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껌 좀 떼지 뭐 - 제3회 정채봉 문학상 대상 수상작
양인자 지음, 박정인 그림 / 샘터사 / 2014년 10월
평점 :
[껌 좀 떼지 뭐/양인자/샘터]정채봉 문학상 대상 수상작!~
아이들의 동화를 읽으면 순수의 시대로 돌아간 기분입니다. 천진한 상상과 무구한 공상의 세계로 들어간 것 같아요. 때로는 동화 속에서 많은 것을 깨치기도 하기에 동화를 즐겨보게 됩니다. 오늘은 제3회 정채봉 문학상 대상 수상작을 만났어요.
<껌 좀 떼지 뭐>, <북 치는 아이>, <너희를 위해서 그러는 거야>, <천왕봉> 등 모두 4편의 동화가 실린 동화집입니다.

껌 좀 떼지 뭐.
5학년인 이미나는 교장실에 불려갑니다. 껌을 씹다 걸렸기에 학교 청소를 해야 하죠. 씹던 껌을 아무데나 버려서 학교를 지저분하게 했기에 더럽힌 당사자들이 깨끗이 청소해야 한다는 게 교장 선생님의 논리죠. 하지만 미나는 교장 선생님의 청소 논리보다 껌 생각이 간절한 아이죠. 교장 선생님의 동그란 눈을 보면 구슬 껌이 생각나는 껌 사랑 소녀랍니다. 인상을 쓰는 눈을 봐도 네모난 껌이 생각날 정도로 껌 마니아죠. 수학 문제를 풀 때도 껌을 씹으면서 하면 더 잘 풀린다는 미나는 진정 껌 소녀입니다. 하지만 미나는 계속되는 청소가 지긋지긋하기만 한데요.
언제든, 학교 안에서 껌이나 사탕, 과자 같은 걸 먹고 있는 사람 두 명만 잡아 와. 그럼 이 수첩에서 네 이름을 지워 주마. 단, 그 전까지는 매일 아침 일찍 나와서 봉사활동을 해야 해! (18쪽)
미나가 청소를 피할 수 있는 방법은 과자를 먹거나 껌 씹는 아이를 2명 잡아와야 해요. 무슨 경찰도 아니고 탐정도 아닌 미나가 친구들을 범인 잡듯이 데려올 수 있을까요?
쉬는 시간에도 아이들의 입만 보고 다니는 미나. 지나가는 아이들이 입 모양이 오물거리는지, 냄새가 나는지, 손으로 입을 가렸는지 등을 살핍니다. 마치 형사가 되어 범인을 찾는 느낌이랄까요.
하지만 미나는 껌을 씹는 아이들을 발견해도 막상 교장실에 데려가지 못합니다. 범인을 잡아가려고 하면 다른 친구들이 막아서기 때문이죠.
-우리 친구한테 왜 그래? 놔!
졸지에 병아리를 낚아채는 무서운 솔개가 된 기분이 된 미나는 이래저래 봐주기만 하네요. 봉사활동이라는 이름의 청소를 벗어날 수 있는 유일한 길은 사탕 먹는 아이나 껌 씹는 아이를 인정사정없이 잡는 일입니다. 하지만 미나는 도무지 내키지 않네요. 두 명이 네 명이 되고, 네 명이 여덟 명이 되어도 학교가 깨끗해질 것 같지 않아서죠. 무엇보다도 껌을 좋아하는 미나이기에 친구의 그런 즐거움을 뺏기 싫은 거겠죠.
아침마다 교장실에는 봉사 활동하는 아이들로 넘쳐 났지만 정말 교장 선생님 말씀처럼 학교가 더 깨끗해졌을까? 솔직히 나는 잘 모르겠다. (28쪽)
은근 의리의 미나입니다. 껌 씹는 거 보고도 안 잡는다는 소문을 듣고 미나를 찾아온 친구들은 모두 껌을 씹고 있네요. 무리지어 껌을 씹고 있는 아이들 뒤로 보이는 교장 선생님의 압권입니다.
교장 선생님은 어떤 조치를 내렸을까요. 상상의 기회를 드리죠. ㅎㅎ
껌을 씹는 일이 뇌를 자극한다고 해요. 피로를 푼다거나, 머리를 써야 하거나 집중력이 필요할 때는 껌을 씹는 것도 좋다고 해요. 하지만 업무 중이거나 수업 중일 때는 껌을 뱉어야겠죠. 씹던 껌은 아무데나 버리지 말고 휴지에 싸서 버려야겠죠. 지나친 껌 소리는 주위 사람들에겐 괴로움이기도 하고요. 지나친 껌 씹기는 사각턱을 만든다고 들었어요, 브이라인의 얼굴을 만들고 싶다면 껌은 꼭 필요할 때만 씹어야겠죠. 주변 사람들을 배려한 껌 씹기가 되어야겠죠.
껌에 얽힌 동화를 읽으며 아이들의 마음을 읽게 돼요. 친구들을 생각하는 마음도 알게 돼요. 학교에서는 껌 씹기, 어떻게 하는 게 현명할까요? 고민하게 되네요.
나머지 동화들 <북 치는 아이>, <너희를 위해서 그러는 거야>, <천왕봉>도 재미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