는 안토니오는 여러 가지 이야기를 해준다. 방글라데시의 공장 노동자들 대부분이 어린아이들이고 , 이들은 근무 시간에 마음대로 화장실도 가지 못하고 일하는데도 고작 일당이 6크로네 (약 천 원)라고 한다. 하루에 티셔츠를 90벌을 만들어야 벌 수 있는 돈이라니. 안토니오의 이야기에 착찹해진 에밀리에는 아무 옷도 사지 못하게 된다.

 

집에 온 에밀리에는 세상의수호자들을 클릭 하면서 어린 노동자들의 열악한 환경을 알게 된다. 인도 목화 농장에서 일하는 8~9살의 어린 소녀들, 재봉틀 하는 아이들, 어린 노동자들이 만든 옷을 입고 있는 유럽 소녀들, 다카의 쓰레기 더미에는 건전지를 줍는 아이들의 이야기를 알게 된다. 하루 종일 플라스틱을 녹여서 버는 돈이 고작 10~15타카(150)정도라니.

 

인터넷에서는 마침 더 좋은 세상을 만들어 보려고 노력한다는 세상의수호자들은 동참할 사람을 모으고 있었다. 에밀리에는 토요일에 열린 파티에 가서도 세상의수호자들이 뇌리에서 떠나지 않기에 결국 비밀스럽게 세상의수호자들에 동참을 하게 된다.

 

……전 세계 인구 중 10억 이상이, 국제 빈곤선인 하루 1.25달러 이하의 임금으로 생활한다고 합니다. 이들은 주로 남아메리카 쓰레기 더미 위에서 생활을 하는 사람들, 아프리카 도시 외곽 슬레이트 지붕 아래 남루한 오두막 안에서 사는 사람들, 또는 아시아의 공장 직원이나 농사일을 하는 사람들입니다. 아무것도 가진 것이 없는 사람들, 내보일 것도 없고, 가진 자의 눈에 띄지도 않는 사람들이지요.(중략)

세상의 수호자들은 억압받는 가난한 이들이 좀 더 관심을 받을 수 있도록 세상 사람들의 눈을 열어 보려 합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세상의 실상을 자세히 알고 있는 사람들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하지만 더 많은 지식과 정보를 접하게 된다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 세상을 좀 더 정의롭고 평등한 곳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할 거라 믿습니다. (34~35)

 

세상의수호자 멤버들은 노동자들이 움직이지 않으면 세상은 바뀌지 않다는 것, 5일 근무, 유급 휴가, 유료 병가제도 모두 노동자들이 움직이고 목소리를 냈기에 나온 결과라는 사실을 모두 알고 있었다. 그래서 세상을 바꾸고자 행동하고 실천한다는 비밀 요원 같은 자부심도 갖고 있다.

 

세상의수호자 멤버들은 옷의 가격표 위에 세상의수호자들 스티커를 붙이러 다니거나 캠페인 스티커를 붙이고 다닌다.

 

노예 제도를 방불케 하는 노동 착취를 찬성합니까?

그렇다면 초콜릿을 마음껏 드세요!

<www.세상의수호자들.com>

 

코트디부아의 코코아 농장에서 일하는 대부분의 노동자들도 어린아이라고 한다. 아동 노동 착취가 세계 곳곳에서 만연하고 있는 줄 처음 알았다.

 

 

-엄마 이 옷들이 어떤 환경에서 만들어졌는지 알기나 하시냐고요?

-아니…….

-노예 착취를 방불케 하는 그런 노동 환경을 지지하고 싶으세요?

-물론 그건 아니지…….

-그렇다면 그 옷들을 다시 가져가서 반품하세요.(117)

 

옷을 잔뜩 쇼핑하고 온 엄마에게 열혈 멤버가 된 에밀리에의 이야기가 그냥 에피소드로 들리지 않는다. 모든 물건, 모든 음식 재료 등이 아동착취의 부산물은 아닐까라고 고민하는 십대들의 모습을 보며 주변을 둘러보게 된다. 내가 쓰는 물건 중에는 아동 착취의 부산물은 없을까.

 

세상의수호자들이 벌이는 캠페인, 전국적인 시위 유도, 신문기사에 장식되어 이슈가 되길 바라며 행동하는 모습들이 세상을 향한 십대들의 경고 같다. 변화를 원한다면 노력하고 투쟁하고 움직여라. 그리고 널리 알려라.

 

소설이지만, 노르웨이 10대들이 만든 작은 비밀 클럽 하나가 지구 반대편에서 일어나는 거대한 다국적 기업의 부조리한 행태를 바꿀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클럽의 멤버들은 하나같이 부유한 아이들이지만 지구 반대편의 가난한 노동자 아이들을 생각하는 마음이 기특해 보인다. 자신들이 하는 캠페인을 적극적으로 언론에 알릴 수 있는 모의하고 행동으로 옮기는 아이들, 대단한 조직력과 실천력에 박수를 보내게 된다. 소설이지만 현실 같은 느낌이 들어서.

 

소설 속에서는 아동 노동과 제3세계의 노동력 착취 상황. 무기 제조 산업, 모피 공장에서의 동물 학대, 아시아의 새우 잡이 노동자들의 열악한 환경, 탄광에서 일하는 인도 아이들, 열악한 양계장 환경에 대한 이야기들이 있다.

세상을 바꾸고 싶다면 함께 하는 것, 모두가 동참하는 것, 널리 알리는 것, 세상에 관심을 가지는 것임을 생각하게 된다.

주변을, 이웃을, 세상을 돌아보게 하는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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