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깨너머의 연인 - 제126회 나오키상 수상작
유이카와 게이 지음, 김난주 옮김 / 예문사 / 2014년 8월
평점 :
절판


[어깨 너머의 연인/예문사] 우정과 사랑, 결혼과 행복에 대한 질문을 던지는 소설~

 

삶에 정답이 없듯 우정과 사랑에도 정답이 없다고 생각한다. 사랑이라는 백지 위에 어떤 모양으로 채우고, 어떤 빛깔로 채색하든 모두 각자의 취향대로 그려갈 자유가 있다. 세상에 참과 거짓, 옳음과 틀림을 누가 판단할 수 있을까. 사랑에 정답과 오답을 누가 평가할 수 있을까.

    

 

 

 

 

 

어깨 너머의 연인.

126회 나오키상 수상작이라기에 끌렀던 책이다. 제목에서 느껴지는 분위기처럼 관조하듯 사랑을 바라보지만 분명 예사롭지 않은 사랑이다. 보통의 사랑과는 조금 동 떨어진, 그래서 흥미로운 사랑 이야기다. 일본 청춘들의 우정과 사랑, 행복과 결혼에 대한 질문이 우리네 정서와 맞지 않지만 조금은 공감하게 된다. 각자의 다름을 인정하고 서로의 취향을 존중해야 하니까.

 

여자에는 두 종류가 있다. 자신이 여자라는 것을 무기로 삼는 여자, 그리고 자신이 여자라는 것을 약점으로 여기는 여자, 이 두 종류의 여자는 전혀 다른 생물이다. (248)

 

루리코와 모에는 유치원 때부터 알게 된 소꿉친구다. 두 사람은 성격, 취향, 연애관 등 모두 다르지만 누구보다 서로를 의지하고 있다.

그녀는 여자란 자고로 예쁘고, 섹스어필해야 하고, 같이 있어 즐거우면 된다고 생각한다. 예쁘장한 미모만큼이나 자기중심적이고 허영심이 많은 여자다. 제멋대로이기에 천박하기도 하지만 남자를 사랑하기보다 결혼을 사랑할 정도로 결혼이 목표인 여자다.

 

루리코의 사생활을 보자.

루리코는 2년제 대학을 졸업한 뒤, 2년 만에 나이가 한참 많은 상사와 결혼했다. 그녀는 부인이 있는 상사를 유혹해 전부인과 한바탕 다투면서 상사를 쟁취한 것이다. 하지만 결혼 후 남자에 대한 흥미를 잃으면서 이혼을 하게 된다. 그녀가 두 번째로 만난 남자는 학생 시절의 남자 친구였다. 이번에도 사귀던 여자 친구가 있다는 사실에 흥미를 느끼며 옛 남자 친구를 쟁취하게 된다. 하지만 늘 그렇듯 결혼 이후 그녀의 사랑은 시들게 된다. 그녀가 세 번째로 결혼한 남자는 절친 모에의 남자친구였다. 친구의 애인이라는 사실만으로도 그녀를 흥분시켰고, 더구나 산중한 모에가 사귀는 남자 친구라면 믿을 만 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반면에 모에는 유치원 때부터 루리코의 흑기사였다. 남자에 기대기보다 자신의 의지대로 살려는 여자다.

예쁘고 잘난 척하는 루리코와 달리 그녀는 입이 거칠고 고집이 세며 따지기를 좋아했다. 그녀는 여자답지 않고 퉁명하고 오만해서 전혀 부드럽지가 않다. 결혼을 좋아하는 루리코와 달리 모에는 결혼을 싫어하고 남자를 믿지 못하는 여자다.

하지만 유부남과 사랑을 하기도 하고, 회사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던 열여덟 살의 다카시와 사랑을 하기도 한다.

 

루리코와 모에는 알고 보면 별 이상한 친구관계다. 자신의 남자 친구를 빼앗아 결혼을 하는 친구의 결혼식에도 참석하니 말이다. 생각도 다르고 취향도 다른 정말 전혀 어울리지 않는 조합이다.

하지만 세월에 장사가 없다고 했던가. 세 번의 결혼과 세 번의 이혼을 통해 루리코의 생각은 변하게 된다. 모에 역시 유부남과의 사랑, 연하남과의 사랑을 통해 생각이 바뀌게 된다. 그리고 둘은 조금씩 의기투합하게 된다.

-결혼하면 행복해진다는 환상을 버리지 않는 한, 여자는 자기 두 발로 서지 못해요.(248)

 

결혼을 통해 문제해결을 하고 싶었던 루리코는 결혼이 목적이 아님을 깨닫게 된다. 그녀는 자신의 허영심을 벗어버리고, 자신의 마음이 끌리는 대로 게이인 료를 인간적으로 사랑하게 된다. 결혼에 두려움을 가지고, 남자에 대한 불신을 가지고 있던 모에도 다카시와의 하룻밤 사랑으로 아이를 가지게 된다. 그리고 아이를 혼자서 키우기로 결심하게 된다.

   

두 친구의 사랑과 연애 이야기가 처음에는 물과 기름처럼 겉돌다 하나의 마요네즈처럼 융화가 되어간다. 사랑과 행복을 찾는 방법이 조금 다른 두 친구들이 점점 서로 융화되어 간다. 어깨 너머로 본 남의 연애사이지만, 결혼을 통해 행복을 쟁취하려는 여자의 심리를 세밀하게 그렸다. 결혼 후의 행복은 손 안에 쥔 모래알처럼 움켜쥐기가 힘들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현실적인 이야기이기도 하다.

 

남자를 찾아 결혼을 하고 행복해지려는 여자와 결혼이 두렵고 남자를 믿지 못하는 여자의 대비가 너무 극명한 소설이다. 우정과 사랑, 결혼과 행복에 대한 질문을 던지는 소설이다.

두 친구 루미코와 모에가 자신들의 사랑을 찾아 좌충우돌하는 이야기에서 다름과 취향의 존중을 생각하게 된다. 사람을 좋아하는 데 이유가 없다, 나이도 국경도 취향도 다르지만 말이다.

삶에 정답이 없듯 사랑에도 정답이 없다. 무한대의 세상이기에 사랑의 종류도 무한대니까. 누구나 꿈꾸는 사랑이 있기에 각각의 취향을 존중해야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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