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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총사 ㅣ 청소년 모던 클래식 3
조정훈 편역, 알렉상드르 뒤마 원작 / 구름서재(다빈치기프트) / 2014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삼총사/알렉상드르 뒤마/구름서재]뒤마의 삼총사, 순정과 충정을 간직한 좌충우돌형 남자들~
프랑스 루이 13세 때의 총사들의 이야기를 담은 <삼총사>.
알렉상드르 뒤마의 <삼총사>는 TV에서 영화로 많이 보았지만 소설로는 처음 접한다. 돈키호테 같은 좌충우돌식의 충정을 가진 다르타냥의 이야기가 너무나 익숙하기 때문일까. 책으로는 읽어볼 생각도 못했다.
알렉상드르 뒤마는 나폴레옹 휘하 장군이었던 아버지가 일찍 죽었기에 가난하게 자랐다고 한다. 교육조차 제대로 받지 못했지만 많은 책을 읽으면서 글쓰기 재능을 키웠다고 한다. 그는 오클레앙 공작의 문서담당 비서로 시작해서 신문 연재소설을 쓰면서 소설가로 이름을 날리게 된다. 이후 <삼총사>, <몬테크리스토 백작>, <철가면(브라질론 자작)> 등으로 당대 최고 인기 작가가 된다.
그는 사치스럽고 방탕한 생활로 생활비를 벌기 위해 많은 작품을 만들어야 했다. 그는 분업화된 집필시스템을 통해 협력자들의 도움을 받아 많은 작품을 만들었기에 ‘뒤마의 소설 생산 공장’이라는 비난을 들어야 했다. 그리고 그의 이름 앞에는 대문호나 거장이라는 수식어보다 대중 작가, 통속작가, 상업 작가라는 말이 따라다녔다.
2002년 그의 탄생 200주년 되던 해에 와서야 뒤마는 위대한 프랑스인들을 위한 팡테옹에 안치되었다. 동시대의 작가 빅토르 위고가 사망과 동시에 위인들의 묘지인 팡테옹에 안장된 것과 비교하면 130년의 차이가 난다. 그런 이유에는 모두 통속 작가라는 평가 때문이었으리라.
하지만 현대에 와서 뒤마의 소설 기법이나 창작문화는 그대로 답습한 듯 보인다.
뒤마가 시도했던 빠른 스토리 전개나 극적인 사건 전환, 역동적인 캐릭터, 인물간의 대립구도 등은 오늘날의 수많은 장르에서 차용되며 ‘드라마의 공식’처럼 사용되고 있습니다. (6쪽)
엉뚱하고, 천진난만하지만 정의감에 불타는 좌충우돌형의 인물 다르타냥은 오늘날의 우리들에게 너무나 친숙한 주인공의 캐릭터입니다. 치명적인 매력 속에 교활함과 사악함을 감춘 밀레디 또한 오늘날의 창작물에서 빠지지 않는 인물 유형입니다. (7쪽)
음모와 모험, 사랑과 배신, 선악의 대립, 치밀한 두뇌싸움, 권력을 둘러싼 암투, 장대한 스케일 등은 만화, 드라마, 영화, 뮤지컬 그리고 게임 등에 이르는 현대의 창작물들의 전범이 되었습니다. 심지어 그의 작가로서의 위치를 의심받게 했던 ;공장형 창작방식‘도 오늘날에는 매우 효과적인 창작방식으로 활용되고 있습니다. (7쪽)
가스코뉴 사람 다르타냥은 아버지의 소원대로 총사가 되기 위해 총사 대장인 트레빌을 찾아 파리로 가는 여정으로 소설은 시작한다. 다르타냥의 아버지는 500년 이상 지켜온 귀족 가문의 이름을 빛내고 출세하는 길은 용맹뿐이라며 꾸부정한 조랑말을 아들에게 선물한다.
기회가 있으면 두려워 말고 맞부딪쳐라. 나는 네게 검술을 가르쳤고, 너는 무쇠와 같은 다리와 강철과 같은 주먹을 가졌다. 필요하다 싶으면 언제든 싸워야 한다. 결투가 금지되어 있으니 싸우려면 두 배의 용기가 필요할 것이다. (15쪽)
하지만 트레빌의 수하에서 왕을 위한 총사가 되기 위해서는 다른 부대에서 2년의 경력이 있든지 전투 경험이 있어야 한다기에 트레빌의 추천으로 다른 부대를 경험하게 된다. 그리고 다르타냥은 트레빌의 저택에서 삼총사라 불리는 아라미스, 아토스, 포르토스를 만나게 된다. 다르타냥과 삼총사는 시비가 붙어서 결투를 신청하다가 서로의 인품과 성격에 이끌리게 된다. 그리고 곧 이들은 친구가 된다. 여러 사건들이 일어나지만 다르타냥은 삼총사와 함께 용감하고 영리하게 일을 처리한다.
모두는 하나를 위해! 하나는 모두를 위해! (74쪽)
한편, 버킹엄 공작과 왕비의 밀회를 눈치 챈 추기경은 밀레디를 이용해서 그에게 버킹엄공작이 참석할 무도회를 찾아보라고 하고, 왕비의 목걸이 중에서 보석 두 개를 빼내오게 한다. 그 목걸이는 왕이 왕비에게 직접 선물한 목걸이로 12개의 보석이 달려 있었다. 그리고 왕이 연회를 연 날, 왕이 왕비에게 다이아몬드 목걸이를 하고 오도록 제안을 한다. 왕비는 추기경의 음모를 알아차리고 보나시외 부인에게 영국의 버킹엄궁으로 가서 그 보석을 가져오도록 한다. 결국 삼총사와 다르타냥이 은밀하게 명령을 수행하게 된다.
추기경은 이들을 방해하지만 이들은 무사히 미션을 성공해 왕비에게 목걸이를 가져다준다. 덕분에 다르타냥도 총사가 되지만 삼총사는 각자의 길을 가게 되는데......
루이 13세, 버킹엄 공작, 안 도트리슈 왕비 등 실존 인물이 등장하는 삼총사는 궁정시대의 암투를 바탕으로 그린 유쾌하고 호쾌한 프랑스 검객 이야기다.
이 편역본에서는 왕비의 목걸이를 찾으러 영국으로 가는 과정에서 각 총사들이 겪는 독립된 에피소드들은 과감히 생략하고 다르타냥의 에피소드만 다뤘다고 한다. 본줄기에서 곁가지인 몇 개의 에피소드를 줄였지만, 다르타냥을 중심으로 뒤마가 펼쳐낸 장대한 이야기 구조와 인물의 성격을 드러내는 간결한 묘사는 즐길 수 있다고 한다.
개인적으로 알렉상드르 뒤마보다 빅토르 위고가 더 끌리지만, 뒤마의 작품은 역시 스릴감과 속도감이 특징이다. 소설을 읽다보면 반전에 반전이 거듭되기에 요즘 드라마를 보는 기분이다. 중세의 삶이 이리도 긴박하고 정열적이라니, 새삼 놀랍다. 이젠 뒤마의 <몬테크리스토 백작>도 읽고 싶다. 원작 버전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