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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트르담 드 파리 ㅣ 청소년 모던 클래식 1
빅토르 위고 지음, 박아르마.이찬규 엮음 / 구름서재(다빈치기프트) / 2014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노트르담 드 파리/빅토르 위고/구름서재]원작으로 읽는 노틀담의 곱추, 더욱 매력 있다!
예전에 TV에서 <노틀담의 곱추>를 본 적이 있다. 주인공이었던 앤소니 퀸의 열연으로 그가 진짜로 흉측하고 못생긴 곱추라고 생각할 정도였다. 이후 <노트르담 드 파리>라는 뮤지컬을 보았다. 어릴 적 본 영화가 워낙 강렬하기도 했지만 무대장치가 프랑스 파리에서 가져와 어마어마하다는 광고 때문이었다. 외국인 배우에다가 파리 원조의 무대장치까지 된 뮤지컬은 노래와 춤, 무대장치까지 분명 감동적이었다. 하지만 예전에 본 영화만큼은 아니었다. 노트르담 드 파리. 책으로는 처음이다. 아마도 내 기억으로는.


원작은 600쪽이 넘는 내용에 중세 시대의 방언과 곁말, 호흡이 긴 문장들로 가득하다고 한다. 읽는 이들을 기진맥진하게 할 정도지만 독자들의 영혼을 사로잡을 정도의 매력을 체험하게 된다고 한다. 이 책은 1831년 3월 16일 초판본에도 줄거리의 긴장도를 떨어뜨린다는 이유로 고슬랭에 의해 생략된 것처럼, 생살을 도려내듯 거의 완전히 생략된 부분이 있다고 한다.

유럽의 고딕 예술을 대표하는 노트르담 대성당 자체에 대한 방대한 고찰, 그 성당에서 내려다본 파리의 조경, 중세의 교회 건축술에 대한 옹호론은 빠졌다고 한다. 그래서 250쪽의 내용에는 주인공들의 사랑과 질투, 상처와 환희, 운명과 죽음 등을 더욱 도드라지게 나타낼 수 있었다고 한다.
사람들이 기도소로 몰려가 광대 교황을 끌어냈을 때, 감탄과 환호는 절정에 달했다. 그 일그러진 얼굴이 본래 그대로의 모습이었던 것이다. 게다가 얼굴만이 아니라 몸 전체가 일그러져 있었다. 엄청나게 큰 머리통에는 붉은 머리칼이 이리저리 곤두섰고, 두 어깨 사이에는 커다란 곱사등이 자리를 잡았으며, 이상야릇하게 뒤틀린 두 다리는 마치 반원의 낫 두 개를 이어놓은 것 같았다. 거기에 커다란 발과 괴물 같은 손까지! (28쪽)
주인공인 콰지모도가 광대제가 펼쳐진 축제일에 광대 교황으로 뽑히는 순간에 대한 묘사다. 양아버지이자 주인인 프롤로 부주교의 명에 무조건 순종하는 콰지모도는 곱추에 애꾸눈을 가진 귀머거리다. 콰지모도((대충 생기다 만 것, 부활절 다음의 첫 일요일이란 뜻)는 노트르담대성당의 종지기가 되면서 귀머거리가 되었고, 기묘하게 생긴 모습으로 인해 늘 사람들의 놀림감이 되고 조롱거리가 되었다. 상처가 많아서 심술궂은 성격으로 보이지만, 그는 누구보다 타인의 상처에 마음 아파하는 순박한 청년이었다.
축제일에 광장 한가운데에서 집시 여인 에스메랄다는 그녀의 염소와 함께 매혹적인 춤을 추게 된다. 콰지모도 역시 다른 남자들처럼 그녀의 춤을 보며 사랑에 빠지게 된다. 하지만 내색할 수는 없는 일이었다.
그녀가 괴한에게 납치되려하자 콰지모도가 구해준다. 하지만 근위대장이 나타나 그녀를 데려간다. 잘생긴 용모의 페뷔스 대장을 보며 그녀는 반하게 된다. 사람들은 콰지모도가 그녀를 해치려는 괴한인 줄 알고 그를 결박해서 재판을 받게 한다.
한편 교수형의 위기에 처한 시인을 위해 에스메랄다는 그의 색시가 되고자 한다. 관례에 따라 시인과의 4년의 동거를 조건으로 시인을 교수형에서 구해준 것이다. 하지만 그녀는 시인을 사랑한 게 아니라 인정이었다, 그녀가 사랑이 아니라 동정으로 시인을 구해준 줄 알게 되면서 두 사람은 친구로 지내기로 한다. 그렇게 그녀는 잠깐의 거짓말로 한 사람의 생명을 구해준 것이다. 에스메랄다는 형벌을 받고 있는 콰지모도에게 물을 주기도 하는 등 선행을 베풀기도 한다. 그녀는 마음까지 아름다운 여인이지만 집시 여인이라는 신분 때문에 늘 천시 당한다.
그녀는 자신을 위기에서 구해준 근위대장 페뷔스를 연모하게 되면서 그와 만나게 된다. 하지만 운명의 장난일까. 그녀가 페뷔스에게 자신의 사랑을 고백하는 순간 페뷔스는 괴한의 칼에 찔리게 된다.
한편 대성당 난간에서 에스메랄다의 춤에 반한 프롤로 부주교는 그녀를 가슴에 품게 된다. 하지만 그녀와 근위대장과의 만남을 알게 되면서 그를 질투하고 죽이려고 한다. 그리고 에스메랄다를 페뷔스를 죽인 마녀로 찍어 교수대에 세우게 되는데....
집시 처녀를 향한 콰지모도의 순수한 사랑, 양아버지 프롤로 주교의 이기적인 질투, 상냥하고 아름다운 에스메랄다의 순수한 사랑, 근위대장의 깨어남, 콰지모도에 대한 에스메랄다의 마음 열기, 프롤로 주교의 죽음, 에스메랄다의 어머니와의 만남과 그녀의 죽음 등 안타깝고 슬픈 사랑 이야기가 펼쳐진다.
사랑의 본질이 엇갈림이기에 설레는 걸까. 엇갈리는 사랑,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에 대한 안타까운 이야기가 중세 시대를 배경으로 하면서 더욱 애절하게 흐른다. 한 여자를 둘러싼 세 남자의 사랑의 빛깔이 각각 다르기에 가슴이 절절해진다. 이야기가 후반부로 갈수록 걷잡을 수없이 휘몰아치기에 격류 같은 소설이다. 영화에서 본 느낌과는 조금 다르다. 세세한 감정 묘사가 더욱 매력적이랄까. 역시 빅토르 위고다.
노트르담 드 파리.
프랑스가 자랑하는 대문호 빅토르 위고의 작품이다. 그가 29세의 나이에 쓴 이 작품은 노트르담 대성당의 성벽에 새겨진 글자에서 시작했다고 한다.
아나키아(숙명)라는 중세 시대 글자의 발견으로 그의 상상 본능은 꿈틀대며 위력을 발휘했다고 한다. 무심코 스칠 수도 있는 하나의 단어에서 거대한 사랑을 이야기할 수 있다니, 대단한 작가다. 예전에 본 영화를 다시보고 싶다. 앤소니 퀸의 열연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