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왜 세균과 공존해야 하는가 - 왜 항생제는 모든 현대병의 근원인가?
마틴 블레이저 지음, 서자영 옮김 / 처음북스 / 2014년 9월
평점 :
절판


인간은 왜 세균과 공존해야 하는가] 작고 작은 분해의 왕, 미생물과의 공생공존 이야기~

 

혼자서는 살 수 없는, 혼자서는 살지 않는 인간이다. 왜냐면 인간은 매일 수많은 세균(미생물)과 더불어 살아가기 때문이다. 자급자족을 못해서 인간을 숙주로 삼고 살아가는 세균이지만 밥만 축내는 기생이 아니다. 세균과 인간은 공생 공존 관계다. 우리 몸의 세균은 우리 몸에 필요한 물질을 분비하거나 우리 몸이 할 수 없는 일을 대신하거나 때로는 하나의 신체 기관처럼 작동하며 우리와 한 몸을 이룬다.

 

대개 세균의 이미지는 검고 날카로운 창을 든 검은 악마 같이 그려진다. 진실로 세균은 검은 악마일까.

세계적으로 사스가 유행할 때 소독제가 널리 사용되다가, 인간 몸에는 세균이 필요하다는 이야기에 소독제가 슬금슬금 자취를 감춘 적이 있다. 너무 깨끗해서 질병이 발생한다는 위생가설은 요즘 유아 사망률 증가에 대한 가장 보편적인 해석이기도 하다.

 

저자인 마틴 블레이저 박사는 인간의 질병과 관련 있는 박테리아를 30년 이상 연구해 온 의학박사다. 지금은 뉴욕대학교 인간 미생물군집 프로젝트의 센터장 등을 맡고 있다.

마틴 블레이저 박사는 내 몸에 필요한 세균을 박멸하는 항생제 사용이 모든 현대병의 원인이라고 한다. 그는 어렸을 때, 단 한 번의 항생제 사용으로 우리 몸의 미생물계는 크게 타격을 입기에 항생제가 천식, 비만, 당뇨 등 현대병의 주요인이 되고 있다고 한다.

 

저자는 현대 의학의 발전이 항생제를 보급함으로써 촉진되었지만 오랜 시간이 흐른 뒤에야 항생제가 엄청난 피해를 가져왔음을 알게 되었다는데......

지금은 항생제가 남용되는 시대다. 미국 항생제 사용량의 70% 이상이 사료로 쓰이고 있다. 항생제 사용, 이대로 괜찮을까. 우리는 항생제로부터 안전한가.

 

항생제는 콜레라, 폐렴, 성홍열, 디프테리아, 백일해, 결핵, 천연두 증 치명적인 많은 전염병에서 구해준 것은 맞다. 하지만 항생제로 인해 이전에 없던 새로운 병이 생겼다. 비만, 소아당뇨, 천식, 아이들의 10%가 겪는 꽃가루 알레르기, 음식물 알레르기, 역류성 식도염, , 밀가루의 주요 단백질인 글루텐에 대한 알레르기로 나타나는 셀리악병(만성소화장애증), 크론병(만성 염증성 장질환), 궤양성 대장염, 자폐증, 미국 아이들의 15%가 겪는 아토피성 피부염 등이 생긴 것이다. 이러한 병들은 삶의 질을 떨어뜨리는 만성 질환이라는 데 심각성이 있다.

 

비만 인구의 증가가 점점 가속화되고 있다는 것은 운동이나 음식의 과다 섭취만으로 설명할 수 없다고 한다. 항생제의 남용과 관련 있기에 그 심각성이 더하다고 한다. 1990년에는 미국인의 12%가 비만이었지만 2010년에는 30%가 비만이다. 세계적으로도 비만율은 인구의 30%에 육박한다. 대부분이 개발도상국의 사람들이다. 소아당뇨도 9, 6, 3세로 점차 낮아지고 있다.

 

미생물은 입과 창자, 비강, 귓속 및 피부에서 자라고 있으며, 여성의 경우, 생식기도 미생물로 덮여 있다. 미생물군집을 구성하는 미생물은 놀랍게도 생후 초기인 3세 이전에 생성된 후, 성인이 되어서까지 유사한 개체수를 지닌다. 이 미생물들이 면역에 문제가 발생하거나 질병과 싸워야 할 때 중요한 역할을 수행한다, , 우리 안에 있는 미생물군집이 우리 건강을 지켜주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중요한 미생물이 사라지고 있다. (15)

 

미생물은 인간의 몸 어디에나 있다. 몸에 맞게 진화와 변이를 계속하면서 말이다. 하지만 인간과 동물에게 남용되는 항생제, 제왕절개 수술, 소독제, 방부제 등은 내성병원균을 발생하게 한다. 미생물의 다양성을 잃는다면 우리 몸에 심각한 문제가 발생한다. 재앙이 될 지도 모른다.

 

내성병원균보다, 우리들이 지닌 미생물군집의 다양성이 사라지는 것은 훨씬 더 치명적이다. 미생물의 손실은 신진대사 및 면역과 인식에도 영향을 끼치기 때문이다. (16)

 

 

박테리아는 30억년을 홀로 지구를 지킨 생명체였다. 타르가 부글거리는 호수에서도 박테리아 군집을 볼 수 있고, 남극의 빙하, 북극의 얼음산이나 바다 밑바닥에서도 미생물은 발견된다. 방사능 폐기물에서 살아가는 강력한 박테리아도 있다.

 

미생물의 역할을 보자.

미생물은 영양분의 재활용과 오염물질 분해에 영향을 미치고 날씨와 기후에도 영향을 준다.

엄청난 양의 미생물들이 바람을 타고 올라가 대기권에서 머물거나 서식하면서 권운을 형성하거나 눈이 되는 얼음알갱이를 만드는 데 도움을 준다. 환경에 맞게 변이해서 플라스틱을 분해하는 미생물도 있다.

미생물은 자신이 서식하는 있는 동물에게 서식지와 음식을 제공받는 대가로 숙주를 돕는다. 흰개미는 내장에 서식하는 박테리아 덕분에 나무를 소화할 수 있으며 소는 4개의 위장에 살고 있는 박테리아의 도움으로 잔디의 영양분을 흡수한다.

 

우리 몸의 미생물은 적자생존의 생태계에서 스스로 살기 위해 변이하고 적응하기도 하지만 인간을 위해 일한다. 나에게 헌신하는 나만의 박테리아도 있다.

박테리아의 일부는 각질을 먹거나 피부에서 분비된 기름기를 촉촉하게 한다. 일부는 우리 몸에 침범한 유해한 박테리아를 곰팡이로부터 우리를 지켜준다, 또 다른 일부는 면역을 유지를 돕거나 소화를 돕거나 한다.

 

미생물은 행성을 생명이 살 수 있는 곳으로 만든다. 죽은 생명체를 분해하는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고, 대기 중의 불활성 질소를 살아있는 세포에 활용할 수 있도록 하여 모든 동물과 식물에 꼭 필요한 유리질소로 변환하거나 고정시켜준다. (33)

 

 

우리 몸의 박테리아는 언제부터 살게 되었을까.

어머니의 자궁 속에 있는 태아의 몸에는 단 한 개의 박테리아도 없다. 출산 과정을 거치면서 미생물이 우리 몸의 세포는 약 30조 개이고 우리 몸의 유용한 미생물은 약 100조 개다. 박테리아의 몸무게는 뇌의 무게와 비슷한 약 1.4kg이다.

 

 

면역은 우리 몸의 미생물이 제공하는 가장 중요한 기능이 아닐까. 침입자에 저항하는 미생물들이 고맙다. 모든 사람들이 각각의 고유한 박테리아를 가지고 있다니. 만약 상황에 대한 대처능력이 없거나 개체 수가 적은 긴급 미생물이 항생제와 만난다면 이 종은 영원히 사라진다니.

제왕절개수술의 남용, 항생제 남용 등은 고대미생물세계를 위협하고 인간의 건강을 위협하고 있다니, 모든 사실이 그저 놀라울 따름이다.

 

우리는 박테리아의 시대에 살고 있다(태초에도 있었고, 지금도 있으며, 앞으로도 있을 것이다. 세상이 끝날 때까지)...... -스티븐 제이 굴드 (8)

 

항생제가 미생물과 숙주에 미치는 영향, 생후 초기 항생제 노출이 가져온 놀라운 변화들, 쥐 실험을 통해 발달 초기에 장내 유익한 박테리아가 손실되면 비만으로 연결된다는 사실들이 모두 충격 그자체이다. 헬리코박터 파이로리가 위궤양을 일으키는 존재가 아니라 천식과 알레르기에 도움을 준다는 결과는 다소 의외다. TV광고에 익숙해져 있었던 걸까.

 

지금은 미생물을 농업자원으로, 에너지 자원으로 이용하는 시대다.

우리 몸의 미생물 자원 역시 자폐증이나 우울증, 현대 성인병 등을 고칠 수 있다니, 얼마나 유용한 자원인가. 안전한 집과 영양분을 제공하는 대가로 나의 몸을 지켜주는 세균이야기가 항생제 남용에 대한 경고장 같다. 인간과 한 몸을 이룬 세균 이야기가 공생의 사회학을 말하는 것 같다. 내 몸의 수많은 세균들에 감사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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